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1 14:06

믿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을 위한 제도, '수산물 이력제'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유통과정 꼼꼼히 체크

최근 살충제 달걀, 간염 소세지, 악취 생수 등으로 우리 먹거리 안전이 위협 받고 있는 요즘, 환경오염으로 인한 수산물 먹거리의 안정성에 관한 걱정 또한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해산물은 중금속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연평균 수산물 섭취량이 58.4kg에 달하는 세계 1위의 수산물 소비 국가이다. 이에 해양수산부에서 제안한 ‘수산물이력제’를 통해 식품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수산물이력제란 어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수산물의 이력정보를 기록, 관리하여 소비자에게 공개함으로써 수산물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포장되어 판매되는 일반 소비재나 먹거리 같은 경우 함유된 원재료나 품질 등을 따져볼 수 있으나 수산물은 생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철저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수산물이력제를 통해 수산식품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원인 및 사고발생 단계를 파악할 수 있다. 문제상품에 대한 회수와 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피해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까지 투명한 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안심하고 수산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매자 입장에서도 제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이력제 표시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조회해 어느 바다에서 언제 잡혔는지, 어떤 유통과정과 가공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온 것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 수산물이력제는 국산 수산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는데도 매우 유용하다. 주요 대상으로는 넙치, 송어, 미역, 참조기, 뱀장어, 김, 오징어, 멸치, 다시마 등이 있다. 


실제 소비자가 판매처에서 수산물 상품 포장의 겉면에 부착된 이력제 라벨의 QR코드 및 이력번호를 수산물이력제 홈페이지나 모바일 홈페이지, 모바일앱을 통해 조회하면 해당 수산물의 이력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조회하면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단계별 유통경로 정보는 물론, 생산자 이름과 가공업체 정보, 출하일과 가공일 등의 세부적인 내용도 확인된다.

구체적으로 생산→유통가공→판매 각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할 기록 정보가 있다. 생산단계에서 생산자는 생산번호, 생산량, 약품 사용내역과 출하정보를 기록한다. 유통가공단계에서는 입출고일, 입출고량 등의 정보를 기록하며 판매단계에서는 구입처, 판매자 등의 정보가 기록된다. 이렇게 추적된 정보가 누적되어 고객에게 제공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제도는 온라인 유통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식품도 아니고 수산물이라면 마트나 시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신선한지 확인을 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러나 수산물 이력제 인증마크만 있다면 언제 잡혀서 여기에 오기까지의 과정과 시간을 알 수 있어 웬만한 수산물보다 믿음직스럽다.

수산물 이력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등록신청 문의를 하여 신청서 및 첨부서류를 접수해야 한다. 이후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과 민간전문가에 의해 심사를 받고 이력추적관리시스템에 등록한 후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산물 이력제가 냉동품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2008년 8월부터 시행되어 10년째 시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산물도 전체의 22%밖에 안 된다는 점도 지적 대상이다. ‘자율 참여’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이 이 제도의 걸림돌이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점차 대상을 늘려갈 예정이다. 

< 임소영 대학생기자 sylim753@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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