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는 컨소시엄 재편을 앞두고 선사들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우선 ‘NEAX’ 컨소시엄의 회원 선사였던 MOL이 투입했던 선박 한 척을 빼는 대신 5월부터 머스크라인과 ‘AAE’ 펜듈럼 서비스에 나선다.
AAE는 다시 우리나라 부산항을 기항하는 NAE와 동남아시아를 기항하는 SAE로 나뉜다. 이 노선엔 머스크라인이 9척 MOL이 3척을 배선할 예정이다. NEAX에서 선박 두 척을 배선하던 OOCL도 컨소시엄을 탈퇴한다. 대신 코스코쉬핑, ANL과 컨소시엄을 맺었던 ‘A3’에 집중한다. 이들이 이탈한 자리에는 APL 하파그로이드 에버그린이 선박을 배선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써 NEAX는 케이라인 에버그린 양밍라인 하파그로이드 APL로 재편된다.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은 이들 컨소시엄에 동승하지 못하고 선복을 임대(슬롯차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세계 해운시장에서 한국 해운이 신뢰를 잃었다”며 “컨소시엄 가입이 어렵겠지만, 내년 4월 일본 정기선 3사가 하나로 통합되면 현대상선에도 컨소시엄을 맺을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월 호주항로 운임은 시황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멜버른향 운임은 3월31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34달러, 4월7일 TEU당 441달러를 기록해 3월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98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 항로 운임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 시장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4월 운임은 전월 수준과 비슷한 TEU당 400~500달러 선을 형성했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은 5월1일 한국발 호주향 해상항로에서 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사들은 1월 TEU당 500달러 3월 TEU당 300달러의 GRI에 이어 4월에도 GRI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5월 GRI는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사 관계자는 “4월에 적용됐던 TEU당 300달러의 GRI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5월 GRI도 수요에 큰 변동이 없어 현상 유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박이 점차 커져가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수요 약세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운임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발 호주향 소석률은 선사 운임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염가로 선복을 판매하는 선사는 대체로 80~100%대를 보이는 반면 높은 운임을 고수하는 선사는 50~60%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항로 운임이 내려갈 대로 내려간 터라 운임이 조금이라도 높은 선사는 화주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사는 5월초 중국 노동절을 맞아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선다. 이 기간 동안 선사들은 선박 정기 점검 및 수리에 나설 예정이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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