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5 10:50

기고/ 개방형 ‘국제물류플랫폼’을 마련하자

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 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고려대 언론학석사 / 전 경향신문·중앙일보 기자)

물류(物流, logistic). 물적유통(物的流通)의 줄임말이나 지금의 의미는 이를 넘어 물품의 시간적 및 공간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활동을 총칭한다. 다시 말해 생산자로부터 출발해 소비자까지 전달되어지는 물자의 흐름을 말한다. 생산자(화주)의 화물을 받아 원하는 곳까지 운송해주는 곳이 물류회사요, 화주를 대신해 운송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해주는 곳이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 forwarding)이다. 필자는 이 흐름도에서 포워딩업계를 말하고자 한다. 과연 포워딩업계의 경영 기상도는 어떤가? 맑음, 비온 뒤 갬, 흐림, 구름조금…. 정답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낀 상태가 가깝지 않을까 싶다.

시장은 이미 대기업이 자사(1PL) 혹은 자회사(2PL)들의 자가 물류처리와 대형화로 시장 점유의 상당부분을 독차지하고 있다. 물론 일부 대기업은 계열사에 주던 물량을 다른 3PL(3자물류)로 전환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기도 하나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2PL 측면에서 전문화된 물류서비스는 앞설 수 있으나 모기업 물량을 몰아줌에 있어 단계별 구조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다수를 이룬다. 한마디로 대기업, 글로벌 유수의 물류 기업들의 규모의 경제와 해외온라인 물류시장(직구·역직구 등)의 성장에 중소형 물류기업들은 설 자리가 점차 줄며 날로 맥을 추기 힘든 실정이다.

포워딩 시장이 이미 대형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그 만큼 중소 포워더(forwarder)들의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줄어든 수치만큼 신생하는 포워더가 그 여백을 채우고 있다.

포워딩의 건전한 발전과 경쟁력 강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기반을 조성하는 등 활성화 촉진을 위해 설립된 곳이 한국국제물류협회다. 물류협회의 최근 5년간의 회원사 증감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756개에서 2012년 743개, 2013년 700개, 2014년 703개, 2015년에는 697개를 나타내며 5년새 59개사가 감소해 연 평균 증감율 2%를 밑돌았다. 사라지고 다시 생기고 이를 반복하나 통상적으로 포워딩업계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와 함께 영세한 화주 역시 물류실행사를 만나는데도 애로가 있다. 원하는 교역국에 어떠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물류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이러한 방법론을 잘 알지 못하는 수출입 중소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주와 물류실행사가 큰 제약 없이 매우 자유롭고 간편하게 물류활동을 처리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좀 더 맑은 기상도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 전통적인 형태가 아닌 온라인 개방형 오픈 국제물류플랫폼을 만든다면 화주는 특화된 맞춤형 물류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고 물류실행사는 화주의 물량을 수주할 수 있게 된다. 개방형 오픈 국제물류플랫폼이 만들어져 자유로이 화주와 물류실행사가 이 오픈된 스퀘어에 들어와 짝을 맺는다면 합리적인 운송거래도 가능해 질 수 있다.

영리를 우선하는 민간 운영방식이 아닌 공유경제(共有經濟) 모델로 접근해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의 모델을 만들고 공적 기능수행을 위해 공공기관이나 협회 등에서 운영해 화주와 물류실행사 간 원하는 배필이 누구인지 탐색하고 상시 연결 가능한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준다면 물류처리 업무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될 수 있다. 갈수록 어려운 포워딩업계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개방형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화주와 물류업체간 시각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어 관련기관과 분야별 전문가 간의 보다 심도있는 논의와 공감대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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