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7 08:49

기획/ ​해운시장 연료비 효과 3분기에도 이어졌다

주요 선사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 신고
영업이익률 부정기선 컨테이너선 희비 교차

●●●올해 3분기에도 주요 해운기업들은 흑자를 이어갔다. 7~9월 세 달 실적을 발표한 12곳의 해운사 중 현대상선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한진해운을 비롯해 SK해운 대한해운 삼선로직스 등이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하락으로 외형이 뒷걸음질 쳤음에도 불구하고 흑자 성적표를 발표했다. 연료단가 하락이 선사들의 수익성에 호재가 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KSS해운 25%, 삼선로직스 16%, 폴라리스쉬핑 15%, 대한해운 13%, 팬오션 12% 등 부정기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견실한 모습을 띠었다. 이와 비교해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는 선사들은 영업이익은 냈지만 이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서항로 침체로 양대선사 실적 뒷걸음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럽항로 등 동서항로 침체의 영향으로 실적이 후퇴했다. 한진해운은 3분기에 매출액 1조9414억원 영업이익 107억원 당기순이익 612억원을 각각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액은 9%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81.6% 급감했다. 순이익은 금융수익과 외화환산이익 등 대폭적인 영업외수익 성장을 배경으로 54% 성장했다.

이로써 영업이익이 6분기 연속, 순이익이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했다. 국내 1위 선사는 비교적 운임 수준이 견실한 북미항로 비중을 지난해 50%에서 올해 55%로 확대하고 유럽항로 비중을 29.3%에서 24%로 축소하는 리스크 관리 정책으로 시황 부진의 여파를 다소 비켜갈 수 있었다. 한진해운의 누계 영업이익은 2249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321%나 급증했다.

현대상선은 매출액 1조5535억원, 영업손실 679억원, 순손실 386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손실 폭은 확대됐으며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띠었다. 컨테이너 물동량은 76만6655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만6321TEU 대비 11.5% 감소했다.

1~9월 영업이익은 -1269억원을 기록함으로써 올해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북미항로 비중이 지난해의 37.7%에서 올해 39.6%로 소폭 확대되는 데 그친 반면 유럽항로 비중은 19.5%에서 20.5%로 오히려 늘어나는 등 시황 부진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팬오션을 제치고 국내 3위 해운기업으로 도약한 SK해운은 한동안 부진했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3분기에 외형은 5039억원으로 두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개선됐다. 다만 금융비용이 42.2% 증가한 413억원에 이르러 영업이익에 비해 순이익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금융비용은 향후 SK해운의 실적에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법정관리 이후 탄탄한 수익성을 과시하고 있다. 3분기에 610억원 519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4917억원으로 26.2% 성장하며 SK해운을 바짝 추격했다. 지금과 같은 흐름대로라면 조만간 국내 3위 선사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벌크선 부문은 매출액 4677억원(39.2%↑) 영업이익 350억원(3.2%↓), 컨테이너선 부문은 매출액 1551억원(47.2%↓), 영업이익 46억원(32.4%↑)을 각각 거뒀다. 벌크선은 외형확장에, 컨테이너선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장금-흥아-폴라리스 외형순위 다툼 치열

장금상선과 폴라리스쉬핑 흥아해운은 3분기에 치열한 외형 다툼을 벌였다. 장금상선은 매출액 2371억원, 영업이익 81억원, 순이익 53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11.8%의 두자릿 수 성장을 보였지만 수익성은 과거에 비해 뒤처진 모습이다. 반면 폴라리스쉬핑은 매출액은 2122억원으로 9.5% 성장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00억원대 안팎의 결과를 만들어내며 16%대의 순탄한 성장을 이어갔다.

흥아해운은 매출액 2122억원 영업이익 22억원 순이익 52억원을 각각 신고했다. 매출액은 소폭 늘어났으며 이익률은 크게 신장했다. 이익 성장은 화학운반선 부문의 호조가 배경이다. 컨테이너선은 매출액 1788억원, 영업손실 21억원 순이익 28억원을 냈으며, 탱크선 부문은 매출액 228억원 영업이익 32억원 순이익 38억원을 거뒀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한중항로와 동남아항로의 부진으로 영업손실 폭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확대된 반면 탱크선은 이익 폭을 늘리며 회사 수익 유지에 기여했다. 3분기에 외형 기준으로 폴라리스에 뒤졌지만 누계 실적에선 여전히 폴라리스를 앞섰다.

대우로지스틱스는 같은 기간 매출액 1481억원 영업이익 122억원 순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외형과 이익 모두 개선됐으며 특히 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의 경우 운송과 창고 등 물류부문이 5.7% 뒷걸음질 친 반면 해운은 11.4%의 성장률로 회사의 전진을 이끌었다.

대한해운은 매출액 1283억원 영업이익 164억원 순이익 114억원을 발표했다. 외형과 이익 모두 동반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0%를 넘어서는 가파른 하락 폭을 보였다. 실적 감소는 예멘 내전으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의 일시적인 운항 중단과 장기수송계약의 일시적인 공백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에 신규 전용선 계약이 시작되고 LNG선도 운항 중단 기간 동안의 운임을 보상받게 되면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코퍼레이션은 해운부문에서 매출액 1171억원 영업이익 71억원 순이익 10억원을 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누계 실적에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564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법정관리에 다시 들어간 삼선로직스는 3분기에 이익률을 개선했다. 영업이익 85억원 순손실 7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5배 늘어났으며 순손실 폭은 33.7% 개선됐다. 외화환산손실 194억원 외환차손 43억원 채무손실 25억원 등이 영업이익 실현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을 낸 배경이다. 매출액은 35.1% 급감했다. 누계 실적에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가스선 강자 KSS해운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견실한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액 391억원 영업이익 99억원 순이익 83억원을 3분기에 냈다. 외형과 이익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세다. 이 선사는 매출액의 80%를 가스선 부문에서 거두고 있다. 

향후 해운시황도 불투명

앞으로도 유가가 한동안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선사들로선 운임회복 성공여부가 수익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선 원양항로 비수기 극복과 근해항로 운임회복이 관전포인트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의 국내 양대 원양선사는 비수기를 맞아 운항중단과 같은 임시대응책을 통해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에서 운임 견인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결과는 좋은 편이 아니다.

근해항로는 한일항로에서 실시한 운임회복이 성과를 보인 데다 중국정부의 해운시장 안정화 정책이 본격 가동하면서 한중항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벌크선 시장은 계절적인 성수기를 맞아 긍정적인 시각이 감지되고 있지만 고질적인 선복과잉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지난 20일 498포인트를 기록, 사상처음으로 500포인트대가 붕괴되는 참담한 상황을 연출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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