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3 09:59

이란, 중동-중앙亞 잇는 관문항만 육성한다

제재 완화後, 물동량 증가세에 항만 확장 본격화

이란이 컨테이너 하역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두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에 물동량이 서서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란 정부는 항만 하역능력 강화에 골몰하고 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기존 500만TEU에서 1400만TEU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란 10개 항만 중 물동량이 가장 많은 반다르아바스항은 2020년까지 하역능력을 980만TEU로 확충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300만TEU를 추가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반다르아바스항의 샤히드라자이터미널 1·2부두 하역능력은 현재 300만TEU로 이란 컨테이너 물동량의 84%와 맞먹는다. 지난해 210만TEU를 처리했던 이들 부두는 올해 250만TEU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처리량과 하역능력이 증가하면서 선사들의 직기항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다르아바스항을 기항하는 선박은 평균 6500TEU급으로 이리슬 에미레이트쉬핑 등이 기항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상선은 최대 1만3500TEU급을 배선하고 있으며 주 1항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중소항만도 컨테이너 하역능력을 개선하고 있다. 부셰르항은 2019년까지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해 현재 35만TEU에 그치는 하역능력을 50만TEU로 늘린다. 이맘호메이니항은 40만TEU에서 70만TEU로 호람샤르항은 25만TEU에서 40만TEU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란은 항만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오만을 이을 중동지역 4대 항만에 오르게 된다.

정부의 부두 확장공사는 경제제재 완화 이후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2020년 국내총생산 성장률도 4%를 거둘 것으로 보여 잠재력이 충분하다. 지리적으로도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끼고 있어 바다가 없는 인근 중앙아시아 내륙국가들은 이란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란의 항만확장이 우리나라 물류업계에 미칠 영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콘솔(혼재화물)업체들은 대체로 두바이항에서 반다르아바스항으로 가는 환적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두바이까지 평균 20일, 현지에서 분류재작업과 환적수송을 하는데 10일~14일이 소요돼 시간이 꽤 걸리지만 콘솔물량이 많지 않아 현재로선 두바이를 거쳐 가는 게 최선이다.

한 콘솔업체 관계자는 “주당 20피트 컨테이너 하나의 물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아 국내에서 직기항 콘솔서비스를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면서도 제재 완화 이후 콘솔서비스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협약문서(LOI) 제출 과정이 없어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이란향 화물은 수도 테헤란의 물량으로 정부가 다른 항만을 개발해도 화물운송요율에 따라 항만의 활용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수출입물동량과 운송사의 수요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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