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3 08:46

항만 주변 미세먼지 ‘심각’ 그 해결책은?



2019년 3월 대한민국 전역에 역대 최장기간 미세먼지 주의보 알람이 켜졌다. 수업 중에도 이동 중에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도미노처럼 미세먼지 경고 알람이 쉴 틈 없이 울렸다.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환경단체의 연구결과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수많은 원인 중 항만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개가 내뿜는 미세먼지의 양이 일반 디젤 승용 차량 50만대와 같고 초대형 크루즈 선박의 경우 디젤 승용 차량 350만대와 같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 등록된 승용차는 1868만대, 화물차는 359만대 다 더해봐야 2227만대이니 초대형 크루즈 선박 몇 대가 내뿜는 미세먼지의 양보다 못하다.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항만에서의 미세먼지 감축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지난 2016년 ‘네이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산항은 중국의 7개 항만, 두바이, 싱가포르와 함께 10대 초미세먼지 오염 항만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부산과 인천항은 도심 주변 항만이어서 미세먼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항만에서 미세먼지가 나오는 주된 원인으로는 선박에서 사용하는 벙커C유가 자주 등장한다. 선박은 가격이 저렴하여 주로 벙커C유를 사용하는데 항행 특성에 따라 경유나 벙커A, 벙커B유를 혼합해서 사용한다. 선박 연료유 황 함유 기준은 해양환경관리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라 경유 1.0%(이하 무게 기준), 벙커A유 2.0%, 벙커B유 3.0%, 벙커C유 3.5% 이하다. 이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황 함유량이 3.5%나 되기 때문이다. IMO(International Marine Organization)의 환경규제로 인하여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감축하기로 했지만, 황 함유량 감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비교적 친환경 선박이라고 알려진 LNG선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최근 많이 보인다.

항만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먼저, 해양수산부는 항만 미세먼지를 오는 2022년까지 2017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친환경 항만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은 항만 대기질관리구역을 운항하는 선박을 새로 건조할 때 LNG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을 택해야 한다.

하역 장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만사업자에게 항만에서 사용되는 야드 트랙터(Yard Tractor) 등을 대기오염 저감기술이 적용됐거나, LNG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비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선박이 부두에 정박하면 선박 내 냉동시설과 전기 등을 이유로 시동을 끄지 않는데, 길게는 며칠 동안 엔진 내연기관을 이용한다. 이것은 대기오염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육상에서 전기를 끌어와 사용하는 육상전원공급장치(AMP) 설치 사업이 한창 진행 중으로 인천항에는 연안부두와 북항, 남항, 신항 관공선 부두 등 총 68곳에 저압 AMP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부산항에는 4개 선석에만 설치돼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부산항만공사는 부산신항 3·4부두를 AMP 시범구역으로 정하고 올해 120억 원을 투입한다. 2019년 4월 공사를 시작해 시범 운영한 뒤 전 부두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부산항은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항만에서 사용되는 야드 트랙터 704대 가운데 461대를 개조하거나 교체해 LNG를 사용하는 친환경 장비로 교체한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혈안이다. 부산시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중 51.4%가 부산항을 통해 나온다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부산광역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긴급 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해양경찰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해상 선박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선다. 해양경찰청은 국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연료에 들어있는 황 함유량을 검사해 황 함유량 허용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연료공급자와 사용자를 모두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일상생활에 큰 불편과 건강에 직격탄을 주는 만큼 빨리 개선돼 환경부에서 미세먼지로 도미노 알람을 받는 날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 성지현 대학생기자 asda17@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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