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유휴부두 1단계 3·4번(5만t급 2개) 선석의 활용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1단계 두개 선석은 비어있는 상태다. 한진해운이 부두운영사로 컨테이너화물을 처리했지만 계약연장을 하지 않으며 유휴부두로 남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부두운영사 모집을 두 차례 진행했지만 운영사를 찾지 못했다. 노후된 하역장비 등 항만생산성이 높지 않은 것과 물량 확보의 어려움 등이 운영사 모집에 실패한 이유로 알려졌다.
3·4번 선석, 다목적 부두로 활용
YGPA는 비어있는 3·4번 선석(5만t급)을 다목적부두로 전환해 화물 처리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YGPA는 해양수산부와 다목적부두 용도변경과 관련해 의견을 조율 중이다. 다목적부두 활용 방안이 확정되면 부두운영사 선정을 거쳐 늦어도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게 YGPA 측의 설명이다.
3·4번 선석을 다목적부두로 전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광양항에서 처리되는 자동차 물량의 급증이다. 최근 광양항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자동차 물량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40만대를 돌파한 이후, 2014년에는 두 배인 81만대를 처리했으며 올해는 100만대 이상을 목표로 할 만큼 광양항에서 자동차는 중요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궤를 같이해 광양항은 자동차 화물을 평택과 울산에 이어 전국 항만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이 처리했다. 국내 주요 자동차 기업의 해외 수출 전략으로 자동차 처리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YGPA는 다목적부두로 사용이 확정되면 물량 추이를 지켜본 후 컨테이너부두로 쓸지, 활용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GPA 관계자는 “다목적부두시설은 컨테이너 기능을 해치지 않는 상태에서 활용이 가능해 큰 장점이 있다”며 “향후 물량 추이를 지켜본 이후 활용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광양항 현지에선 여유가 있는 컨테이너부두를 일반부두나 다목적부두로 기능전환하는 전략이 일반부두 과잉공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올바른 활용방안이 나와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광양항의 일반부두 시설과잉은 지난 2013년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광양항에 대해 일반부두 시설이 과잉 상태인데도 YGPA가 추가로 다목적부두 건설을 추진해 일반부두 과잉 공급으로 부두간 물동량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2013년 컨테이너 1단계 1·2번(5만t급 2개) 선석을 일반부두로 전환해 하역업을 해오고 있는 세방의 월별 처리실적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달 30만t 이상의 벌크화물을 처리해야 하지만 절반 수준의 실적을 거두지 못하는 달이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앞으로 창고와 건물투자비 등 고정비 지출이 늘어날텐데 물량 실적도 좋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어있는 3·4번 선석에 대해 올바른 활용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광양항 대한통운 컨테이너터미널에 설치된 24열 크레인 |
대형 갠트리크레인 확보, 올해 중점사업에 포함
광양항 1단계 3~4번 선석이 유휴부두로 남게 된 또다른 원인은 열악한 항만 인프라에서 비롯된다. 수심은 평균 16~17m로 대형선이 입항하기에 큰 문제가 없지만 생산성 저하를 야기하는 높은 열수의 갠트리크레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광양항에는 1만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 중이다. 지난 2013년부터 3-1단계 대한통운터미널을 입항하고 있는 머스크 소속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하고 있는 터미널은 광양항에서 24열 크레인이 유일하게 설치된 3-1단계 대한통운터미널이다. 광양항에 현재 설치·운용되고 있는 24열 크레인은 단 1기에 불과하다. 24열 크레인을 47기나 확보하고 있는 부산항과 비교해 볼때 대형 하역장비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갠트리크레인 능력 한계로 올해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의 물량 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광양시는 YGPA,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등 기관장들의 모임인 광양만권발전협의회에서 합의된 컨테이너 크레인 교체 내용을 토대로 청와대, 국무총리실,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에 각각 공동명의의 건의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에서 360억원(3기)이 반영됐으나 국회 예결위 심사에서 미반영되며 크레인 확보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승인을 받아도 예산 반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크레인 도입이 쉽지 않다”며 토로했다.
올해도 YGPA는 24열 갠트리크레인의 확보를 위해 2016년 정부 예산에 포함시키겠다는 심산이다.
광양항 현지 업계 역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대부분 인도되는 2016~2017년 전에 대형 크레인을 설치해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조선소에 대형 갠트리크레인을 발주하면 약 1년의 시간이 제작기간이 소요된다. 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배치하기 이전에 광양항에 미리 24열 크레인을 도입하자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항만을 기항지로 정하기 전에 중요하게 검토하는 것이 항만 생산성인데, 그 중 대형 갠트리크레인이 유무에 따라서 기항 여부가 결정난다”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시점 이전에 크레인 설치가 완료돼야한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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