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2 09:29

한중항로/ 화주들, 운임공표제에 ‘물량몰아주기’로 맞서

물동량 2분기 들어 강세
운임공표제 도입 이후 한중항로 운임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0달러 또는 마이너스운임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터미널조작료(THC)가 별도로 부과되면서 선사들의 채산성을 소폭 회복시켰다는 평가다.
취항선사들은 부산발 상하이행 운임을 기본운임 30달러, THC 100달러, 서류발급비(DF) 30달러 정도로 신고했다. 제도 도입 전과 비교해 50~60달러의 인상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다만 유가할증료(BAF)와 통화할증로(CAF) 등 핵심 부대할증료는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이 항로 부대할증료는 THC와 DF만 공식 부과되는 셈이다. 선사들은 계약운임도 플러스로 모두 신고했다. 주요 대형화주 계약운임은 기본운임 1달러에 THC 별도 적용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비록 큰 폭의 운임 상승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마이너스 운임이 사라지면서 컨테이너 한 개당 50달러 이상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사들의 수익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높은 운임을 받고 있던 선사들의 경우 제도 도입 이후 운임이 도로 하락했다는 하소연도 감지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일부 화물의 경우 운임이 시장 기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공표 운임에 맞춰서 깎아 줄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실보다는 득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화주들이 운임공표제 시행 이후 여러 선사에게 골고루 짐을 맡기던 지금까지의 수송 패턴에서 벗어나 한두 선사에게 물량을 몰아주는 전략을 펴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물동량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선사들이 생기면 자연스레 운임도 떨어질 거란 생각으로 물량몰아주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한중항로 주요 대형화주들이 물량몰아주기를 표면화하고 있다고 선사 측은 전했다. 화주들의 ‘신종담합’이 운임공표제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물동량은 모처럼 강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5월 한중항로 물동량은 111만2700TEU를 기록, 1년 전에 비해 1.1% 성장했다. 수출물동량은 44만3400TEU로 4.3% 감소한 반면 수입물동량은 66만9300TEU를 달성, 5.1%의 플러스성장을 거뒀다. 중국 항만별로 상하이항이 4.2% 늘어난 29만1300TEU, 다롄이 14.6% 늘어난 8만5900TEU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반면 칭다오 톈진 등은 마이너스 성적을 냈다. 칭다오는 0.2% 감소한 18만2100TEU, 톈진신강은 2.5% 감소한 16만5800TEU, 닝보는 11.5% 감소한 7만5500TEU를 기록했다.

1분기에 0.6% 감소한 63만4600TEU를 기록했던 한중항로는 2분기에 반전의 성과를 만들었다. 4~5월 수출 18만4100TEU 수입 29만3900TEU로 각각 0.3% 5.8% 증가하며 전체 실적도 3.6% 늘어난 47만8000TEU를 거양했다. 수출화물이 비록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아니었지만 강보합세를 띤 게 플러스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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