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설) 연휴 이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항로는 4월 운임과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줄줄이 인도되고 있는 탓에 선복량이 늘어나며 평균 소석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들은 1~2월 95~100%에 달했던 소석률이 3월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되며 80%대로 내려앉았다고 하소연했다. 선사 관계자는 “소석률이 80%를 밑돌고 있는 선사가 있을 정도로 3월 들어 대형선 인도 여파가 상당하다”며 “화물을 유치해도 선복이 남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선사는 저가 운임을 내세워 화물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궤를 같이해 운임 하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4월12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640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754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떨어졌다. 연초 996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전월 대비 61달러 하락한 715달러로 집계됐다.
선사들은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통해 운임 약세시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2M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은 4월 말에서 5월 말까지 임시휴항을 실시한다. CMA CGM은 5월1일 아시아-북유럽 노선에서 TEU당 1050달러로 인상된 운임을 공표했고, 머스크라인은 품목무차별운임(FAK)을 TEU당 1050~1150달러로 설정했다. 선사 관계자는 “유럽항로에서는 중국 춘절 이후 취항선사들의 임시휴항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의 물동량을 기록한 유럽항로는 새해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중국 춘절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시아 15개국발 유럽 54개국행(수출항로) 물동량은 10% 증가한 161만7000TEU로 집계됐다. 6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거둔 데다, 월간실적으로는 처음으로 160만TEU를 돌파했다.
물동량 1위 국가인 중국이 두 자릿수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인 게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물동량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발 화물은 12% 증가한 122만9000TEU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7% 증가한 9만TEU로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일궜다. 1월 유럽발 아시아향 물동량은 5% 증가한 60만TEU를 기록, 3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아시아-유럽 노선에서 일본 요코하마를 기항지에 추가한다. 현대상선은 2M으로부터 선복을 빌려 진행하던 EU5 서비스에서 요코하마를 추가 기항한다. EU5의 로테이션은 요코하마(일)-닝보(수·금)-상하이(토·일)-샤먼(화·수)-탄중펠레파스(일·화)-수에즈운하(일·월)-펠릭스토(화·금)-로테르담(토·일)-브레머하펜(화·수) 순이다. 요코하마에서 펠릭스토까지 37일, 로테르담 41일, 브레머하펜 44일이 걸린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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