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의 내년 선박 수주량이 1000만CGT(수정환산톤수)를 돌파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쏠 거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대형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량 3150만CGT의 3분의 1인 1050만CGT 규모의 물량을 쓸어담으며 국내 조선시장 상황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 내년 시행되는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대응한 발주 증가도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선박 수주량이 1년 만에 1000만CGT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내년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105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주량은 전년 1310만CGT 대비 35% 급감한 850만CGT가 예상되지만 내년엔 1000만CGT대로 올라선다는 관측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일감을 늘리며 수주액 역시 전년 대비 26% 증가한 2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LNG선은 내년 상반기 조선사들의 수주고를 든든히 채워줄 ‘효자선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잠비크·카타르·러시아 야말 등의 굵직한 프로젝트가 내년에 가시화되면 100척 이상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시장에서 건조 경쟁력을 입증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도 LNG선을 싹쓸이하겠다는 각오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엔 LNG선을 제외한 탱크선 등 주력 선종의 수주가 예상된다. 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2019년 보류된 대규모 프로젝트의 선박들이 발주되며 LNG선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수주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이 아시아지역선사로부터 따낸 9억달러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단 1기에 그친다. 내년엔 중소 규모의 FPSO와 FRSU(해상부유식액화설비) 등 약 25억달러 내외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양 연구원은 점쳤다.
2020년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주들의 관망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는 점도 조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상반기 동안 규제 효과를 확인하고 투자 결정에 나서는 선주들이 올 하반기 이후 점차 증가하면서 발주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쪼그라들었던 전 세계 발주량은 내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발주량이 올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2500만CGT, 내년엔 24% 증가한 315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누계 수주량 주력선종 부진으로 반토막 급감
밝아보이는 내년 전망과 달리 올해 조선사들의 수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의 3분기 누적 수주량은 전년 대비 49.1% 감소한 527만CGT로 곤두박질 쳤다.
선종별로는 액화석유가스(LPG)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수주가 크게 감소했다. 3분기까지 LPG선 수주는 전년 대비 68.2% 증가한 42만CGT를 기록한 반면 컨테이너선 유조선은 전년 대비 93.6% 28.5% 급감하며 대조를 보였다. LNG선은 3분기까지 28척을 수주하며 예년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일감 잔고 감소도 조선사들의 고민거리를 키우고 있다. 10월 초 기준 국내 조선시장 수주잔량은 연초 대비 10.4% 감소한 2062만CGT로 집계됐다.
한중일 수주 경쟁에서는 우리나라가 웃었다. 10월 초 국가별 수주 점유율은 중국이 상반기 대비 하락한 반면 한국은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은 자국 리스사 대량발주 물량 등으로 점유율이 42%에 이르렀으나 3분기 38.8%로 하락했다.
우리나라는 LNG선 탱크선 위주로 수주를 해나가며 상반기 31%에서 3분기 34.3%로 개선된 점유율을 나타냈다. 일본은 3분기 누적 점유율 12.7%를 기록했다. 이 밖에 3분기 누적 건조량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762만CGT로 집계됐다. 연초 2019년 820만~850만CGT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당초보다 많은 900만CGT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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