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9 10:03

커버스토리/ 교통안전공단 오영태 이사장

물류산업, 한 단계 도약 위해 ‘안전’ 확보해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녹색물류 확산위해 적극 나설 것
배려와 소통 없는 조직은 불행한 조직
 
아주대학교 교통ITS대학원 오영태 원장이 지난해 10월29일 제15대 교통안전공단 오영태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오영태 이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폴리테크닉대학교에서 교통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연구실장을 거쳐 대한교통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국가 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주요 국가교통정책의 수립·시행에 기여해왔다. 명실상부한 교통안전 전문가인 오영태 이사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는 일생동안 학계에서 교통 분야를 연구하며 후진 양성과 지역발전 및 정부의 주요 정책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증진을 위해서 힘써왔습니다. 특히 선진국 수준의 경제규모에 비해 교통안전수준이 취약해 선진국보다 높은 교통사고 사망자 사고율 등 사회적 손실이 과다한 점을 평소에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쌓아온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 달성이라는 공단의 비전을 조기에 실현하며,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단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들과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통안전공단 내실화에 주력
 
Q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공단에서 역점을 두는 사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공단은 올해 교통사고 및 사망자 감소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교통안전사업 내실화, 미래성장동력 확충, 직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집중 투자할 예정입니다. 특히 공단 본연의 설립목적에 맞춰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교통안전 사업을 내실화하는데 공단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지금까지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OECD국가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는 교통안전 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해 교통안전 선진국 진입을 위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우리 공단도 교통안전 선진화 국정과제 추진에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용자동차 분야의 교통사고 및 사망자 감소를 위해 기존 홍보 및 캠페인 위주의 교통사고 예방활동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일례로 운수회사 1000개를 선정해 선진국 수준의 집중적 안전관리를 시행하고, 지역거점인 지역본부 및 지사의 교통안전사업 실효성 확보를 위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특화사업을 집중 전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운행기록을 활용한 사고위험 운전자 심층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교통안전체험교육을 확대해 인적요인에 의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ICT융합을 적용해 자동차온라인등록, 자동차일관압류 해제납부, 자동차토털이력 서비스 고도화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에도 집중 투자할 예정입니다.
 
Q 취임사를 통해 공공기관의 CEO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 세 가지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소통과 배려가 넘치는 일할 맛 나는 경영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통과 배려가 부족한 조직의 구성원은 결코 행복할 수 없고,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조직 또한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조직과 자신의 일을 사랑할 수 있도록 소통과 배려가 넘쳐나는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이 경영자의 가장 큰 덕목입니다.
 
두 번째는 끊임없이 변화와 창조적 혁신에 능동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뒤처지는 사고와 업무처리 방식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노키아 휴대폰과 일본의 가전제품 기업들의 몰락, 그리고 이와 대조적인 애플의 눈부신 성장을 보십시오. 늘 새로운 변화를 지향하고 누구도 개척하지 못한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창조적 혁신을 통해 그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갈 때 성공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청렴하고 투명한 경영이 필요합니다. 청렴은 모든 경영자들이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청렴한 조직은 결코 녹슬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은 국민의 신뢰에 근간을 두기 때문에 청렴하고 투명한 행정이야 말로 조직을 지탱하는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직원들과 어떤 형태로 소통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취임한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국회 등 대외일정이 많아 직원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했지만,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부임 후 공단 전통에 따라 ‘FINE Stage’라는 이사장과 직원 간 대화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자리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이사장에 대한 개인사부터 경영철학까지 다양한 지문을 묻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전국 각지의 자동차검사소를 중심으로 전국 지역본부, 지사 등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할 점을 찾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고객이 많은 서울과 경인지역을 우선적으로 방문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에 다른 지역도 찾아갈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은 ‘CEO 핫라인’을 통해서 본인이 겪고 있는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이메일을 통해 이사장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해 나갈 것입니다.
 
Q 매달 화물차 사고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화물차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장님이 고민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공단은 야간에 후방 추돌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후부반사판 부착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3만2000부의 후부반사판을 제작해 공단 지역본부에 배포했습니다. 공단은 개별화물 또는 용달화물협회와 함께 후부반사판을 부착했습니다. 현재는 고속도로순찰대 및 한국도로공사의 협조를 통해 후부반사판 훼손차량 단속활동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화물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법에 따른 교통안전점검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관할 행정기관과 함께 화물차 운수업체 158개사에 대한 교통안전점검을 실시했고, 1대 사업자나 지입제 화물차에 대해서는 과속차량 검문소 등에서 모두 815회, 2만2000여대를 대상으로 노상안전점검을 실시해 위반차량 5889대를 적발했습니다. 올해는 교통안전법 개정을 통해 우리 공단이 주관하는 교통안전점검 활동을 강화하도록 하며, 실효성 있는 사고감소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안전과 관련한 정부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는 경향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일부 지정정비업체에서 대형 화물차에 대한 불법 구조변경을 승인해주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습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안전을 정부규제로 인식하고, 그러한 규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동차검사 이원화 체계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세월>호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과적을 위한 선박 구조변경이었던 것처럼, 화물차의 불법개조는 교통사고 발생 확률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동차검사를 비롯해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안전과 관련한 정부 정책은 ‘규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보호수단’이라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Q 한국교통연구원을 거쳐 대한교통학회 회장님을 역임하는 등 교통안전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운전자 법규위반과 같은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을 높이고,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3E(Education, Engineering, Enforcement)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교육 및 홍보 강화를 통해 교통안전 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우리공단은 이를 위해 체험 위주의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자동차 충돌시험 등 공단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한 효과적인 대국민 교통안전 홍보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덧붙여 모든 고속·전세버스 출발 전 안전벨트 매기 동영상을 승객들에게 상영하는 등 국민들의 실생활과 미접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교통환경 개선을 위해 지방국토관리청 등과 협업해 사고 취약지점 개선을 추진하고, 운행기록 분석결과 활용도를 강화해 위험지역 통과시 네비게이션 안내 확대, 화물차 후부반사지보급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Q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교통안전공단에서도 녹색물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녹색물류와 관련해 올해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까?
 
올해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물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류업계는 지입제·위수탁·용차 등 복잡한 다단계 구조로 인해 유류사용량 등 기초자료 취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유류사용량 등 자료 취합 및 관리를 위한 물류에너지 관리시스템과 화물차에 장착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통합단말기 등을 확대 보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실적 등이 우수한 물류 및 화주기업을 우수 녹색물류실천기업으로 지정하고, 우수사례 발굴 및 홍보를 통해 녹색물류 정책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물류업계 발전을 위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물류는 우리나라 모든 산업이 기반이 되는 매우 중요한 인프라로, 향후 더 큰 발전을 위해서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할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교통사고의 가장 큰 요인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안전 의식개선’을 위한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공단도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 등 고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해 나갈 것이고, 화주와 물류기업의 발전과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에너지 목표관리제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우리 공단은 물류업계에 최상의 교통안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법령에 따른 사회적 역할을 완수하고, 화물차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공공기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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