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0 15:10

APM터미널, 마스블락테Ⅰ 계약만료 앞두고 철수설 ‘솔솔’

매각 후 마스블락테Ⅱ로 사업통합…기존시설 현대화 의견도 상존



덴마크 선사 머스크가 유럽 최대 항만인 로테르담항 마스블락테I의 자사 터미널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머스크의 터미널부문 자회사인 APM터미널이 부두를 매각하고 인근 마스블락테II의 자사 부두로 이전해 통합·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알파라이너의 소식을 인용하며 “머스크그룹이 터미널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인근 마스블락테II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항만으로 꼽히는 로테르담항은 마스블락테I에 이어 지난 2012년 신식 항만인 마스블락테II를 개장했다. APM터미널은 마스블락테I·II에 각각 터미널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장비 매각설에 의구심 증폭, ECT 인수후보로 부상

알파라이너는 머스크그룹이 마스블락테I에서 사용 중인 하역장비 스트래들캐리어를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인용하며 터미널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블락테II는 터미널 야드장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완전자동화터미널로, 사람이 다루는 스트래들캐리어(SC) 대신 무인트럭(AGV)이 움직인다. 마스블락테I에서 운영을 이어간다면 기존 하역장비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비 매각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알파라이너는 터미널 운영권이 2025년에 만료되는 점을 들어 머스크가 2025년 전까지 마스블락테II로 통합·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운조사기관 드류리의 분석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미 로테르담 물동량의 상당량을 마스블락테II로 이전했다. 이에 힘입어 마스블락테II의 지난해 터미널 장치율은 92%를 기록했지만 마스블락테I은 58%에 불과했다. 마스블락테I·II의 연간 처리능력은 각각 300만TEU 230만TEU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 관계자는 “매각은 하나의 옵션이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마스블락테I을 현대화하기 위해 리스(lease)를 갱신하고 있다”고 말해 현대화에 대한 생각이 여전함을 암시했다.

머스크가 마스블락테I에서 떠날 경우 누가 공백을 메울지도 큰 관심사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홍콩계 글로벌터미널운영사 허치슨포트홀딩스그룹이 운영 중인 유럽컨테이너터미널(ECT)이다. 현재 마스블락테I에는 APM터미널과 ECT가 운영 중인 델타와 유로맥스가 자리하고 있다. APM터미널이 떠나면 ECT가 ‘원터미널’을 구축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제 3의 운영사가 APM터미널 부지를 인수할 수도 있지만 ECT라는 공룡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알파라이너는 “(어떤 운영사가) 인수를 한다면 ECT의 고객을 기반으로 상당히 성장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에 뛰어들 업체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심쩍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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