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2 09:31

기획취재/ 역직구시장, ‘한류’ 날개 달고 매년 세자릿수 성장

너도나도 중국 내 쇼핑사이트 개설
물류기업, 현지 기업과 전략적 제휴

직구, 역직구…최근 전자상거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단어를 접해봤을 것이다. ‘직구’란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상품을 해외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의 타오바오, 미국의 아마존, 이베이 등이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 할 수 있는 해외사이트이다. 이와는 반대되는 개념이 역직구이다. ‘역직구’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내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 역직구 시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그렇다면 직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외 유명 상품을 싸는 것보다 해외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구매를 하면 조금이라도 가격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국내에 없는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희소성이 있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찬스를 직구가 보장해주고 있다. 그리고 품질 면에서도 낫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평가다. 아마존에서 직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직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보다 품질이 더 좋은 느낌을 받는다”며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이 하자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직구를 통해 사야 더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역직구 시장, 중국 중심 급속도로 성장

전자상거래를 통한 역직구는 최근 5년새 50배 가까이 성장했고 최대 수출 품목은 의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29일 관세청이 발표한 전자상거래수출 동향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1년간 수출금액은 1억829만달러로 전년 동기 3259만달러 대비 232.3%가 증가했다. 이는 2010년 한해 211만 달러와 비교할 때 50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115% 이상 수출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류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역직구에 관심을 보이며 그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미주나 유럽 같은 경우 아직까지 중국에 비해 역직구족은 많지 않은 편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역직구대상국은 모두 164개국으로 최대 수출국은 4566만5000달러를 기록한 중국(42.2%)이며 다음으로 싱가포르 2286만1000달러(21.1%), 미국 1865만7000달러(17.2%)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20%대에서 올해는 40%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동남아지역 전자상거래 교역 및 물류 중심지로 점차 수출금액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품목 현황에서는 지난 1년간 의류가51.9%로 가장 많은 수출제품에 이름을 올렸고 이어 뷰티제품(20.5%), 패션용품(11.6%) 순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의류(65.6%), 뷰티제품(20.0%), 패션용품(10.7%) 순으로 집계된 반면 싱가포르는 전기기기(28.5%), 뷰티(28.1%), 생활주방(18.9%), 미국은 전기기기가 47.1%로 조사돼 나라별로 차이를 보였다. 주요 수출품목이 의류와 뷰티, 패션으로 나타난 것은 한류의 영향에 따라 중국수출이 꾸준하기 때문으로 보이고 특히 두발용품은 지난 1년간 전체수출금액 129만5000달러 중 최근 6개월 간 수출금액이 128만5000달러로 최근 들어 급성장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내 쇼핑몰 지속적으로 늘어

이러다 보니 최근 들어 중국 내 쇼핑몰 사이트를 개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온마트’를 꼽을 수 있는데 CJ제일제당의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CJ온마트’ 가 중국 역직구족을 겨냥해 중국어 사이트 ‘CJ온마트 차이나’를 지난 10월 개설했다. ‘CJ온마트 차이나’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중국인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뷰티, 피부건강 관련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사이트엔선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먹는 화장품 ‘이너비’를 비롯해, ‘BYO피부유산균 CJLP133’, 다이어트 브랜드 ‘디팻’ 등을 중심으로 총 250여 종의 CJ제일제당 상품을 취급한다. 실제로 이너비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이 대표적인 헬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자주 보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개설 초기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CJ온마트 차이나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한편, 내년 중으로 냉동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도 추가해 중국내 식품한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에는 중국 현지 물류기반도 추가로 확보해 현재 일주일 정도 걸리는 배송 기간도 5일 이내로 단축할 예정이다.


▲CJ온마트 차이나

CJ온마트 차이나는 사이트 개설 시점부터 운영 방식까지 중국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택했다. 이 외에도 중국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알리페이를 비롯한 간편 결제 방식도 도입하고 중국인이 즐겨 이용하는 PC메신저 프로그램인 QQ메신저를 이용한 1:1 고객상담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류 쇼핑몰’을 열고 본격적인 해외 역직구 시장 진출에 나선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0월27일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본사에서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성보미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 한국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류 쇼핑몰’ 오픈식을 갖고 성공적인 쇼핑몰 운영과 지속적인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11월1일 문을 여는 한류 쇼핑몰 ‘여의주’는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카드를 소지한 중국인들이 한국 방문 없이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한류 관련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특화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상품 세부 설명까지 중국어로 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공산품과 특산품 ▲한류 관련 다양한 문화 콘텐츠 상품 ▲물품 통관 대행과 배송이 일원화된 물류 체계 ▲신속한 고객 응대를 위한 실시간 채팅 상담 환경을 구축해 중국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PC는 물론 모바일에서도 결제 가능한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의 최신 온라인·모바일 통합 결제 시스템(UPOP 5.0 버전)을 적용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쇼핑몰에서 검색 및 구매 가능한 상품은 ▲공연 티켓, 한류 스타 화보, 영화 및 드라마 PPL 상품 등 ‘한류 상품’ ▲화장품, 의류 등 ‘공산품’ ▲건강식품 등 ‘지역 특산물’ ▲’국내 여행 및 숙박 상품’ 등 약 1만6000여종이며, 향후 한류 관련 문화 콘텐츠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상품 구성에서부터 결제 및 배송 체계에 이르기까지 기존 중국인 대상 역직구 쇼핑몰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중국어 쇼핑, 현관 앞 배송’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중국인 대상 역직구 쇼핑몰에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외국인 고객 대상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 밝혔다.

