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2 14:07

기획/ 몸집 키우기 경쟁 정기선 시장 ‘성수기에도 울상’

6월 GRI 벌써부터 실패 예상
선사들 얼라이언스 통해 점유율 넓히기 몰두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원양항로가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초대형 선박들의 데뷔 무대인 유럽항로는 선복량 증가로 그 침체의 폭이 매우 깊다. 선사들은 운임인상(GRI)을 통해 어떻게든 운임을 끌어올리려 하나 6월에도 운임회복 실패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선복량 증가에서 시작된 시황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기 선사들은 제각기 고민에 빠졌다. 얼라이언스를 통한 공동운항으로 선복을 채우려 하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하반기부터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먹구름이 가득하다.

GRI 실패의 만성화에 빠진 원양항로

지난 4월 중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0달러대를 찍으며 최악의 시장상황을 맞이했던 유럽항로는 정기 선사들의 운임 끌어올리기로 잠시나마 빛을 보는 듯 했다. 선사들이 TEU당 700~1000달러의 운임 인상을 적용해 5월 첫째 주에는 800달러대까지 운임 회복을 이뤘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못가 다시 운임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북유럽 운임은 TEU당 5월8일자 861달러에서 5월15일 658달러로 203달러 하락했다. 상하이-지중해 노선의 운임은 5월8일 1003달러에서 5월15일 776달러로 227달러 하락했다. 오는 6월1일 TEU당 700달러에서 1000달러의 GRI가 예정돼 있지만 사실상 운임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럽항로를 취항하는 정기선사 관계자는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운임이 오를 기미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간운송계약(SC)의 마무리로 분주한 북미항로 역시 운임 하락세를 겪고 있다. 상하이-북미서안의 운임은 5월8일 40피트컨테이너(FEU)당 1647달러에서 15일 1519달러로 128달러 하락했다.

서부 항만 적체로 반사 효과를 누렸던 북미동안은 서부 항만이 정상화되자 운임 약세를 겪고 있다. 상하이-북미동안의 운임은 5월8일 3310달러에서 일주일 후에는 3215달러로 95달러 떨어졌다.

올 초까지 서부항만 적체로 골머리를 앓은 정기 선사들은 북미 동안 신규 취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5월말까지 신설될 서비스 수는 1월에 비해 4루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또 다른 선복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중남미항로와 호주항로는 끝없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남미동안의 불황은 남미서안과 카리브해로 번졌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브라질 산투스의 운임은 TEU당 5월8일 796달러에서 15일 642달러로 154달러 하락했다. 올해 들어 매달 GRI를 시도하며 운임을 끌어올리려 했던 선사들은 6월의 경우 GRI를 계획조차 하지 않았다.

호주항로 역시 7월까지는 별다른 운임인상 시도에 나서지 않는다. 6월까지 예정된 비수기 프로그램 연장 여부도 운임상승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백지화된 상태다. 상하이-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노선의 운임은 5월15일 GRI의 영향으로 TEU당 499달러로 지난주보다 84달러 상승했다. 다소 오르긴 했으나 정기선사 관계자들은 GRI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선복 증가 앞엔 얼라이언스도 ‘무용지물’

중국 경제의 부진과 정기선사들의 1만9000TEU급 선박 투입은 정기선 시장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GDP 증가율은 7%로 나타났다. 이는 극심한 불황기였던 지난 2009년 1분기 6.6% 이후 최저치이다. 중국 물동량은 아시아발 물량의 70~80%를 차지한다. 정기선사가 중국경기 침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1만9000TEU급 선박이 잇달아 기항하고 있으며 정기선사들은 2만TEU급 선박을 비롯한 초대형선 확보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차이나쉬핑이 지난 4월 다섯번째 1만9000TEU급 선박을 인도받아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운항하고 있으며 UASC 역시 1만8800TEU급 신조선 <바르잔>호를 운항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MSC가 현존하는 최대 선박인 1만9224TEU급 호를 인도받았다. 또 OOCL, MOL, CMA CGM, 머스크라인 등이 2만TEU급 선박 발주에 나서며 정기 선사들은 대형선 확보 경쟁에 너나없이 뛰어들고 있다. 선박의 크기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규모의 경제’의 논리가 정기선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정기 선사들의 초대형 선박 운항은 운임 하락의 결정적 원인이다. 영국 컨테이너 트레이드 스터티스틱스(CTS)의 집계에 따르면 2월 유럽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동월 대비 32% 증가한 117만 TEU를 기록했다. 2월 물동량은 월별 처리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누적치도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해 호조를 보였다. 물동량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것을 볼 때 현재 시황 침체의 원인은 선사들의 대형선 투입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선사들은 대형 선박을 채우기 위해 얼라이언스를 통한 공동 운항에 나섰다. 그러나 얼라이언스를 통한 공동운항도 초대형 선박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5월 셋째주 유럽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의 소석률(선복 대비 적재율)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로 상당히 저조하다.

