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5 17:51
해양부·관련협회 특단의 대책마련...자생력 강화 -도표참조
북미항로 등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사들은 운임상승으로 올해 상당한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보이고 탱커선사들도 유조선 운임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황을 맞고 있다.
건화물운임지수는 지난 10월부터 급격히 하강국면을 보이고 있어 다소 불안하기는 하
지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반면 한국/ 중국, 한국/일본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과
잉선복의 악재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어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는 표현을 쓰
고 있다. 원양항로와 근해항로 취항선사간의 시황 양극화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
으며 특히 최근 국내경기의 침체와 고유가, 대내외적 항로 개방의 가속화로 한일(韓日
), 한중(韓中)항로는 안정화 기조가 깨지고 시름 시름 앓고 있다.
지난 1984년 해운산업합리화로 업체들이 통폐합되고 정부의 과보호상태에서 국적외항
선사들이 독점적인 운항체제를 유지하면서 톡톡히 수익성 높은 장사를 구가하던 한일
항로 취항 국적외항선사들은 물동량이 선복 급증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울러 한일항
로의 개방, 국적외항선사들의 등록제 전환으로 정기, 부정기 할 것 없이 치열한 운임
경쟁시대에서 생존을 몸부림이 예상외로 심각한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다.
제도권하에서도 부정기 선사 운임덤핑 여전
물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경영전략과 활발한 해외마케팅을 통해 장기계약
화물의 유치와 안정된 운임정책으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
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 선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한정된 화물을 유치키 위해 필사적인 운임경쟁으로 해상운임이 채산성을 훨
씬 못미치는 바닥세로 자금난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더군다나 유가마저 껑충뛰어 운항
비 부담가중으로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정기선사의 경우 유가할
증료도 없는데다 모 해운의 경우 작년에 4백억원 매출에 50억원이 벙커C유 비용으로
나가 올해는 수익자금이 유류비로 나가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급부상하고 있는 한중항로도 골칫거리인 과잉선복에다 수출입 불균형 심화, 고유가,
중국측의 통관규제 강화 등 악재들이 겹쳐 취항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
기에다 컨테이너 운항선사와 카훼리선사들간의 밥그룻 싸움이 심상치 않아 한중항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북미, 구주항로들은 작년이후 수차례 운임을 인상하면서 그간 채산성 밑을 맴돌던 운
임수준을 크게 끌어올렸고 내년 운임인상 계획도 발표하고 있으나 한중항로나 한일항
로 선사들은 바닥권인 운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사들간의 출혈경쟁
으로 운임은 더욱 바다권을 헤매고 있어 업체들이나 관련협회, 관계당국이 머리를 맞
대고 항로안정화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한일항로의 경우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상품인 석유화학제품, 섬유, 농수
산식품 등에 대해 과도한 고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대일 수출을
아예 포기하는 사태까지 빚고 있으며 한중항로의 경우도 카훼리항로 취항선사들의 주
고객인 보따리상들의 통관 한도량을 25kg으로 줄이는 등 통관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시
황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토록 심각하게 전개되다 보니 이해관계가 얽힌 선사들이나 관련협회에선 보
도자료까지 내가며 설전(舌戰))을 벌이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마저 들게
하고 있다.
한중, 한일항로의 생존게임이 이토록 치열하게 노정될지는 사실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자기 주장이 굽힐 줄 모르고 더욱 강경해지고 있어 선사들간의 협조체제
구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상호간의 불신의 골은 깊어만 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까지 풀「컨」선 평택항으로 유도
특히 한중항로의 경우 인천 기항건을 놓고 컨테이너 운항선사와 카훼리선사간의 힘겨
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향후 정책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한중간에 컨
테이너화물선을 띄운 선사들은 사실 레이진 등 석유화학제품이 수출품의 큰 비중을 차
지하고 부산항에서 중국 환적화물을 상당량 소화해 일부 선사들은 그다지 인천항 기항
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의 얘기지만 이제는 그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하주들이 인천항에서의 대 중국 서비스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천/
중국 컨테이너항로의 개설을 집요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최근 장금상선
이 인천항과 가까운 평택항에서 중국지역을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를 개설함에 따라
한중간 카훼리운항선사들은 이것이 인천항 기항의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 강
력히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중간 카훼리운항선사 모임인 한중화객선사협의회는 급기야 보도자료를 만들어 최근
의 한중화객항로의 현황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한중 양국 수교전인 지난 90년부터 한중간의 인적, 물적교류에 효자노릇
을 해왔고 IMF체제시에는 한국 실업자들에게 제 2의 직장을 제공해 온 한중화객(카훼
리)항로가 최근 급격한 여객감소와 치열한 집화경쟁으로 항로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는 것이다. 한중화객항로의 주 이용승객인 보따리 상인들이 세관의 엄격한 개인휴대품
규제로 인해 활동을 거의 포기한 상태이기에 이를 복구하기 위해 결국 컨테이너화물
영업에서라도 적자를 면해야 할 형편이지만 풀컨테이너선과의 집화경쟁이 치열해져 이
또한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세관은 금년 9월 20일부터 면세통관 개인휴대품 한도를 사실상 25kg으로 제한했으
며 시행과정에서 휴대품 대상을 의류나 전자제품같이 상품성이 있는 물품들을 제외한
일상생활용품으로 하되 그것도 중고 물건들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인천/위해항로의
경우 최근 몇개월동안 항차당 평균 수송인원이 종전의 1/3수준에도 못미치는 50~100명
선에 머무는 등 한중간 카훼리운항선사들이 항로운영상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다고 전
했다.
