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5 11:23

“울산항, 컨테이너도 자신 있습니다”

포워더 초청 울산항 사업설명회 개최
▲ 울산항만공사(UPA) 강종열 사장

액체물류중심항만으로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는 울산항이 컨테이너부두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그간 액체화물에 집중돼있던 화물의 범위를 컨테이너로 넓히고 지역경제 발전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달 29일 울산광역시와 함께 서울 롯데호텔에서 ‘포워더 대상 울산항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포워더(국제물류기업)는 국제무역에서 화물의 운송에 관련된 업무를 취급하는 운송주선인으로서 컨테이너 물동량 유치에 있어 화주와 항만을 연결하는 키맨(Key Man) 역할을 수행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UPA 강종열 사장, 울산광역시 안환수 항만수산과장, 울산화주물류협의회 김태용 회장은 공통적으로 ‘울산 화물만큼은 울산항에서 처리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강종열 사장은 “울산항 배후부지에 많은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항이 처리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최근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화물인 컨테이너 화물의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참석 업체들의 울산항 이용을 적극 장려했다.

공 ‘컨’ 수급, 항로 다변화 등 개선 필요

울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3년간 전체물동량의 2.8% 수준에 머물러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울산항은 컨테이너 화물 39만2000TEU를 처리하며 처리 능력의 53%를 활용하는데 그쳤고, 올해는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둔화로 목표했던 40만2500TEU에 못 미치는 39만777TEU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항의 컨테이너 실적이 저조한데는 그간 액체화물에 집중해온 이유도 있지만 화주와 물류 기업들이 컨테이너 운송에 특화된 부산항으로 화물을 돌리는 현상도 한 몫 했다. UPA 이형락 물류기획팀장은 “울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동량이 120만TEU에 이를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60~70%가 부산항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아시아 수출 항로만이라도 울산항 처리 비율을 높이면 항만 활성화로 물류비도 절감돼 화주와 물류기업 모두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PA는 이날 울산항의 컨테이너부두 활성화 저해요인을 자가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해결이 시급한 것은 공컨테이너 수급 문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화주기업 관계자는 “현재 부산에서 울산으로 트럭킹을 이용해 공컨테이너를 수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외국적 카보타주(cabotage) 문제를 해결해 울산-부산·광양 간 이송이 원활하도록 노력 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공컨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얕은 수심으로 4000TEU급 이상 원양항로 선박 기항이 기피되던 현상도 울산 신항 개장 등으로 해결점을 찾고 있다. 이 팀장은 “7월 경 국내 대형선사 한 곳이 내년부터 4000TEU급 선박을 기항하기로 약속했고,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형 선박의 울산항 기항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량화물 기피현상과 부산항에 비해 높은 하역비, 대기업 한정 영업으로 인한 낮은 운임수익성 등이 지적됐다. 설명회를 찾은 한 화주 관계자는 “근해항로뿐만 아니라 중남미, 유럽 등의 원양항로 선박도 유치가 됐으면 한다”며 항로 서비스를 다양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울산화주물류협의회 김태용 회장


컨테이너 인센티브 총 ‘7억원’ 지원

UPA와 울산시는 2009년 7월부터 ‘컨테이너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각각 1.5억원 5.5억원을 배정했다. 수출입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공컨테이너를 수급하기 위해 수입 물동량을 기준으로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7억원 중 80%는 선사에게, 나머지 20%는 화주에게 지급된다. 선사의 경우 연간 수입 실적이 5만TEU를 초과하면 2천만원의 실적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팀장은 “향후 포워더 대상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도에 개장한 울산 신항 컨테이너터미널(UNCT)도 컨테이너 물동량 유치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UNCT는 4000TEU급 컨테이너 선박 접안이 가능한 수심 14m 선석을 보유하고 있고, 내년도에 컨테이너 트레인 1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장비 개선을 진행 중이다.

UNCT 소개를 맡은 박성준 운영팀장은 넓은 장치장을 신항의 장점으로 꼽았다. 박 팀장은 “신항의 일시 장치 능력은 2만TEU지만 30%만 활용되고 있어 여유가 많다. 현재 30일의 무료장치기간(프리타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규 화주에게는 더 후한 기간을 제공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센티브 등을 통한 물류비 절감만으로는 울산항의 경쟁력을 살릴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 인프라 마련 등이 우선되지 않는 한 선뜻 물동량을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물량 확보가 우선이다. 액체 화물과 자동차 부품 등 라이트 카고를 함께 집하해 공동 선복 유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다른 포워더 관계자는 “일반 공컨테이너 500개가 있어도 프렛 랙 컨테이너 한 개만 있으면 부산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하역 서비스 개선을 주문했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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