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9 14:29

기획/ ​‘노선신설ㆍ항차증편’ 어수선한 한중카페리

5개 항로 신증설 신청…8월말 첫 신조선 취항

한중카페리(여객선) 항로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강화된 선박 안전 규정에 따라 선사들은 앞다퉈 신조선을 발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달 뒤면 이 항로 최초로 신조선이 취항할 예정이다. 신조선 건조로 공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신항로 개설 또는 항차 증설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여객화물 동반 성장…서비스 확대 ‘꿈틀’

상반기 한중카페리항로 성적은 여객과 화물 모두 성장세를 띠었다. 한중카페리협회에 따르면 한중 16개 카페리항로(평택-롄윈강 포함)의 1~6월 수송실적은 여객 75만747명, 화물 23만5011명을 각각 기록했다. 1년 전의 72만8121명 22만2558TEU에 비해 여객은 3.1%, 화물은 5.6% 늘어났다.

여객은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실적이 급감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동했다. 올해 3%대의 플러스 성적을 일궜다고 하지만 2년 전인 2014년 상반기(75만3053명)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화물의 경우 전체 성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노선별로 들여다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중국 산둥성을 취항하는 노선 중 비교적 개설 시기가 빠른 곳들이 마이너스를 신고했다.

특히 대룡해운의 경우 지난 2월 운항선박인 <융샤>호 폭발 사고 이후 RO-RO(화물차를 이용해 하역하는 방식) 화물선인 팬스타라인의 <스타링크원>을 빌려 운항 중이지만 화물 감소를 막을 순 없었다.

실적이 다소 상승세를 띠자 항로 안팎에선 다시 서비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한중해운회담을 앞두고 3개 노선이 신증설을 추진 중이다. 인천-좡허(莊河)가 신설, 군산-스다오 인천-웨이하이가 항차 증편을 각각 꾀하는 노선들이다.

인천-좡허항로는 해운회담 단골 의제다. 2006년 2010년 2011년 2012년 네 차례 항로 개설 신청서가 정부에 제출됐다. 차이는 과거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항로 신설에 목을 맸다면 올해는 중국에서 항로 개설에 적극적이란 점이다. 인천-단둥항로의 중국투자자인 단둥항무국이 신항로 개척에 총대를 맸다.

단둥항무국은 우리나라 수자원공사와 손잡고 단둥과 경인항(아라뱃길)을 잇는 컨테이너항로 신설도 추진해 이래저래 경쟁선사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군산-스다오와 인천-웨이하이는 주3항차로 운항하고 있는 운항 횟수를 주6항차로 늘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한일항로처럼 매일운항 방식으로 항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군산-스다오 노선의 경우 석도국제훼리가 지역사회와 함께 증편운항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웨이하이는 중국 측에서 매일운항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8월께 신조선 인도를 앞두고 있는 석도국제훼리는 신조선을 기존 선박과 함께 운영함으로써 주6항차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선사와 지역사회는 인천과 평택은 각각 주당 26항차와 12항차를 운항 중인 반면 군산 노선은 3항차 밖에 취항하지 않는다는 점을 항차 증편 논리의 근거로 들고 있다.

군산지역 화주와 포워더 하역사 등은 7월27일 군산시청에서 항로 증편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반면 경쟁선사들은  증편이 허용될 경우 다른 노선들도 잇따라 매일운항체제 전환을 추진할 거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신설보다 증편이 공급 면에서 후유증이 훨씬 크다는 지적이다.

신조 발주 6척 확정 

항로 강화를 놓고 선사들간 갈등을 빚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선박 신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위동항운은 7월22일 현대미포조선과 3만1000t급 카페리선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 여객 724명, 화물 320TEU 규모로 지어질 신조선은 2018년 9월 <뉴골든브리지Ⅴ>(NGB5)를 대신해 인천-칭다오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선박 이름은 과거 위동항운이 < NGBⅥ >호(현 융샤호)까지 보유했던 사례에 미뤄 < NGB7 >호로 낙점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가 8이라는 점에 미뤄 화동해운이나 단동항운처럼 7을 건너뛰고 < NGB8 >로 이름 붙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선박 신조 가격은 7000만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억달러를 고수하던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수주절벽에 빠지자 3000만달러, 한화로 300억원 이상을 인하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교동훼리도 신조선을 발주했다. 이 선사는 중국 황하이(黃海)조선과 3만4000t급 카페리선 신조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여객 1200명 화물 340TEU 규모다. 신조 가격은 5400만달러. 앞선 계약보다 600만달러 이상 싼 금액이다. 인도 시기는 2018년 10월께.

아울러 석도국제훼리는 이번 해운회담에서 항차증편을 승인받을 경우 신조 계약에 포함돼 있던 옵션 1척을 추가로 발주한다는 계획이어서 황하이조선의 한중카페리선 계약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선박 신조에 들어간 화동해운은 8월25일 신조선 <화동명주8>호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조선소가 건조 일정을 맞춘다고 가정할 경우 빠르면 일요일인 8월27일 스다오 현지에서 취항식을 가진 뒤 처녀취항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단동항운은 오는 10월께 <동방명주8>을 넘겨받는다는 구상이다. 다만 단둥항 인프라 사정으로 한동안 기존 선박인 <동방명주6>호를 운항할 방침이다. 

신조선 발주로 공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선박 문제로 휴항 중인 노선도 운항 재개를 모색 중이다. 당장 연운항훼리는 평택-롄윈강 노선에 단동항운 신조선을 투입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동방명주8>호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대룡해운은 <화동명주6>을 차선으로 검토 중이지만 28년이란 선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교동훼리의 초창기 운항선박이었던 <그랜드스프링>도 후보군이다. 화동해운 배보다 선령이 3년 정도 낮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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