또 IMF체제부터 한중간 컨테이너운임이 미화 2백달러이하선까지 하락하고 과잉선복현
상이 만연되는 가운데 지난 6월에는 한중 각 8척씩의 추가선박 투입마저 한중 정부간
에 합의됨으로써 한중항로의 운항질서붕괴 및 추가적 운임덤핑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고 강조했다.
보도자료 내며 공방전 치열
한중화객항로와 관련해선 지난 99년 8월 제 7차 한중해운협의회에서 한중화객항로의
대 국민 기여도 및 항로보호육성 필요성을 감안해 한중화객항로에의 컨테이너선 투입
은 현 상황에서 곤란하며 추후 필요한 시기에 양국 정부간 협의후 결정키로 합의된 바
있지만 내용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카훼리업계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인천을 중심으로 한중화객항로를 개설, 경인지역 화물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
고 한편으론 여객편의시설이 보강된 카훼리선으로의 교체투입 등을 적극 추진해 온 한
중화객선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등 인천항 근접항인 평택과 중국을 잇는 항로가 개설된
것은 한중항로질서 붕괴 및 한중카훼리선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평택항은 인천항과 불과 70km에 인접한 인천해양수산청 관할의 항만으로 인천과 동일
배후지를 화물원으로 하는 평택항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때 평택/중국항로는 인천
또는 군산기점 한중화객항로와 동일항로로 간주해야 하고 결국은 운임덤핑 등 제살깎
아먹기식 경쟁으로 서로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운임수입의 &0~8
0%를 화물영업에 의존하고 있는 한중화객선의 소석률이 현재 44%정도밖에 안되는 실정
에서 부족한 경인지역 화물을 놓고 풀컨테이너선사와 화물집화 경쟁을 하게 된다면 화
물부족 및 저운임에 따른 적자운항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한중화객선업계측 관계자
는 전했다.
아울러 평택항은 항비감면 등 기항선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높은 항비를 부담해
야 하는 인천항 기항 카훼리선사로선 운항원가면에서 크게 불리한 처지에 있으며 여객
수송에 따른 정시입출항 체제를 유지해야하는 점에서도 해운경영학에서 일컫는 소위
경제속도 운항은 생각조차 할 수 없어 한중화객선사들로선 최근의 고유가 부담에도 속
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규제일변도의 한중화객항로정책 상황하에서 화객선 1척 또는 2척만으로 영세한 사
업체를 운영해 오고 있는 한중화객선사들에게 시장자유경쟁원칙을 주장한다면 불공평
한 일이며 황해정기선사협의회의 기본설립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한중화객선사들
의 주장이다. 한중카헤리선사들의 주주구성을 보면 과거 실수요자선정시부터 외항해운
업체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했던 이유로 해서 한중화객항로의 발전에 따른 이익은 한중
풀컨테이너선사들도 공유해 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중화객선업계는 이같은 제반여건을 고려해 한중간에 있어선 풀컨테이너선이 한
중화객항로와 중복되지 않게 항로분리운영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
구하고 풀컨테이너선사의 인천항, 평택항 기점 항로개설은 정부차원에서 자제시켜 줄
것을 해양부에 건의했다.
반면 풀컨테이너선사들은 인천/중국간 컨테이너 정기항로가 10여년간 카훼리선사의 완
전 독점체제에 있어 하주들의 물류비 가중이 심화되고 있으며 상당량의 중부권 수출입
화물이 고비용을 견디지 못해 부산, 광양항 등으로 장거리 내륙수송후 수출입되고 있
다고 밝혔다.
