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물류기업 동방이 신임 김형곤 회장 체제를 맞이하면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동방 이정헌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철강 조선 해운업이 조만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 화물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만큼 성장세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고객들의 물류만족도를 위해 조금씩 대비해 나갈 것”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일문일답.
Q. 동방이 김형곤 회장 체제를 맞았다. 올해 동방의 경영계획은?
신임 김형곤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침 일부를 밝혔다. ▲공정하고 투명한 ‘정도경영’ ▲지속가능한 고객감동의 물류서비스 제공 ▲역동적이고 재밌는 일터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선대 회장이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한 데 반해 김형곤 회장은 무엇이든 고객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고객중심형 경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로 꼽히는 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IT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접근성 높은 물류서비스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Q. 최근 수년간 동방의 영업실적이 좋지 못했다.
최근 주요 사업들의 성장이 하락했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사업부문별로 놓고 보면 컨테이너사업은 대중국 카페리 물동량과 부산항의 수출물동량 증가로 높은 수익을 거뒀지만, 동방의 수익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자항선 사업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자항선 사업의 매출감소 원인은 2014년 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석유·화학시설 및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역장비와 플랜트 물량도 감소하면서 자항선 활용도도 크게 줄었다.
이 외에도 울산터미널과 심양동방방직유한회사 등 부실 자회사의 지분가치 하락으로 손상차손과 비수익자산의 처분손실로 일시적인 비용이 증가했다. 영업외적인 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좋지 못했지만 심양동방방직유한공사 지분은 이미 지난해 처분한 만큼, 올해부터 일시적인 비용은 최소화될 전망이다.
Q. 최근 한국남동발전과 370억원대의 우드펠릿 물류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우드펠릿 발전이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동방의 우드펠릿 물류사업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기대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산업용 우드펠릿 수요가 2021년에 390만t으로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동방은 이번에 영동에코발전소와 연료공급 관련 계약을 수주함에 따라 우드펠릿의 전 물류과정을 담당하게 됐다. 이를 위해 전담 물류부서를 신설하고 국내 최초로 우드펠릿 물류 전용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Q. 동방의 최근 사업부문별 동향 및 전망은 어떤가?
카페리사업은 하역 운송 CY·CFS 등 부대사업을 통합 수행하면서 매출기여도가 상당하다. 한중 한일 교역량이 증가하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터미널사업을 놓고 보면 울산터미널이 현재도 계획물량을 충분히 처리하고 있고 향후 정일컨테이너터미널의 부두 기능이 변경되면 울산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어 전망이 밝다고 본다. 2010년부터 사업을 이어온 평택터미널은 1차 구제금융으로 부담은 덜었으나 여전히 ‘적자 사업장’이다. 하지만 최근 장비 포장공사 등에 투자하면서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향후 대중국 정기선 항로가 개방된다면 수익사업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포스코 제품 등 철강제품의 항만하역, 육상운송, 해상운송, 창고보관 사업은 동방 제1의 사업이다. 포스코 설립 때부터 물류를 맡아 지난해 포스코 제품운송 누계 2억t 달성으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다.
TPL(3자물류)사업에선 홈플러스 쿠팡 롯데마트 등 유통물류가 ‘신흥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가령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 착수했다. 동방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전국 약 360여개 점포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다마스차량으로 고객문전까지 배송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과는 신유통물류를 최근 시작했다. 동방은 쿠팡의 ‘밀크런’ 운송, 물류센터와 대리점 간 간선운송 등을 책임지고 있다.
최대 수익원인 자항선사업은 사업 확장을 꾀하기 위해 중고 자항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청양해운과 합작해 6월에 자항선을 인수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할 것이다.
Q. 올해 해운항만물류시장은 어떻게 보나?
통상마찰 확대와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전반적인 해운항만 경기는 점진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최근 정부가 항로합리화 등 노선 구조조정을 위해 지원과 중재에 나서고 있는 만큼 2020년 이후에는 해운항만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본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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