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직원 근무기간
인천국제공항이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변재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인천국제공항 2014년 항공보안 불시점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의 다이나마이트 및 은닉칼 등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보안 불시평가는 항공보안법 제33조에 따라 수립된 ‘국가항공보안 수준관리지침’에 따라 시행되며, 보안대책 및 통제절차 수행 능력 등을 불시에 확인하는 것이다.
국토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3월 12일 상주직원 통로 휴대물품 모의폭발 엑스레이 판독에서 실패했고, 지난 4월 24일 모의 폭발물, 위해물품 적발능력, 비정상상황 대응체계 및 보호구역 출입통제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2014년에 실시한 항공보안 불시평가에 두 차례 모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2013년 공개한 ‘인적요인이 항공 보안검색 미치는 영향 및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보안은 경력자가 많이 필요하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직무’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채용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안업무가 외주용역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 보안용역소속직원 1091명 중 절반(45%)에 해당하는 490명의 직원은 근속년수가 2년 이하의 신입직원으로 숙련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변 의원은 “공항 안전강화를 위해 안전과 관련이 있는 소방, 보안, 폭발물처리 등과 같은 업무는 공항공사가 직접고용 및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입증 부정사용 111건 달해
인천공항 출입증 부정사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변재일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인천공항 출입증 부정사용은 111건, 분실율은 1242건에 달했다.
출입증은 공항에 상주하는 기관과 항공사, 업체 소속직원 가운데 보호구역에서 3개월 이상 근무한 사람은 보안심사를 거쳐 출입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출입증을 발급 받아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인천공항에서 출입증을 부정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는 111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허가받지 않은 구역으로 출입이 56건으로 가장 많았고 ▲타인의 출입증 사용 37건 ▲면세품 반출시도를 위한 부정사용 10건 ▲기타 사용 6건 ▲기기만료 출입증 사용이 1건으로 조사됐다.
또한 2012년부터 2015년 7월 현재까지 1242개의 출입증이 분실돼 연평균 337개의 인천공항 보안구역 출입증이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 의원은 “공항은 테러나 밀수 등의 강력범죄에 항상 노출돼 있어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천공항공사는 출입증 부정사용을 예방하기 위해 더 실질적이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인천공항 국적사 '편애'에 환승여객 감소
인천공항이 지나치게 대형항공사에 의존한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국토교통위원회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지난해 환승여객 수는 669만4522명으로 2013년 702만8918명 대비 4.8% 감소했다. 환승율 또한 23.0%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인천공항 환승객 추이
인천공항공사 측은 환승객 감소의 원인으로 중국과 일본, 중동의 경쟁공항의 환승수요 흡수 등을 꼽았으나, 천정배 의원실의 분석 결과 가장 큰 원인은 대한항공의 실적 부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천정배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환승여객 공급좌석은 2013년의 533만명에서 2014년 490만명으로 43만명 감소했다. 이는 인천공항 환승객 감소분 46만명의 93%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의 환승객 실적 감소가 지나친 국적사 의존에 기인한 탓이다.
천정배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인천공항을 운항한 124만4954건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운항 건수가 69만9213건에 달해, 전체 운항의 56.2%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나리타공항의 경우 국적사의 운항 비율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의 국적사 편애로 인해 외항사의 운항실적은 타 경쟁공항에 비해 매우 초라한 형편이다. 2015년 8월 말 현재 인천공항에 취항 중인 80개 외항사의 주당 총 운항수가 977회로 집계된 가운데, 중국의 남방항공, 동방항공의 2개사가 주당 208회의 운항으로 최대 고객으로 떠오른 반면, 유임승객 거리 기준 5위 안의 메이저항공사 4곳의 운항 횟수는 고작 48회에 불과해 8월 기준 점유율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연도별 운항횟수와 비율
인천공항공사 측은 “타 공항 대비 국적사 의존도가 높긴 하지만 확실한 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부정적인 면만 볼 것은 아니며, 올해 환승객 수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해 작년보다는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정배 의원은 “인천공항이 양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나, 외항사 운항이나 환승율 등 질적인 좌표에서는 10년 전에 비해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며 “국내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친 국적사 편향에서 탈피해 성장하는 저가항공의 수요를 선점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건비 초과집행하고 외주용역은 확대
총인건비를 초과집행하고 외주용역을 확대하는 구조도 비판거리다.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인천국제공항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급과 복리수행비 등이 포함된 액수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평균 임근 총액은 8001만6000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획재정부 알리오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이 인천공항공사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공항공사의 총인건비는 170억원 가량 초과집행됐다. 강 의원은 기재부 ‘공기업 준정부기관 예산지침’을 근거로 2006년도 기본급을 재산정해 적용했다.
강동원 의원은 "직·간접적으로 재정이 투입되는 공기업 방만경영이 지속된다면 결국 국민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며 "상식밖으로 과도한 공사 보수와 복리후생비를 조속히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정규직원은 1032명, 외주용역 비정규직은 6469명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6배 가량 넘어서는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외주용역 분야를 2011년 39개에서 올해 45개 분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11년 39개 분야 5960명이던 외주용역은 2015년 8월 기준 45개 분야 6469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용역금애고 2903억원에서 342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윤석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과 정규직은 억대 연봉과 각종 복리후생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지적을 받고도 오히려 외주용역 비정규직을 확대한 것은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고 비난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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