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8 09:55

中, 내년 787개 품목 수입관세 내린다

전체 품목의 9.5% 수입관세 잠정 인하
소비진작·산업경쟁력 강화 목적

●●●중국이 내년부터 787개의 품목에 대해 수입관세를 인하한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0일, 2016년 1월1일부로 일부 품목 수출입 관세를 잠정 인하 및 조정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수입관세 잠정 인하대상 품목은 총 787개로 전체 수출 품목(세칙세목 기준) 8294개의 9.5%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38개 품목이 추가됐다. 반면 수출관세 잠정 조정대상 품목은 총 250개로 지난해의 343개에 비해 97개 품목 감소, 수출관세 일부는 인하, 일부는 무관세에서 인상으로 변경됐다. 

소비재 하이테크 수입관세 ‘UP’ 
원자재 금속광물 수출관세 ‘DOWN’


수입관세 인하 대상의 주요 품목은 소비재와 하이테크 설비 등이다. 내년 1월부터 수입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해외 소비수요가 높은 소비재 관세가 인하된다.

모직, 면직 의류 수입관세는 기존의 16%에서 8%로 인하되고 운동화, 부츠 등 대부분 신발에도 기존 24%의 절반 수준인 12% 수입관세가 적용된다. 여행가방, 핸드백 등 가방류 수입관세는 기존 20%에서 10%로 인하된다. 최근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수입 분유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관세는 기존 20%에서 5%로 대폭 하향 조정되고 영유아 의류와 가공식품 관세도 기존 15%에서 5%로 인하된다.

고속전력자동차의 견인변류기, 촬영기기 영상모듈,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제어기 등 일부 하이테크 설비에 대한 수입관세도 인하된다. 최근 중국이 진행 중인 제조업 업그레이드에서 일부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내려 제품 단가 인하, 핵심 제품의 빠른 도입과 기술 추격 등으로 현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견인변류기(HS Code 85044099)는 10%의 관세가 3%로 인하되고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제어기(HS Code 85015300)는 12%의 관세에서 3%로 수입관세가 인하된다.

수출관세 인하 대상 주요 품목은 원자재, 금속광물, 판재 등 산업 원부자재가 대부분이다.

수출관세는 대부분 최근 공급과잉 문제를 겪고 있는 각종 금속광물, 화학제품, 펄프 등 원부자재에 대해 인하를 단행한다. 일부 오염물 및 폐기물에 대한 관세도 동시 인하된다. 수출관세는 인하와 인상을 병행하고 일부 산업 핵심 원자재(희토류 제외) 및 주요 광물 관세는 인상된다.

중국 정부가 수입관세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해외 소비 증가에 따른 구매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해외소비 U턴으로 자국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중국인의 프리미엄 소비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외 가격 차이로 해외 면세점 구매, 온라인 해외직구 등 해외 소비재 직접 구매 경향 높은 수준이다.

중국 상무부가 시계·가방·의류·술·전자제품 등 품목의 20개 고급 브랜드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중국 시장 평균가격은 홍콩 대비 45%, 미국 대비 51%, 프랑스 대비 72%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에서는 해외로 쏠리는 소비재 구매에 대한 자성과 국내 소비재 산업 경쟁력 강화, 관세 인하를 통한 국내외 가격차 합리화 등의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수출관세 인하로 과잉생산을 해결하고 수출관세 인상으로 전략자원을 보호하겠다는 속셈이다. 대표적인 수출관세 인하 품목은 광물자원으로 구리·아연·알루미늄·니켈 등이며, 대부분 현재 중국 내에서 심각한 과잉생산 혹은 가격 폭락을 겪고 있는 품목군이다.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로 알려진 벤젠 및 안티몬 또한 기존 최혜국대우(MFN) 세율 40%와 20%를 각각 완전 철폐하거나 5%로 대폭 인하된다. 수입관세는 전면 인하한데 비해, 수출관세는 품목에 따라 인하 및 인상으로 차등 조정했다. 수출관세 인하는 대외 수출물량 확대를 통한 국내 재고 소진, 과잉공급 해소가 목표다.

코트라 정진우 베이징무역관은 “중국의 수출관세 인상은 일부 전략물자 및 환경보호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크롬, 티타늄, 지르코늄 등은 산업 전반에 핵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갈탄, 요소, 펄프 등에 대한 수출관세 인상은 채굴 및 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관세와 제도를 통한 시장 구조조정

이번 수출입 관세 조정으로 과잉생산, 중복투자 및 경쟁력 상실 제조업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다. 수입관세 인하가 자국 일부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로컬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와 기술 확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또한 수출관세 인상 품목 관련 산업은 그 특성상 영세하거나 노동집약적인 기업이 많은 상황이나 환경보호 및 산업 구조조정을 목표로 수출관세 인상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재정부는 이번 관세조정 목표가 “교역의 안정적 성장 촉진, 선진기술·제품·서비스 수입 확대, 효과적 공급 증대, 자주혁신 및 산업구조 업그레이드 추진”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수입관세 인하로 관세인하 혜택을 받는 한국산 제품들은 대중 수출단가 인하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계 기준, 중국의 대한국 수입 1000만 달러가 넘는 품목은 LCD 패널, 휴대폰, 전기밥솥, 스킨케어 용품 등이 있으며 현행 6.5~10%의 관세가 2~8%까지 인하될 예정이다.

관련 제품 수출기업은 수출가격 인하에 따른 채산성 개선과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일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관세 인하 효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 견해는 다수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 효과는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입관세 인하 시 중국 내에 수입되는 각국 소비재 가격 인하 효과에 따른 경쟁과 기존 유커들의 한국 면세점 구매 패턴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화장품·선글라스·스카프 등 주요 명품의 수입 관세 인하로 미국·유럽·일본산 소비재 중국 수출 가격이 같이 하락,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실제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 화장품에 매겨지는 세금은 수입관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통과정에 증치세, 소비세 등의 세금이 상품 가격에 반영된다. 여타 세금의 동시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비용, 광고비용 등 다양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관세를 50% 수준으로 낮춰도 실제로 상품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컨대 중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화장품 단가가 100위안일 경우, 이번 관세율 인하로 낮춰진 세금(관세+증치세)은 3.51위안 정도다.

정 무역관은 “이번 잠정세율 인하 품목 중 한중 FTA 발효 2년차 관세보다 낮은 품목이 소비재 위주로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기업들은 관련 제품 수출 시 제품 HS Code에 따른 면밀한 관세인하 혜택을 점검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이번 정책은 우선 2016년 1년간 잠정세율임을 감안한 가격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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