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8 09:07

판례/ 선박 파손시 조업 손실액은 어떻게 산정되나요?

김현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5.14자에 이어>
나. 일실수입의 계산
 
일실수익이란 사고가 없었다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을 말한다. 소극적 손해의 일종으로, 사고로 인하여 벌 수 있었던 수입을 상실한 경우 그 상실한 수입을 보전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상해나 사망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도 상해가 다 나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살았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까지 피해자가 벌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은 손해배상액에 포함된다. 그 금액의 기준은 사고가 있었던 때 피해자가 벌어들인 수입이 가장 기초적인 기준이 된다.
 
이 사건에서는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어 피고가 원고에게 선박을 반환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 때로부터 선박이 실제로 반환된 때까지의 기간 및 선박 수리에 필요하다고 인정된 기간을 더한 기간을 일실수입 산정의 기간으로 설정하였다. 임대차계약이 적법하다고 본 이상 기간 설정을 이렇게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그렇다면, 해당 기간에 원고가 벌어들이지 못한 수입은 어떻게 산정하였는가? 이 사건에서는 해당 선박의 임차료를 기준으로 하였는데, 선박을 이용하여 조업을 하지 못한 손해를 곧바로 임차료 상당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해당 선박으로 조업을 하였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수입을 객관적 자료를 통하여 산정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한다.
 
다. 판결의 의의
 
이 사건 판결은 선박 불사용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면서 그 임차료를 기준으로 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선박의 임차료는 시장 가격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어 조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의 임차료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이를 손해배상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하고 당사자간 이견이 크게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해당 선박의 쓰임새를 살펴서 피해자가 실제로 얻지 못한 손해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판단해 볼 필요는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조업을 하지 못하여 얻지 못한 손해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조업을 한 기간 또는 유사한 선박의 조업으로 인한 수입을 조사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래에서와 같이 다른 대법원 판례에서는 크레인 손상으로 인한 손해 산정에 있어서 단순히 크레인 임차료를 손해로 볼 것이 아니라 크레인의 대체 물건 구입 및 설치가 가능하였는지 등 실질적 사정을 살펴서 손해산정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어 참고할 만 하다.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1다66314 판결
불법행위로 인하여 영업용 물건이 전부 파손된 경우에 있어서 이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 동안 그 물건을 이용하여 영업을 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영업손실 상당의 휴업손해는 그에 대한 증명이 가능한 한 통상의 손해로서 그 교환가치와는 별도로 배상하여야 하고, 이는 영업용 물건이 일부 손괴된 경우 수리를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 동안의 휴업손해와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다8250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크레인에 갈음하여 신규 크레인의 제작에 소요된 기간 동안 지급한 하버크레인 임차료 상당을 이 사건 크레인이 전부 파손됨으로 인한 영업손실 상당의 휴업손해로 보았는바, 이 사건 크레인이 전부 파손됨에 따른 위와 같은 영업손실 손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크레인의 대체물로서 동종인 중고 크레인을 구입하여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신규로 크레인을 제작ㆍ설치하여야 하고, 원고가 의뢰하여 제작ㆍ설치한 신규 크레인의 제작 및 설치기간에 소요된 기간이 이 사건 크레인과 동종인 크레인의 제작 및 설치기간과 동일하며, 또한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크레인과 동종인 크레인을 임차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그에 갈음하여 하버크레인을 임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다는 전제조건이 성립되어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크레인은 1978.에 제작된 것으로서 규모면에서 파나막스급(13열 4단)으로 분류되고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기종인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크레인에 갈음하여 설치한 신규 크레인은 규모 면에서 포스트 파나막스급(16열 5단)으로 분류되는 것으로서 이 사건 크레인과 차이가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크레인과 규모 면에서 동급인 대체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크레인에 갈음하여 신규로 설치한 포스트 파나막스급 크레인의 제작기간이 파나막스급 크레인의 제작기간과 동일한 사정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승계참가인이 2000. 1. 21.경 이 사건 부두에 설치되어 있던 크레인 중 이 사건 크레인과 제작연도가 동일한 크레인 2대를 매도하였고, 2001. 10. 25. 역시 동일한 크레인 1대를 매도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크레인이 비록 생산이 중단된 기종이기는 하지만 전혀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크레인의 대체물건으로서 규모 면에서 동급인 중고 크레인의 구입이 가능하였는지 여부와 그 구입 및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이 어느 정도 인지를 심리해 보고, 그 기간 동안 이 사건 크레인과 동종인 크레인을 임차하는 데에 소요될 비용과 원고가 지출한 하버크레인의 임차료를 비교하여 보아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대한 아무런 심리 없이 원고가 이 사건 크레인과 규모를 달리하는 신규 크레인의 실제 제작에 소요된 기간 동안에 지출한 하버크레인의 임차료 상당을 이 사건 크레인의 전손에 따른 영업손해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고의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영업손해의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원고의 부대상고이유는 원심이 인정한 하버크레인의 임차료 상당의 영업손해가 정당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위 영업손해에 관하여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터이므로 원고의 부대상고이유의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을 하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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