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4 11:21

​먹구름 낀 철도수송, 인재양성이 답이다

물류교육현장을 찾아서/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
한국철도공사, 물류기획 및 마케팅 능력 키워야

지난해 철도 컨테이너 수송 실적이 1년 내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도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94만4693개로 2013년 109만7492TEU와 비교해 13.9% 감소했다. 

운송체계가 변하면서 운임할인이 대폭 감소한 점도 철도수송 감소를 거들었다. 사유화차 할인을 제외한 기존에 시행되던 탄력운임제 등 각종 할인은 열차 단위 계약 할인으로 통합돼 업체들 입장에서는 기존 할인율이 사라져버린 꼴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철도 컨테이너 수송에서 호성적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철도 수송률을 줄여도 기존보다 철도운송비용은 더 늘어나 철도수송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철도 운송업체들이 육상운송 화물을 끌어 모아 철도에 싣던 모습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교통대학교 우정욱 교수는 철도수송이 지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영자 위주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철도공사의 물류 기획 및 마케팅 능력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수동적인 자세에 머물러 있다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 수요의 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운영체제를 전환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필수적인 부분이다.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는 국내 최초로 철도경영 및 물류전공과정을 개설한 철도 분야의 특화된 학과로서 졸업생들은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철도관련산업체의 정책·경영·역무·물류 등의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이 학과를 직접 방문해 철도시장 및 학과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철도공사 물류 기획 및 마케팅 능력 제고 필요"
인터뷰/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 우정욱 교수


Q 본지 독자들에게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를 소개해 달라.

최근 경제활동의 글로벌화, 정보화 등 대내외적인 교육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철도구조개혁, 고속철도개통, 대륙철도의 연결가능성, 기업의 통합물류관리진전 등으로 철도수송의 역할비중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는 한국철도산업의 경영·물류·정책 등의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핵심적 전문경영인의 양성을 위해 국내 최초 철도경영·물류전공과정을 개설한 철도 분야의 특성화된 학과다. 저희는 철도산업의 운영관리 및 철도물류관리 중심의 고도의 전문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전체 철도산업이라는 큰 틀 속에 철도운송시장이 처해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각과 문제해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Q 철도경영물류학과의 교육 커리큘럼이 궁금하다.

철도경영물류학과에서는 학생들이 졸업 후 철도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공기초에서는 기존의 경제학에서 중요시해 온 시장을 규정짓는 요소, 즉 철도운수산업이 독점시장에서 과점시장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서 시장조직, 서비스 운임, 시장진입규제와 같은 시장분석에 필요한 요소를 교육한다. 이와 함께 서비스 생산과 운영, 철도화물운송론, 철도물류정보 등 철도물류관리를 위한 학문적 기초를 다지고 있다. 심화과정에서는 교통계획과 관련 지어 철도 수요 분석에서 교통수요관리, 철도교통 및 물류시설의 계획, 설계, 운영방안에 이르는 철도수송시스템을 계획하고 첨단정보기술을 활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이 구성돼 있다. 또한 강의를 통해 습득한 이론을 철도 관련기관 및 산업체에서의 실제 체험을 통해 직무수행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산학연계학도 마련해 놓고 있다. 
  
Q 학생들의 주요 진출분야는?

철도경영물류학과의 졸업생들은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각 지역의 지하철 공사 및 경전철 주식회사, 철도 및 물류 관련 기관·산업체 외 일반 산업체, 금융회사, 정부기관 등에 진출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Q 교수님만의 교수법이 있다면?

