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더넷 김성웅 대표이사는 23년 동안 한 우물만 판 물류IT 전문가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한 회사의 대표직에 오른 지금까지 물류IT의 개발·영업·컨설팅·사업관리 등 전 역할을 수행하며 경쟁력을 쌓아왔다.
지금까지 대기업 물류자회사 글로벌포워더 선사·해운대리점 시스템 구축 등으로 30여개의 물류IT 프로젝트를 수행한 김 대표는 20여 년간 몸담았던 양재아이티를 떠나 올해 4월 포워더넷 대표직에 오르며 인생 2막을 맞고 있다.
Q. 포워더넷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포워더넷 설립 이전에는 2004년부터 시작한 선사·포워더간 데이터 연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국제물류의 흐름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이터 송수신통신망 FNC(Forwarder Network Center)라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이 서비스는 당시 포워딩 시스템 공급자의 양대 산맥이었던 한국비즈넷·양재아이티 양사 대표의 뜻 깊은 협력으로 이뤄졌다.
이후 포워더넷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 및 글로벌 해운선사의 투자로 만들어졌던 VAN(전자문서교환중개업자)업체인 GT넥서스(2004년) 및 인트라(2005년)와의 연계를 통해 지금까지 40여개의 선사들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포워더넷의 정식 출범은 2011년에 이뤄졌다. 이후 화주, 포워더간 서비스 및 포워더의 적하목록 데이터연계 서비스를 진행하게 됐다.
포워더넷은 포워더와 연결된 모든 물류주체의 SCM(공급망관리) 시스템으로 표현할 수 있다. 국제물류 솔루션 공급자의 협업을 기반으로 적하목록 EDI(전자문서교환) 연계서비스와 전자계산서 연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포워더넷은 국제물류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Q. 경영방침과 중단기 사업목표는?
고객을 생각하는 사업 마인드와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 저는 스티브잡스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자 한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Stay Hungry and stay foolish.” 개인적으로는 끊임없는 열정과 배움을 가져가라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경영철학처럼 본인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중단기 사업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금까지 포워더넷에서 추진했던 EDI 사업을 더욱 성숙시키는 데 매진하겠다. EDI 사업은 마라톤과 같다. 단기에 성과를 내는 게 어렵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미진했던 사업에서 성실성을 재확보하고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둘째, 포워더와 연결된 모든 주체의 시스템 구축 및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겠다. 예를 들면 3PL(3자물류)이 화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 선사에서 필요로 하는 고객 지원 시스템, 화주가 필요로 하는 협력사 연계 시스템 등에 대해 컨설팅 및 구축사업을 펼치고자 한다.
셋째, 글로벌포워더를 대상으로 전체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 및 구축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가 물류IT업계에 몸담은 지난 20년 중 절반은 글로벌 포워딩 시스템 구축 사업에 공을 들였고 최근까지도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포워더넷의 얼라이언스와 협업해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엔 제가 진행했던 사업과 생각만하고 이루지 못한 사업들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사업전략이 새롭다면 새로울 수 있겠다. 저희는 사업의 핵심인력만 보유하고 실행은 협력사와 협업해 진행할 예정이다.
마치 애플과 비슷한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애플은 제조업체처럼 보이지만 공장이 없다. 올해는 그야말로 준비단계다. 올 한 해는 이미 고객과 약속한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시기라 생각된다. 따라서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이라 생각된다.
Q. 최근 고객, 협력사 등을 중심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를 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이 행사는 사실 포워더넷과는 무관한 행사였다. 순전히 개인적인 행사이고 양재아이티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 동안 저에게 도움을 주신 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양재아이티를 떠나기로 결심한 즈음에 동시에 이런 모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류 IT업계를 떠나게 된다면 이별의 장이 됐겠지만 추후 남기로 결정하면서부터는 다짐의 장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저의 발표 주제도 ‘감사와 다짐’으로 정했다.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이게 나의 ‘SCM의 장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SCM을 통해 사업을 구상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행사의 테마를 ‘MY SCM’으로 규정하게 됐다.
Q. 포워더넷의 특징이나 강점이 있다면?
포워더넷은 근본적으로 포워더가 외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든 개념이다. 포워더넷의 특징은 단순한 게이트웨이(관문)가 아니라 포워더와 관련 주체에게 부가적인 가치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VAN이 아닌 포워더 개개의 집합이라는 개념이 맞다.
현재 포워더넷은 약 1200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포워더에게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가 가장 저희에겐 중요한 고객이긴 하나 기본적으로 엔드유저(포워더)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포워더넷은 1200개의 엔드유저이기도 하면서 그 엔드유저를 이끄는 시스템 공급자들의 협업 시스템인 것이다.
포워더넷을 이용하면 개별 포워더가 시스템 개발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관련 주체와 데이터 연계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다.
Q. 업계의 현주소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포워더에 시스템을 공급하는 중소 IT기업들을 살펴본다면 정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시스템의 차이, 서비스의 차이가 고객이 느낄 정도로 크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고객의 특성과 시스템 공급자의 특성이 맞물려서 공급자를 쉽게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1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국내 포워더 숫자도 최근 정체 내지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의 변화가 거의 없어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창출해야하는 시점이다.
대기업에서는 물류 플랫폼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국제물류 영역을 포함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 개발 투자에 많은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중소물류 IT 기업은 사실상 대비할 틈도 없이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 물류IT업계 내 얼라이언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Q. 업계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포워더 시스템 공급자에 한해서 말씀드리겠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쟁과 동시에 협력을 통한 상생은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쌓은 몇 십 년의 노하우를 각자 잘 지키고 공통의 목적에 있어서 서로 협력한다면 우리 스스로와 우리의 고객 또한 지켜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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