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1 09:43

중남미항로/ 남미서안, 공급 조절로 시장 부양

내달 TEU당 500~1000달러 GRI
지난달 운임이 1000달러 아래로 떨어져 우려를 낳았던 남미 서안 시장이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서안을 기항하는 선사들이 대대적인 선복감축에 나서면서 운임과 소석률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수요 회복보다 자구적 공급 구조조정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남미 동안이 선복감축으로 고운임을 유지하고 있듯 서안도 공급을 줄인 결과 당분간 고운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안 운임은 지난해 머스크라인과 MSC가 공동 운항하던 노선과 MOL 단독 노선이 하나로 통합된 이후, 2000달러 선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남미 서안을 취항하던 APL MOL NYK도 공동 운항하던 주간 서비스를 3월 말에 3개월간 임시 중단했다. 대신 이 세 선사는 MSC CMA-CGM 하파그로이드 등의 선복을 임대(슬롯차터)했다. 기본 6000TEU급 이상의 선박들이 배선됐던 서비스가 사라지면서 선복량은 10~20% 가량 줄었다.

이 서비스는 중국 화남 화중지역 등을 거쳐 부산항에서 멕시코 콜롬비아 등 서안 주요 국가로 출항하는 주간 직기항 서비스다. 한국발 선복 할당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발 화물이 크게 늘어나면서 운임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미 서안향 운임은 3월 중순 1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서비스 개편 이후인 4월초 1500달러, 중순에는 2000달러 중반까지 치솟으며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부 선사들은 운임 호조세를 유지하기 위해 5월 중순까지 기본운임인상(GRI)을 추가 시행한다. 대부분 TEU당 5000~1000달러를 인상할 계획이다. 선복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GRI 적용이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안 운임은 오랜 선복감축 노력으로 2000달러 고지를 다시 탈환했다.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향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월31일 2332달러, 4월7일 2247달러를 기록했다. 3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1600달러 대에 머무는 등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발 남미 동안 운임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에 이어 2000달러 후반대까지 치고 올랐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서비스 축소로 서안이 동안을 넘어섰다. 서안은 대체로 100%를 넘는 소석률을 기록했으며, 일부 선사는 다음 달로 선적을 이월(롤오버)해야 할 상황이다. 동안의 소석률도 대체로 90~100%를 거뒀다. 서안의 주간 서비스 중단이 3개월에 그칠지 아니면 서비스 폐쇄로 이어질 지가 앞으로 이 항로의 시황을 가를 주요 변수로 지적된다.

한 항로 관계자는 “선복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박 추가 투입 대신 서비스 축소로 고운임을 유지해 서로가 상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다고 판단해 선박을 추가 투입하면 곧장 운임이 내려가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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