저만의 특별한 교수법은 없다. 다만 저는 일방적인 지식의 주입 보다는 학생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즉 얼마나 많이 가르쳤는지 보다는 학생들이 얼마나 알게 됐고, 그것을 자신의 말로써 표현해 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체적인 학습과 표현은 단번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걸음씩 나아가기 위해서 단계별 발표시간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아주 쉬운 과제에 대해 스스로 조사해서 발표·토론하는 과정을 가지게 함으로써 성취감을 맛보게 하니 그것이 동기부여가 돼 그 다음 단계의 과제는 더욱 열심히 조사하고 고민해서 발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학습 환경 조성을 통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평소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요즘에는 학교업무와 강의, 외부평가 등으로 시간에 쫓겨 생활을 하다 보니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이 없어 미안할 따름이다. 그러나 학생들과의 함께하는 행사에는 가능한 한 참석하려고 하고 있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학생과의 면담이나 진로상담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최근 광주·여수 방면 KTX가 호남고속선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그동안 서대전 KTX 존치를 둘러싸고 논란과 지역갈등을 거듭했던 호남고속선 개통에 따른 호남지역 KTX 운행계획이 광주(목포), 여수 방면 KTX는 모두 고속선을 이용하고, 이와는 별개로 기존 호남선을 통해 서대전 경유 논산·익산 구간을 운행하는 KTX를 18회/일 증편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오는 4월부터는 주말기준 광주(송정)·목포 방면 KTX는 현재 44회에서 4회가 증가된 48회가 운행되고 여수 방면 KTX는 오송∼익산 구간 호남고속선을 이용하며 현재 18회에서 2회가 증가된 20회가 운행될 예정이다. 또한 대전·충남권 이동 편의를 위해 용산-광주간 ITX 새마을을 2회/일 증편된다. 이 같은 결정에는 호남권과 충청권의 요구가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남권과 수도권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고 지역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들겠다던 호남고속철 건설 취지에 비춰볼 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호남고속선이 신설됨에도 불구하고 호남과 수도권 간 운행시간만 단축되었을 뿐 직통 운행편수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해 대전-광주 구간은 오히려 운행시간이 늘어나고 익산 아래의 호남구간 이용객들은 환승의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문제가 초래된다. 또한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운행편수와 이용객들의 환승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일반 열차의 증편까지 예정돼 있어 예상 이용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경우 코레일의 재정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고속철도의 최대 장점인 빠른 속도에 접근성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철도의 경쟁력은 높아지지 않는다. 당분간은 호남고속철 개통 이후의 이용 추이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철도의 사회적 기능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고속철도의 건설 취지를 다시금 새겨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Q 지난해 철도 컨테이너 수송 실적이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철도 컨테이너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철도 컨테이너 수송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에는 코레일이 재정적자 부담을 감소하기 위해 기존에 경부구간에서만 운영해 오던 블록트레인을 모든 선구로 확대 적용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블록트레인은 출발역에서 도착역까지 직통으로 운행하는 열차의 운행형태로서 화물량이 충분하고, 조차장이 충분하지 않은 구간의 화물을 효율적이면서 수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수송방식이다. 블록트레인 수송 특성상 수송량의 증감에 관계없이 계약에서 정해놓은 수송횟수만큼 운임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물동량 감소 시 운송사들의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 철도 선구 중에서 블랙트레인 운영이 가능할 정도의 컨테이너 화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철도 컨테이너 수송의 주요 수요처인 경부구간 뿐이다. 그 외 선구에서는 철도 이용과 동시에 적자를 보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운송사의 입장에서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누구보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코레일이 왜 이러한 운영 방책을 적용했는가 하는 것이다. 철도운송의 경우, 운송 2일전까지 운송의뢰를 해야지만 화차의 수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운송물량의 증감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어려운 문제를 지니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철도 컨테이너 수송은 환적 및 상하역 시간과 비용 등의 문제, 장비부족 등 많은 부분에서 근원적인 문제점들 인해 수송비중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철도 컨테이너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원부족과 여객위주의 화물열차 다이야가 편성돼 있는 한 캐퍼시티의 대폭적인 향상과 플렉시블한 운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철도공사 자체적으로도 운영자 위주의 현재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체계의 구축을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철도수송이 지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점의 해결과 병행하여 고객층을 판별해 수송요구사항을 추출하고 차별적인 접근을 통한 이용촉진을 도모하는 적극적인 운영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공사의 물류 기획 및 마케팅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동적인 자세에 머물러 있어서는 이용수요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없다. 신규 수요의 창출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의 운영체제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인터뷰/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 강수경 학생
"고객관점에서의 서비스 필요"


Q 철도경영물류학과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원서를 쓸 무렵 한국철도대학과 충주대학교가 통합돼 한국교통대학교가 출범했다. 평소 경영학과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직업의 선택이 넓은 일반 경영학과보다 특성화된 과에 가는 것이 진로를 결정하기에 좋고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해 철도경영물류학과를 지원했다. 

Q 학과 교육 커리큘럼에 만족하는 편인가?

철도, 경영, 물류 각 분야에 대한 과목이 체계적으로 개설돼 있어 만족도가 높다. 물류의 경우 국제물류론, 보관하역론 등의 과목이 개설돼 조금 더 수월하게 물류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Q 졸업 후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는?

한국철도공사나 서울메트로 또는 각 지역 지하철공사에 지원해 볼 생각이다. 또한 물류를 전공했으므로 물류관련기업에도 관심이 있다. 취직을 한 뒤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철도, 물류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Q 학생입장에서 국내 철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철도를 이용한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철도공사의 경우 V트레인, O트레인, S트레인, DMZ열차 등 철도와 관광을 연계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사람과 물건을 이동시키는 철도 고유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관광, 부대사업 개발 등 철도와 연계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함으로써 사람들의 철도 이용률을 높여 철도산업이 발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예비 대학생들에게 한국교통대학교 철도경영물류학과를 소개해 달라.

철도경영물류학과는 한국철도대학의 경영정보과와 운수경영과가 통합된 학과로서 한국교통대학교 철도대학에서 유일한 문과계열의 학과다.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은 아주 우수하며 교통대학 전체에서 수석입학자를 배출하는 등 수준 높은 학과다. 철도, 경영, 물류 세 가지 전공을 폭넓게 공부할 수 있으며, 철도대학의 많은 선배 분들이 철도관련기업에서 일하고 있어 타 대학과 비교해 취직정보를 얻기에 수월한 장점이 있다. 

Q 철도수송의 장점과 물동량 창출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철도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수송할 경우 화물차에 비해 대량으로 물건을 수송할 수 있고, 정시성의 효과가 있다. 친환경 수송도 가능하다. 다만 철도화물은 수송 일정이 미리 정해져 있어 화주의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량 유치를 위해 할인율을 도입하고 화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

물류를 공부하면서 느낀 생각은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물류가 발달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앞으로 물류에 대한 고급인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물류산업의 전망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호남선 KTX의 개통을 앞둔 철도물류의 발전 역시 앞으로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세를 봤을 때, 철도경영물류학과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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