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노하우요? 뭐 특별한 게 있나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등을 생각할 수 있는 연륜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그 점에서 경험과 실수도 중요한 자산이죠. 경험이 있어야 똑같은 상황이 닥쳐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OEC프레이트코리아 업무팀 천선영 차장은 포워딩업무 경력 17년차의 베테랑이다. 해상수입부 팀장직을 맡고 있는 천 차장은 “포워딩업무의 최고 무기는 경험이다. 많은 경험이 연륜이 돼 위기상황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며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1998년에 설립된 OEC프레이트는 내년 2월에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현재 서울 본사를 필두로 청주·천안지사와 관세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부산 삼도관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천 차장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건 국내 한 물류대기업이었다. 가까운 지인의 소개가 그를 물류업계로 인도했다. 하지만 8년차가 되던 해에 천 차장에게는 일순간 회의감이 들었다.
“처음엔 별 탈 없이 회사를 잘 다녔어요. 그런데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업무에 지쳤는지 문득 ‘내가 포워딩업계를 떠날 거도 아닌데 왜 쉬지도 않고 일하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워딩업무도 나름 전문직인데 1년 쉬고 다시 돌아와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천 차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과감히 사직서를 내밀었다. 바쁜 일상에 치였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뤄뒀던 영어공부를 하는 등 자기개발을 위해서였다.
“제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고 하니 주변에서 만류가 심했어요. 30대에 대기업을 재취업할 수 있겠냐는 얘기도 많았죠. 그래도 계획대로 호주행을 결심했어요. 포워딩업무의 절반이 외국 파트너와 스케줄 및 통관과정을 메일로 주고받다보니 영어는 필수거든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를 때라 보고 호주로 1년간 떠났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겪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대형화주의 요청으로 러시아에 화물을 보냈는데 현지 파트너와 연락이 두절된 것.
“국내 한 대형화주가 러시아로 수출되는 화물을 맡겼어요. 현지 파트너에게 화물을 보내고 언제까지 배송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더라고요. 화주와 제가 발을 동동 굴렀죠. 시차때문에 사무실에 새벽까지 남아서 연락을 기다렸는데 얼마 후 파트너가 배송이 잘 됐다며 늦게 알려줘서 미안하다고 회신이 왔어요. 이 메일을 받기위해 얼마나 진땀을 흘렸는지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웃음)”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천선영 차장은 소박한 꿈을 언급했다. 바로 가족 건강이다.
“올 들어 제 주변에 편찮으신 분들이 많은데, 가족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을 비롯해 OEC프레이트코리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연말을 마무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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