일부 국내 수출입업체는 고유가등 악조건하에서 물류비 가중으로 수출입 기회조차 잃
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출입 환경이 어려울 때 평택/중국 컨테이너정기항로 개설은
수출입업체에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택항은 경인지역 뿐만아니라 충청, 전라북도 수출입업자들이 이용할 주요항으로서
평택항의 컨테이너선 취항 봉쇄는 그간 인천항을 사용하지 않고 부산 및 광양항을 이
용하고 있는 경기도외에 충청남북도와 전라북도 수출입업체의 앞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평택항은 국가적으로 대 중국 동북아종합물류거점지역으로 지정돼 기 조성된 부지와
앞으로의 투자 예상액이 수조원에 달해 중국과의 컨테이너항로 등 다양한 항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훼리운항선사들이 인천과 70km거리에 있는 평택항을 인천
항과 동일한 항만으로 간주하는 것은 수출입업체의 입장을 고려치 않은 것으로 현재
부산/울산, 부산/마산이 40~50km거리에 위치한 항만이나 각 항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독자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카훼리항로에 컨테이너선박이 취항치 못하도록 제한하고 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며 가까운 한일항로에서도 부산/시모노세키, 부산/하
카다항로에 카훼리와 컨테이너선이 각각 장점을 살려 운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한중간 운항 카훼리선사와 풀컨테이너선사간의 공방전이 치열한 가운데 관련
정책부처인 해양수산부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풀컨테이너선사들이 주장하는 수도권
물류흐름과 카훼리선사측이 주장하는 일반화물선과의 운임차이 및 선박운영비 등을 감
안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양측간의 이해관계가 깊이 관여된 사안이라
항로 개방화 시책 및 선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한 정책방향이 수립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부측은 일단 인천항보다는 평택항을 풀컨선사들이 기항토록 유
도해 평택항에 내년 6월 2개 선석이 추가되면 척수를 제한하면서 풀「컨」선사들의 기
항을 유도하고 인천항 기항은 카훼리선사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고 개방화 정책을
같이 수행하는 방향에서 2002년중 중국측과 협의하여 카훼리선사와 풀컨테이너선사가
기항하되 카훼리선사들이 풀「컨」선을 투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
다.
한편 한중항로의 과잉선복 투입으로 인한 선사간의 출혈경쟁은 결국 운임하락세를 동
반하고 있는데, 이같은 과잉선복으로 인한 항로사정 악화는 한일항로에서도 그대로 노
정되고 있어 문제다.
이와관련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는 한일항로취항 국적외항선사 살리기에 나서는 보
도자료의 배포와 함께 강력한 감시기능을 시행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일항로 취항 국적선사들의 권익옹호를 위한 협의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는 그동안
다소 폐쇄적인 운영을 해오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한일항로 취항 국적선사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중립감시기구의 활동에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한일항로의 경우 십수년간 강력한 풀제와 중립감시기구(NB), 공동운항등을 통해 한일
항로가 가장 안정적인 항로로 주목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의 항로사정 악화는 심
각한 상태라는 것이 한근협의 진단이다.
한일항로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지난 10월 이
후 최근까지 사장단회의는 물론 각종 회의를 통해 12월부터 강력한 중립감시기구(NB)
를 운영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감시기능을 갖추기 위해 전담인원을 보충했다.
냉동(Reefer) 컨테이너부문에선 부산지역의 감사를 이미 실시했고 서울과 일본현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달부터 강화돼 시행되고 있는 컨테이너부문의 N
B감사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근협은 부정기부문에 있어서도 운임회복을 위해 현장감을 가질 예정이다. 부정기부
문의 특성상 운임등의 협약과 NB등의 운영이 곤란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운임회복을 위
해선 한근협이 직접 대하주 홍보 및 하주 방문협의등을 통해 선사들의 고충과 하주의
애로사항을 조율해 상생할 수 있는 현장감있는 운임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적외항업계 개방화 너무 빠른 듯
부정기부문의 경우 그동안 소위 해적선을 투입해 운임덤핑등으로 집화활동을 폈던 회
사들이 외항운송사업자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등록제로 전환해 상당수의 해
적선 운항업체들이 정식으로 해양부에 등록해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기부문의 과잉선복에다 일부 신규 등록선사들이 포철 물량 등 장기계약 물량은 물
론 기존 선사들이 계약을 맺은 하주들에게 운임공세로 화물유치를 벌이고 있어 부정기
시장은 상당히 혼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구제역 파동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육류의 수출이 크게 줄면서 냉동컨테이너 시장도
운임이 크게 하락해 한근협에서 강력히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나 일부선사들의
비협조로 운임이 적정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
다.
한일, 한중항로에 이같은 여건이 조성된 것은 우리 정부가 개방화의 시류에 외국 선진
해운국의 눈치만 살피고 이렇다 할 대책없이 국적외항업계의 진입문을 활짝 열어놓았
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그동안 정부 정책으로 과잉보호상태였던 일
부 근해선사들이 갑작스런 개방화에 혼란을 빚고 독점체제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기득
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현재 한일, 한중항로의 혼탁한 분위기를 초래한
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는 자생력을 갖춘 기업만이 해운업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인지하고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정창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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