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라인이 북극항로에 세계 처음으로 컨테이너선을 띄운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은 <벤타머스크>(Venta Maersk)호를 투입해 북극항로 시험 운항에 나선다.
올해 건조된 3600TEU급 컨테이너선 <벤타머스크>호는 이번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항해 9월 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항할 예정이다.
머스크 측은 "이번 시험운항으로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영 가능성과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머스크는 "현재 북극항로는 고객의 수요와 무역 패턴 및 인구 밀집 등에 따라 상업적 대안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쪽 북극해 연안을 따라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해협까지 연결하는 해상 수송로다. 해운물류기업들이 이용해온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등의 철도나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원양항로-내륙운송 조합방식을 대체할 수 있어 해운물류업계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 수송로의 최대 강점은 아시아-유럽항로-내륙운송 방식보다 20일 이상 운송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산-로테르담의 경우 거리는 32%(2만2200km→1만5000km), 일수로는 10일(40일→30일)이나 단축된다.
현재 약 4개월(7~10월)만 운항이 가능하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는 2030년에는 아시아-유럽 간 물동량 및 북극에서 생산된 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제적, 전략적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항로에 진출하기 위한 선사들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MOL이 운항하는 쇄빙 LNG(액화천연가스)선이 세계 최초로 북극해 동쪽 우회 항로를 이용해 아시아행 수송에 나선 바 있다.
러시아 가스회사 노바테크는 자국 선사 소브콤플로트와 북극권에서 선적되는 LNG 등의 에너지 수송사업을 제휴한 바 있다. 노바테크 레오니드 미켈슨 회장은 2030년까지 이 회사 LNG 생산량이 55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북극권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해상 수송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해운물류기업 중에서 가장 최근 북극항로를 이용한 건 팬오션이다. 2016년 팬오션과 SLK국보는 북극항로에 중량물 운반선을 띄워 카자흐스탄·러시아로 플랜트 설비를 운송했다.
CJ대한통운은 2015년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이용해 상업운항에 나선 국적선사다. 당시 CJ대한통운은 러시아 북극해 항로관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자사선박인 <코렉스 에스피비 2>호를 투입해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3년 현대글로비스는 스웨덴 스테나해운의 내빙선을 용선, 러시아 노바텍의 나프타 4만4000t을 운송하는 내용의 시험 운항을 진행한 바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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