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간 복합운송은 다양한 나라의 이해관계자들과 업무를 조율하다보니 출근부터 퇴근까지 1분1초도 허투루 쓸 수 없어요. 각 국가별로 업무시간과 공휴일을 파악하는 게 필수죠.”
열정과 패기가 넘쳤다. 일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자진해서 업무를 처리한다는 그를 보며 비범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태웅로직스 CIS&중동운영팀에서 근무 중인 강혜린 대리는 대학생 시절부터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공부한 이른바 ‘CIS 통’(通)이다.
우즈벡 석유화학공장 프로젝트 운송을 전담하는 그는 공장과 유럽지역 거점창고를 잇는 내륙운송, 거점창고 내 환적·재고관리·통관업무, 최종 판매지까지의 해상·내륙운송 서비스 등 3단계 복합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간별 운송장비를 공급하고 선적일정을 사전에 조율하는 신속한 대화주 피드백 서비스는 그의 최대 경쟁력이다.
1996년에 설립된 태웅로직스는 해상 항공 프로젝트 육상운송 등 종합물류를 제공하는 국내 상위권 국제물류주선업체다. 2005년 칠레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중남미 중국 일본 동남아 CIS 등에 9개의 법인을 설립하며 타 물류기업과 차별화된 대화주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입사 후 우즈벡 법인에서 2년간 파견근무를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들여온 공장 건설자재를 수입통관을 거쳐 건설현장까지 운송하는 게 당시 그의 업무. 하지만 우즈벡의 복잡한 통관절차와 서류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화물을 수입할 때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제때 통관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건설현장에서는 공기(工期)가 단 하루만 지연돼도 모든 게 비용이라고 압박했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운송현황을 알려드린 것 같아요. 귀국 후 현장을 다시 방문한 적 있는데 허허벌판 사막이던 곳이 으리으리한 석유화학공장으로 변했더라고요. 감회가 너무 새로웠습니다.”
최근 그가 가장 신경쓰는 업무는 포장(패킹)이다. 운송 도중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화물손실과 유럽화주들의 까다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즈벡 공장에서 출하된 제품을 왜건(철도화차)에 적재해 유럽까지 철도로 운송하면 화물손실이 자주 발생해요. 특히 유럽은 패킹에 민감하다보니 초기에 클레임이 많았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즈벡공장과 비슷한 환경의 한국공장에 방문해 제품 패킹과정과 재질, 취급 유의사항 등을 조사했어요. 이후 유럽 현지창고로 날아가 파트너들과 패킹재료 선정부터 컨테이너 적재, 래싱(고박) 방법 등을 논의하고 개선했죠. 시행착오 끝에 유럽화주들이 만족하는 최상의 조건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부족에 시달리는 그도 놀 땐 놀고 쉴 땐 쉬는 ‘워라밸주의자’다.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내 테니스모임인 ‘태웅윔블던’에서 뛰고 있다고.
“저희 팀이 주로 해외업무를 하다 보니 타부서와 교류할 기회가 잘 없었는데 테니스로 사이가 돈독해졌어요. 어제 백핸드를 배웠는데 아직 갈 길이 멉니다.(웃음)”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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