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31 14:10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지난해 12월중 산업생산
활동동향을 보면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 경제지표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째 나빠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99년 5월이후 처음으로 75% 이하로 떨어지고 설비투자는
전월에 이어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마저 어둡게 하고 있
다.
정부는 그러나 올 상반기중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예산 조기배정 등 제한적 경
기조절정책 추진을 통해 소비.투자심리를 안정시킬 경우 하반기부터 우리경제가 적
정성장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락하는 각종 지표 = 소비와 투자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과 수출증가율 둔화
가 재고율 상승과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두자릿수 행진을 계속했던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전년동월
대비 6.2%로 뚝 떨어진데 이어 12월에는 다시 4.7%로 떨어졌다.
재고율은 81.4%에서 84.6%로 급격히 높아졌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99
년 5월이후 처음으로 75% 아래로 떨어졌다.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 증가율은 3.2%에서 2.2%로 떨어졌다. 외환위기때도 3-4%
의 증가율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소비가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알 수 있다. 그 예로
가죽.의복의 출하량이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77% 감소했고, 자동차 판매량도 17.9%
나 감소했다.
특히, 향후 경기를 가늠해 볼수 있는 설비투자는 전월 1.5% 감소한 데 이어 12
월에는 2.1%가 줄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월에 비해 57.8%가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9월 18.6%, 10월 20.5% 증가한 것에 비하면 낙폭
이 너무 커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게 통계청의 지적이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9로 전월보다 0.9포
인트가 줄어 4개월째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
비도 -1.5%로 전월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져 지난 99년 11월 이후 14개월째 하락세
를 보이고 있는 등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언제까지 하락할까 = 통계청은 실물경제지표를 볼 때 경기 하강속도가 의외로
빠르다고 분석하고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
다.
재정경제부는 그러나 "지표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나 국민들이 피부
로 느끼는 체감경기와 지표경기 사이의 격차는 오히려 지난해 초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적정성장궤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그 근거로 지난 98년 1차 구조조정의 경험을 들고 있다. 부실기업 퇴
출과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진 뒤 6개월이 지나면서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선 점으로
미뤄 상반기중 경기가 저점을 찍고 하반기 들어 반등이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기업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의 작동으로 경제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투자.소비심리
가 회복될 수 있으며 여기에 정부가 세출예산의 60-70%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하는 등
경기조절 정책이 결합될 경우 이런 낙관적 전망이 가능하다는 것.
이와함께 미 FRB의 금리인하로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가 동절기 이후 유가안정과 수출증가세가 유지되는 등 대외여건도 개선되고 있어 경
기지표만 보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허찬국 연구위원은 "지난해 4.4분기의 급속한
경기하락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것으로 지표는 이를 사후 확인해준 것"이라며 "올 1.
4분기에도 크게 나아질 요인이 없는 만큼 하락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
했다.
그는 "이런 하락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여부는 수출에 달려 있다"면서 "수
출증가세의 지속이 경기하락에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연구위원은 또 "최근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는 자금시장이 살아나 돈흐름이 좋
아지고 이것이 기업투자와 가계소비로 연결돼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
순환이 이뤄질 경우 하반기부터 경기의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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