배에서 내린 선원을 14일 동안 격리시키는 정부의 항만 방역관리 강화방안에 선원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임직원 10여명은 3일 오후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부산항 방역관리 강화대책’ 관계기관 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대책인 ‘하선자 전원 14일 격리 조치’를 두고 박경철 부산해수청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선원노련 측 전국선박관리선원노조 박성용 위원장은 “해양수도 부산의 관문을 책임지는 관청이 이렇게 선원들의 마음을 모르고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를 그대로 전달만 하려 하느냐, 먼저 사과부터 하라”고 질책하고 “모든 하선자에 대한 14일 격리로 벌어질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박경철 청장은 “현장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그대로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립부산검역소 열린 ‘항만 검역(선원 관리) 강화 방안’ 회의에서 선원노련 측은 “이번 검역에 구멍이 발생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한국선원들에게만 전가되고 있다. 회의에 앞서 검역당국 책임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다”라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진정성이 느끼지지 않는다며 거세게 항의했고 회의는 파행했다.
선원노련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원들이 철저한 코로나19 예방으로 감염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번 러시아 선원의 감염 사태로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전체 선원에게로 확대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선원의 하선은 곧 승선근무를 마치고 휴가에 들어가는데 격리는 휴가가 아닌 근무의 연장”임을 강조하며 “격리기간에 따른 급여도 당연히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원노련은 다음 주 해양수산부 장관, 정세균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선원들에게만 가혹한 정부의 강화대책에 대해 부당함을 알릴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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