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09:27

하반기 유통업계, “저성장의 시대 ‘소비자 중심’ 서비스에 주목해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의 소용돌이, 국내외 정치적 환경변화, 다양한 삶의 형태의 등장으로 인해 유통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변화하면 물류업계 역시 동반 변화할 수 밖에 없다. 유통과 물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통 전문가들이 보는 하반기 유통업계 시장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본지는 각 단체를 대표는 유통 전문가들을 만나 하반기 유통업계와 물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한국유통포럼(KRF)의 조철휘 회장은 유통업계가 ‘나홀로’ 문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유통포럼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23년의 역사를 가진 모임으로 유통 물류 마케팅 글로벌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교수와 기업인 등 1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포럼은 매년 6회의 전문가 세미나와 야외행사 등을 통해 비즈니스를 펼치고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조철휘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모임의 7~9대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모임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유통 및 물류와 관련된 발표를 하고 참석한 멤버들은 다양한 토론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성원 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소비자는 구매의 편리성, 안전성, 다양성을 기본으로, 각자가 합리적인 가치를 중시한다. 이들은 가성비와 가심비 등을 고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와 구매 행태에 대응하는 시대의 흐름에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나 커다란 변화와 혁신보다는 저가와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를 중시한 결과 오히려 매출이 줄고 있다. 대형마트의 리더인 이마트는 최근 들어 점점 매출이 줄어들더니 올해 2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오프라인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전자상거래 기업도 저가 경쟁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어, 지금 우리나라의 유통업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대-중견-중소기업 간에 출혈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업계도 이와 맞물려 화주기업과의 거래 간 가격하락만 중요시해 물류의 품질과 가치를 높여 혁신과 변화를 무기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리원’의 시대를 주목하라

향후 유통업계 키워드와 관련 조 회장은 “이미 2013년부터 저성장 시대에 돌입해 구매력의 지속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고 개인지향 추구로 혼밥, 혼술, 혼놀의 유행과 흐름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유통 매장에서는 포장의 종류도 경박단소로 변화하고 있고 필요한 상품을 적량, 적재, 적소로 배치하고 있으며 상품의 종류는 소량다품종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편 상품의 종류와 경쟁자가 넘쳐나는 이 현실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경쟁자와 상품도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지고 있다. 때문에 인기상품의 판로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1~2년 동안 20~30%나 인상된 인건비는 유통업계와 물류업계에서도 고정비 압박으로 이어져 기업은 효율성과 최적화로 혁신적인 생산성을 갖추지 않게 되면 경영 성과가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규모의 경제 확대가 유통과 물류 분야에서도 중요한데 소비량과 물동량의 흐름이 정체 상태가 되고 가격 경쟁은 기본인 이 상황에선 가치와 서비스면에서 경쟁자와 차별적인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 개인의 개성화, 차별화, 다양화를 중시하고 상호간에 융합형을 추구하는 온리원(Only-One)의 가치 지향 시대에 유통과 물류 분야도 이에 대응해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향후 유통업계 개선점에 대해 조 회장은 “국내 유통업계는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규모의 경제의 시대는 이미 끝난 상황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미 매출액이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편의점도 이미 4만2000점포 이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한편 전자상거래 시장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언젠가는 130~150조원 시장으로 내달릴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향후 오프라인 매장이 얼마나 줄어들 지 상상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유통매장의 변화와 혁신은 상품의 구성과 차별화된 매장 혁신도 중요하겠지만 구성인원의 효율성과 최적화도 더불어 중요해진다. 종래의 상거래 관행으로 거래처 간에 매장 지원과 이에 따른 노무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 지원은 시대가 흐르면 점차 사라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진국의 유통 업계가 지나온 것을 전철을 밟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유통업계의 점포 변혁과 개선을 통해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식품배송 표준화 정립돼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사)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는 기존의 (사)농식품저온물류연구회를 계승해 출범한 협회로 적정온도 유지를 기반으로 한 안전하고 신속 정확한 물류를 통해 식품의 품질유지, 나아가 인류의 식생활 안전과 보건, 친환경 재원보존을 위해 설립됐다. 협회의 주사업으로는 ▲베스트 콜드체인 어워드 개최 ▲콜드체인 단체표준 제정(운송, 보관, 프로토콜 분야) ▲해외콜드체인단체와의 교류 및 협력 ▲콜드체인 산업 관련 對정부 정책·제도 개선 건의 ▲콜드체인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연 공동사업 ▲콜드체인 전시관 개최 ▲콜드체인 종합지침서 발간 ▲콜드체인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해외연수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이 있다. 협회는 식품의 맛과 품질의 유지, 안전한 먹거리 제공, 식량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콜드체인 관리를 일상적인 물류로 정착시키고자 한다.

