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6 11:35

조선 빅3, 수주목표 달성 빨간불 매출 반토막 현실화

한기평 “추가자금 조달 통한 운영자금 확보해야”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올해 목표한 선박 수주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향후 매출액이 50% 수준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조선사들의 목표 달성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 사실상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 자구계획으로는 영업흑자 달성 어려워”

한국기업평가는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 이행 현황과 향후 전망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선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세미나를 최근 개최했다. 이날 한기평 서강민 연구원은 “각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매출이 50%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현 수준의 자구계획으로는 영업흑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대형조선 3사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약 10%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상반기 자구계획 수립 당시 수주 목표치를 끌어내렸지만 목표달성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10.4%, 대우조선해양은 7.4%의 목표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8월까지 신규 계약이 전무했지만, 최근 LNG선 2척을 수주하며 7.2%의 달성률을 보였다.

수주잔고를 채운다고 하더라도 조선사들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 서 연구원은 “각사별 자구계획상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해도 향후 매출이 3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매우 저조한 것도 조선사들의 목표달성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전 세계 발주액은 854억달러였으나, 올해는 212억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16억달러의 발주 금액을 비교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일감 2년치도 안남아

선주들의 선박 발주가 끊기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일감 절벽’에 직면했다. 수주잔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년 4개월, 삼성중공업은 1년 1개월, 대우조선해양은 1년 9개월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에 투입될 FLNG 3척의 건조계약이 해지되면서 5조원 이상의 수주잔고가 소멸됐다. 앞으로도 높은 도크 회전율로 수주잔고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연구원은 “수주 부진이 지속될 경우 2017년 하반기 이후 일부 조선소에서 빈 도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부족분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올해 하반기 자금 부족 규모가 크지 않아, 현 수준의 차입금 및 현금성 자산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우조선은 소난골 인도를 진행해도 1조5천억원이 부족해 자구안 등을 통해 1조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차입금 만기연장 가정시 약 1조5천억원이 부족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1천억원을 조달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은 신용등급 강등을 피할 수 없었다. 한기평은 급격한 수주잔고 감소로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2노치(계단) 하향 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역시 완전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악화, 해양공사 인도지연 우려 등으로 B로 떨어졌다.

신규 수주 급감으로 일감확보에 대한 우려 확대와 해양공사 계약 변경·취소 등으로 선주사 리스크가 상존해 있다. 서 연구원은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업계 전반의 사업 및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의 상장유지 여부에 대해 상장 폐지가 되더라도 기업가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자구계획의 안정적인 이행, 사업 안정성 및 수익성 회복 여부 등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장기적인 실적 불확실성의 축소 여부와 추가 자금조달을 통한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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