지난해 동서항로에는 네 개의 얼라이언스가 탄생했다.  북유럽 항로에서 40%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는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은 유럽 항로를 선두하는 선사들로 자리매김했다. 선복량 기준 세계3위 선사인 CMA CGM은 1만8000TEU급 선박을 확보해 둔 차이나쉬핑, UASC와 제휴를 맺었다. O3는 아직 어떤 얼라이언스에도 속하지 않은 독일선사 함부르크수드와 협력을 강화해 동서항로와 남북항로 모두 점유율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G6와 CKYHE는 북미 동안을 중심으로 루트를 늘려 지난해 서안 항만 적체로 발생한 손해를 다신 겪지 않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정기선사들 모두 타 선사와의 공동운항, 서비스 신설을 통해 최대한 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연이어 호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선복량 기준 컨테이너선사 1위인 머스크라인의 성공 비결은 일찌감치 대형 선박 발주,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점유율 향상에 있다. 타 선사들 역시 머스크를 벤치마킹해 선대와 수송 루트 규모를 키우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몸집을 키워 정기선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파워를 갖겠다는 속내다.

얼라이언스 결성 후 어려워진 점도 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얼라이언스 멤버들과의 경쟁으로 한층 더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침체된 시황 속에 서비스가 동일해지면서 화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통상적 운임보다 더 낮은 저운임을 제시하는 일부 선사들도 골칫거리다.
얼라이언스로 인한 부작용은 지난 북미 서부 항만 적체 때 절정에 달했다. 영국 해운 전문 언론 컨테이너라이제이션 인터내셔널(CI)의 보도에 따르면 공동운항을 통해 선사 간 서비스가 동일해지면서 서부항만 적체가 더 심화됐다. 여기다 대형 선박으로 수송된 물량이 한꺼번에 양하되면서 적체에 불을 붙였다. 해상 적체는 해결됐지만 북미 내륙 운송은 아직까지 적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유가하락으로 간신히 버텼으나…

올해 1분기 정기선사들은 비교적 향상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머스크라인의 1분기 영업이익은 7억36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46.3% 증가했다. CMA CGM의 영업이익은 4억6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무려 218% 성장했다. 하파그로이드 또한 영업이익 1억6000만유로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적선사들 역시 향상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부문의 선전으로 5년만에 영업이익 42억원을 달성했다. 한진해운 역시 15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정기선사들은 1분기 실적 향상의 원인으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를 들고 있다. 선박 연료유인 벙커C유는 2월 기준 톤당 300달러로 지난해 600달러에 비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실적 호조를 일군 원인은 정기선 시장이 호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유가 하락에 따른 내부적 비용 절감 때문이라는 것. 정기선사 관계자는 “그나마 유가가 떨어져 현재와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원양항로 시황이 모두 침체된 상황에서 유가마저 떨어지지 않았다면 정기선사들은 큰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 말했다.

1만9000TEU급에 이어 2만TEU급 선박 발주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기선사들이 최대한 운임 유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블랭크 세일링(임시 휴항)을 통한 선복 조절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얼라이언스 내부에서 선사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선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개 속을 지나고 있는 정기선 시장의 고민을 풀 수 있는 해법은 선사들이 초대형선박 발주와 점유율 늘리기를 잠깐 멈추고 숨을 고르는 방법 밖에 없다. 과한 몸집 늘리기 경쟁은 결국 자멸을 불러오게 된다. 독점을 꿈꾸다간 더 큰 불황을 만날 수도 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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