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본지 ‘웨어하우스’ 코너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국내에 있는 크고작은 물류센터를 매달 1회 이상 방문한다. 취재를 하면서 물류센터 종사자들에게 애로사항에 대해 많이 듣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장 인력 조달이다.
한 물류센터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다들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몸을 많이 쓰고 일이 고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맞는말이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기자 역시 초년시절 물류센터 현장에서 ‘체험 삶의 현장(?)을 찍은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박스나르기, 상하역하기 등 온몸의 관절을 쓰며 일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서 느낀점은 물류센터가 ‘물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과 물류센터에서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물류종사자가 되면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국내에 있는 수많은 물류센터는 지금도 성수기(연말연시, 추석 설 등의 명절)가 되면 일손이 부족해 난리다. 심지어 본사 사무직까지 와서 일을 도와야 한다. 이러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가 풀려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은 이마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물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 및 학과가 늘고 있으며 물류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다시 말해 이들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은 주로 CJ대한통운, 글로비스같은 대기업이다. 그것도 현장직이 아닌 사무직이다. 어찌보면 이는 당연한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더 편하고 더 연봉이 많은 곳에 가려는 것은 그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하지만 진정한 물류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물류센터 현장일을 해보는 것은 본인 경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물류센터 종사자들에 따르면 갈수록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어 물류센터 업무가 예전에 비해 많이 수월해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구직자가 넘쳐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적어도 물류에 뜻이 있는 이들이라면 ‘몸이 좀 힘들지라도 물류센터를 찾아가 현장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찌 보면 주제 넘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따뜻하고 편한곳에서만 일해본 사람은 나중에 경영자가 된다 할지라도 현장 일꾼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물류센터는 물류의 핵심 중 하나다. 물류센터에서 근무해 본다면 분명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이다. 향후 물류인이 될 사람이라면 일거리 없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물류센터 문을 두드리면 본인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