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8 10:20

일본 ONE ‘출범후 첫 흑자’ 1분기 순익 60억

서비스안정화·비용절감 등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져
日 3대 해운사 외형 대신 내실 키워


일본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의 정기선 부문 통합법인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지난해 4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출범 초기에 나타났던 인력 부족과 기술적 문제 등이 점차적으로 해소된 데다 영업력 강화에 따른 컨테이너 수송량 증가와 고객신뢰 회복, 비용절감 등이 수익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ONE은 출범 이후 컨테이너사업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된 게 순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원양과 근해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융복합)형 선사를 지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 선사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비용절감을 실시해 실적개선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NYK MOL 케이라인 등 일본을 대표하는 3대 선사들은 정기선사업 개선과 통합비용이 해소된 덕에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외형은 후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ONE 1분기 매출액·순이익 ‘동반호조’

ONE은 영업보고를 통해 2019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500만달러(약 6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1억2000만달러에서 대폭 개선돼 2018년 4월 출범 이후 5분기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39.2% 증가한 28억7500만달러(약 3조4500억원)를 기록하며 외형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서비스 안정화로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며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일궜다. 

순이익 개선 요인으로는 운임 상승 2000만달러, 운영비 절감 8000만달러, 적재량 증가 2억2000만달러 등이 꼽혔다. 운임은 북미와 남미, 아시아에서 개선된 반면, 유럽에서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에 따른 터미널·내륙운송 등의 비용 감소와 신 회계기준인 IFRS 16 도입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양항로 화물적재율(소석률)도 1년 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수출항로는 전년 대비 13%포인트(p) 상승한 86%, 유럽수출항로는 14%포인트 올라간 87%로 개선됐다. 1분기 아시아에서 북미로 수출된 컨테이너는 전년 53만TEU 대비 26.2% 증가한 66만9000TEU로 집계됐다.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전년 31만2000TEU와 비교해 47.4% 늘어난 46만TEU를 기록했다.

연간 2019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예상실적은 매출액이 앞서 발표한 127억2300만달러 대비 2.5% 감소한 123억9500만달러(약 15조7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은 당초 예상보다 500만달러 증가한 90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항로 운임하락으로 상반기(4~9월) 매출은 64억1700만달러에서 60억8900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하향되고, 비용절감 등의 대처를 계속해 이익은 1억2300만달러에서 1억2800만달러(약 1600억원)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3사 정기선사업 안정화로 영업益 대폭 개선

NYK MOL 케이라인 등 일본을 대표하는 3대 선사의 영업이익은 일제히 개선된 반면, 매출액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들의 정기선사업은 안정화로 접어든 ONE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웃었던 반면, 벌크선은 브라질 댐 붕괴 사고로 어려움을 겪으며 대조를 보였다.

NYK의 1분기 영업이익은 54억7000만엔(약 620억원)으로 전년 -81억엔에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91억4100만엔(약 10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다. 매출액은 정기선과 항공사업이 두 자릿수 감소한 탓에 전년 대비 12.6% 뒷걸음질 친 4064억엔(약 4조6400억원)에 그쳤다. 

선사 측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늘어난 데다 운임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게 정기선부문 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업통합 시너지효과가 누적돼 포트폴리오 최적화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미지역 터미널자회사의 지분매각으로 취급량 감소는 매출액 후퇴로 이어졌다. 부문별로 정기선 매출은 35.2% 감소한 519억엔으로 집계됐다.

벌크선사업 매출은 5.5% 후퇴한 1951억엔을 기록했다. 올해 1~3월 브라질 댐 붕괴 사고와 서호주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피해 등이 철광석 공급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매출액 하락으로 직결됐다. 

항공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8.3% 감소한 177억엔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을 배경으로 아시아발 미주행 항공화물 수요가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MOL은 전년 대비 85.7% 폭증한 68억5400만엔(약 780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순이익 123억엔(약 1400억원)을 기록, 전년 -17억엔에서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7% 후퇴한 2831억4700만엔(약 3조2300억원)로 나타났다. 선사 측은 벌크선부문 실적이 소폭 후퇴됐음에도 에너지운송사업은 이익 증가를 보였고, 제품운송은 컨테이너사업의 턴어라운드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고 전했다. 

제품수송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9% 감소한 1195억엔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부문 매출이 829억엔에서 586억엔으로 쪼그라든 게 악영향을 미쳤다. MOL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이 17억엔 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자동차선도 전년 동기의 노린재 검역비용이 없어진 것과 배선 합리화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벌크선 사업은 시황 부진으로 매출액이 1.2% 증가한 672억엔을 냈다.

케이라인의 1분기 영업이익은 40억5200만엔(약 4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193억엔에서 77억7900만엔(약 89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반면 매출액은 13.6% 감소한 1833억1200만엔(약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벌크선과 제품수송사업에서 각각 14.2% 17.1% 감소한 555억엔 987억엔의 매출을 내며 외형 확대에 실패했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댐 붕괴 사고가 벌크선 매출 증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동차선은 운임회복과 선대 규모 최적화로 흑자전환했으며, 연간 55억엔의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3사 벌크선·LNG선사업 호조 전망

선사들은 부정기전용선과 LNG(액화천연가스)선 취항 등을 배경으로 올해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항로개편으로 자동차선사업에서도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NYK는 내년 3월 끝나는 2019 회계연도 연간 실적목표를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380억엔(약 4300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쌓는 데다 자동차선부문 수지개선으로 이전 예상에서 35억엔 상향 조정됐다. 1분기에는 LNG선 3척이 준공됐으며, 사업에 참여하는 미국 카메론 LNG프로젝트도 생산을 시작했다. 에너지 수송부문의 수익기반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실적개선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NYK 관계자는 “자동차선사업이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간 수송대수는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322만대였지만 선대 재배치를 통해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은 직전에 예상한 것보다 300억엔 많은 1억7300만엔(약 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MOL은 예상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260억엔(약 3000억원) 400억엔(약 4600억원)으로 각각 잡았다. 직전 분기와 동일한 전망이다. 매출액은 소폭 감소한 1억1730만엔(약 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벌크선의 연간 예상 이익은 전분기 대비 50% 감소한 110억엔으로 집계됐다. 

제품운송(컨테이너선 제외)은 2.4배인 50억엔을 전망했다. 자동차선은 오세아니아항로의 검역 문제와 관련한 추가비용이 해소되면서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수송사업은 8% 감소한 195억엔이 전망된다.

케이라인도 MOL과 마찬가지로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이전 분기 예상과 동일한 60억엔(약 690억원) 1110억엔(약 1조2700억원)을 각각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액은 1.3% 감소한 7500억엔(약 8조5700억원)으로 관측했다. 

벌크부문 연간 예상 이익은 2% 증가한 45억엔으로 전망했다. 중동행 보크사이트의 장기운송계약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준공한 LNG선 3척이 뱃길에 투입되는 한편, 지난해 4월 이후에 준공한 전력석탄선 8척도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일본 선사의 지난 1년을 우리나라 연근해선사들이 통합 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KMI는 보고서에서 “일본 컨테이너 선사의 경우 종합해운회사로서 다각화가 경영안정화에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다각화에는 역량의 확보가 전제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계약 운임률 개선과 단위당 변동비 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저시황기에 적절한 서비스 빈도 조정은 소석률을 높여 실적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컨테이너 선사 간 통합 초기에는 IT시스템 통합, 조직문화 등의 측면에서 많은 충격이 가해지고 이러한 충격이 대규모 손실로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해 우리나라 통합선사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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