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호주항로의 해상운임이 1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중국 국경절과 우리나라 추석 연휴에도 수출화물이 끊임없이 실리면서 운임지표는 매주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에 따르면 10월13일자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20달러를 기록, 전월 최대치였던 730달러 대비 약 300달러 급등했다. 9월에도 멜버른행 운임은 TEU당 700달러 선을 형성해 8월 평균 운임인 500달러 대비 200달러 이상 급등했다.
한국발 운임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10월20일 현재 TEU당 운임은 최대 1100달러까지 급등했다. 번번이 실패에 그치던 기본운임인상(GRI)이 9월에 이어 10월에도 모두 성공한 결과다. 선사들은 9월1일에 300달러, 10월15일에 500달러의 GRI를 실시한 바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화물량 증가에 힘입어 GRI로 운임을 대거 끌어올렸지만 화주들의 선적문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기 호재에 힘입어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에 소속된 12개 선사들은 다음달 15일 추가 운임인상에 나선다. AADA는 한국-호주 간 해상항로에서 TEU당 150달러의 GRI를 적용한다고 공표한 상태다. 당초 10월을 끝으로 추가 인상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수요가 강세를 띠자 선사들은 11월에도 요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측은 “크리스마스 물량까지 나가고 나면 시장은 한층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지난 9월부터 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선적이 이월(롤오버)되고 있다”며 시장 호조세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해운업계가 집계한 한국발 동남호주향 9월 당월기준 잠정치 물동량은 6800TEU로 전년 동월 6400TEU 대비 크게 늘어났다.
호주행 평균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성수기 효과로 지난달에 이어 계속해서 100%를 기록했다. 일부 선사는 120%대의 선적 예약율을 기록해 화물 선적을 대거 이월시키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원래 호주항로의 최대 성수기는 크리스마스 대비용 물건을 운송하는 10~11월 중순까지로 봐야 한다”며 “올해는 중국 국경절과 우리나라의 추석 등 긴 연휴에 선적되지 못한 물량이 연휴 직후 대거 쏟아졌고, 그로 인해 선적이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발 물량이 상당해 11월 말에도 선복은 부족할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장기연휴에 따른 사전 물량 밀어내기로 연휴기간에는 선사들이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기우였다. 선사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물동량 호조세와 운임 고공행진을 보이는 성수기엔 오히려 추가 선박을 투입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교역량의 증가세가 호주항로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수개월째 호주항로가 호조세를 보이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시장환경 변화 덕분”이라며 11월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임을 전망했다.
한편 호주 인프라 프로젝트 활성화에 힘입어 호주행 못·볼트·너트류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가 수입한 한국산 제품은 약 1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76% 이상 급증했다. 코트라는 지속적인 인프라 프로젝트 진행 등으로 한국산 제품 수입이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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