(사)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 정명수 회장은 유통업계의 향후 키워드에 대해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 더 빠르고 신선한 식품배송과 콜드체인의 표준화이다. 고객요구의 시간적 단축은 더욱 빨라져 당일내배송은 즉시배송(예:3시간 내)으로 바뀌고 있고 신선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구체적으로 대응한 각종 서비스의 개발이 다양화되고 있다. 또 고객이 요구하는 식품의 신선도 유지는 보관부분에서의 저온유지는 대체로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운송부분에서는 냉장차량의 온도유지 방안이 표준화가 돼 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런 부분은 대기업은 잘 이뤄지고 있으나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운송부분의 냉장차량의 관리가 잘돼 있지 않아 식품의 콜드체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안전한 식품유통을 위해서는 콜드체인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정 회장은 “콜드체인 관리 관점에서 유통상의 개선사항은 ICT(정보통신기술)를 운영시에 배송관리의 단위를 날짜와 오전오후에서 시간단위로 더 세분화하고, 고객에게 식품의 시간별 온도의 모니터링 제공과 사후 품질보장의 즉각적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또 식품의 품목에 따른 적정온도 범위가 다르고 취급 방식도 학습돼야 하기 때문에 유통 및 물류업체에서 콜드체인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또 아울러 운송상에서의 개선사항으로는 냉장운송차량(탑차)은 탑차 내 제품이동 시 냉장컴프레셔를 계속 틀거나 소매점의 배송에서는 탑차의 개폐 횟수가 빈번해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통일된 규칙이 필요한데 탑차제조사가 다양해 절연상태와 개폐방식이 일정하지 않아 탑차의 제조 사양의 기준이 표준화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선될 점은 식품안전법상의 신선식품 관련 법규는 식품 별 적정유지온도를 명기해 식품유통상 이를 위반 시 벌칙을 강화,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힘써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수록 ‘온라인 쇼핑’이 대세

국내 농식품유통 및 물류를 담당하는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1999년 설립된 이후 식품유통 및 마케팅, 농산물 수급문제, 빅데이터, 식품 수출 등에 대한 연구, 컨설팅 사업과 교육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유통물류업계의 키워드에 대해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김동환 원장은 “향후 유통물류업계의 키워드는 저성장(불황), 온라인화, 인공지능 등이 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분쟁 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지속적으로 저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및 로봇 등의 활용이 급증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물류업체는 ▲경제의 저성장에 따른 물동량 감소 대응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노동력 절감 및 기계화 ▲인공지능, 로봇 등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 등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유통업계의 개선 방안에 대해 김 원장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쇼핑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고 인력절감을 위한 기계화,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 보면 상품에 대한 차별성이 미흡한데 PB확대 등을 통해 상품 차별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새로운 업태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국유통학회는 학술 및 정책연구를 기본으로 산학협력을 통해 유통 분야의 산·학·연·정을 아우르는 유통분야 대표학회로서 위상과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 3월 이 곳의 회장으로 취임한 김익성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유통업계도 피해갈 수 없기에 인공지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유통업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커머스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O2O 융합채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결은 이제 시대적 흐름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졌고, 온라인 시장이 대세가 돼가고 있는 최근 O2O 융합채널은 향후 유통업계 키워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일본불매운동이 애국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렇듯 유통 전문가들은 향후 유통업계 키워드로 저성장·온라인·인공지능 등을 꼽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이 시대에 물류업계는 전문가들이 꼽은 유통키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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