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해상운임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통상적인 비수기 진입에 더해 주요 화물인 케미컬(화학) 물류시장이 위축돼 하방압력이 커졌다. 중국발 운임은 단기간에 6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중국시장에선 한 달 새 운임이 두드러지게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상하이발 호주(멜버른)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88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운임이 600달러대로 집계된 건 지난해 6월(686달러) 이후 8개월 만이다. 6주 연속 하락하며 1월 같은 주(1151달러)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2월 2주 평균 운임은 717달러로, 지난달 평균인 1083달러보다 34% 떨어졌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도 11주 연속 내렸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월23일 부산발 호주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749달러로 집계됐다. 2월 평균 운임은 전월(2342달러)에 견줘 18% 하락한 1921달러였다. 7개월 만에 20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다. 부산-호주 간 운임은 2월 들어 하락 폭이 매주 확대되며 설 연휴 이후에는 전주 대비 두 자릿수(22%) 하락률을 기록했다.
선사들은 2월 한 달 동안 한국 설과 중국 춘절 연휴에 대응해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시행했다. 뚜렷한 물량이 없는 만큼 공급 조절로 운임 방어에 나섰다. 스케줄 조절을 위해 부산 기항을 건너뛰는 일정도 발생했다.
선사 관계자들은 운임이 이전보다 급락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출입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해상운임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더 빨리 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성수기인 지난 4분기 동안 견실한 운임을 유지한 것에 비해 1월 들어 시황이 급변했다고 우려했다. 호주항로를 기항하는 선사들은 기본운임인상(GRI)을 시도하며 연휴가 끝난 중국시장의 물동량 추이를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수요 둔화와 선복 확대 여파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케미컬과 종이 등 호주항로의 주요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프랑스 CMA CGM의 계열사 ANL은 호주항로에 투입하는 선박을 업사이징했다. ANL 코스코 OOCL이 속한 얼라이언스의 전체 선복이 확대되면서 물량 확보 부담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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