물류업계 역시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역직구 시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물류기업은 중국 시장을 가장 큰 시장으로 판단, 중국 내 현지 업체들과 업무를 제휴하며 대응책을 세워가고 있다. 

CJ대한통운, 전략적 제휴 · 인프라 확충 힘써 

CJ대한통운은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해외에서 한국 상품들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역직구 물량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업무제휴와 인프라 확충 등에 힘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인천공항 내에 자체 특송통관장을 두고 국내로 반입되는 아이허브, 아마존 등 해외 직구 사이트, 몰테일과 같은 배송대행 업체 특송화물들의 통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중국 2위 택배사인 위엔퉁과 글로벌 사업 협력에 대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해 국제특송 부문에서 한국에서는 CJ대한통운이, 중국에서는 위엔퉁이 각각 업무를 맡는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며 베트남 2위 업체인 비에텔 포스트와도 같은 업무제휴를 맺었다. 


▲특송장 수출입 업무를 하고 있는 CJ대한통운 직원들

위엔퉁이나 비에텔 포스트 모두 각국에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업체들이어서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으며, CJ대한통운 역시 국내 1위 택배사로서 국내에서의 신뢰도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 국내외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중국 택배사인 위엔퉁과 ‘한-중 간 국제특송 전세기 취항 기념식’ 행사를 가졌다. 이 전세기는 중국 대형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중 간 전자상거래 특송 화물을 주로 운송하며 CJ대한통운은 한국에서의 업무를 맡게 됐다. 

이와 함께 인프라도 확충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증가하는 해외직구와 역직구 물량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인천공항 특송통관장 시설을 30% 가량 확장하고 인력을 추가로 투입했다. 

한편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의 역직구 현상에 대해 “한류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한류 캐릭터 상품, 관련의류 등은 해외 현지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오히려 한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것. 화장품 역시 한류의 수혜를 입은 상품으로 우리나라 중저가 브랜드가 현지에서 고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유럽, 호주, 캐나다, 러시아, 남미, 중동지역에서의 역직구도 크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한진, 중국 내 물류기업과 ‘손잡아’

한편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 역직구에 대해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이 천천히 전략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역직구에 대한 자체 견해를 내놨다. 현대로지스틱스 국제 특송 업무 담당자는 “현재 주변에서 ‘직구와 역직구를 물류업계의 향후 성장 동력이다’고 말하고들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은 아니나 아직은 구체화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라는 가정 하에 역직구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내 통관 업무인데 이 부분이 잘 해결돼야 역직구가 활성화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내 통관규제의 상황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우 역직구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중국의 상황을 살피면서 역직구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한국에이전트인 차이니아오와 계약을 이미 마친 상태다. 또 중국내 물류파트너를 선정해 역직구 물량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로지스틱스는 알리바바 그룹 물류사인 차이니아오의 한국 파트너인 아이씨비(icbnet.co.kr)와 손잡고 한국기업들에게 한국 발 중국 역직구 물류서비스를 3월25일부터 개시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아이씨비와 물류업무계약을 단독 체결하고 중국 역직구 물류서비스에서 국내의 운송, 창고운영, 통관, 항공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 내 차이니아오 보세창고까지 배송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티몰글로벌’과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알리페이’ 입점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전 지역으로 수출되는 역직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내 통관과 배송은 알리바바 차이니아오에서 진행하게 된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대형 온라인몰의 국제특송을 맡고 있는 한진은 최근 직구 및 역직구가 활성화되면서 대형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업무협약을 계획하고 있다.

또 다양한 해외물류업체와 제휴를 통해 양국 간 전자상거래 국제특송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한진 관계자는 “당사는 그룹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육해공 융·복합 서비스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직구 및 역직구와 관련된 창고보관, 유통가공, 국제특송 등의 업무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물류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다”고 전했다.

향후 역직구 시장 전망에 대해선 “중국에서 역직구가 성행하면서 중국행 물량 성장세가 뚜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물류업체는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의 물류기업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가 간 전자상거래 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발 역직구 물량도 동반성장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국내 물류업계는 DHL, 페덱스 등의 글로벌 특송기업이나 우체국 EMS와 비교해 준비가 덜 돼있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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