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6 10:30

한국 항공화물 시장을 조망하다

인천공항 ‘물류 효율화’로 허브공항으로 도약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물류 국제행사 ‘2014 국제항공화물협회(TIACA) 항공화물 포럼 및 전시회’가 9일 오후 성대히 막을 내렸다.

포럼에서는 동북아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항공화물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신선화물(온도·습도에 민감한 동식물, 과일, 의약품 등)과 전자상거래물품 등 최근 떠오른 신 성장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시설 확충과 프로세스 개선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여객기를 이용한 항공화물 운송이 증가하는 추세를 활용해 인천공항을 ‘세계의 공장’인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공항으로 키우는 방안도 논의됐다.

패널토론은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의 항공화물 수요 전망과 대응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인천공항이 국내 제조기업 생산기지의 해외이전과 주요 항공운송품목의 경량화 등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지를 놓고 패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인천공항 환적화물 감소 ‘직면’

8일 열렸던 첫번째 항공화물 포럼은 ‘인천공항 물류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시작됐다. 한국교통연구원 예충열 본부장이 좌장을 받은 포럼에서는 현재 두바이공항과 화물경쟁 중인 인천공항의 물동량 증대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인천공항은 설립이후 화물네트워크의 비약적 성공을 통해 화물증가를 이끌었다. 전 세계 항공화물 시장에서 인천공항은 동북아 지역의 경쟁력있는 공항으로 인정받고 있다. 88개 항공사와 182개 도시로 네트워크를 확대했고 배후단지에 물류단지를 조성해 많은 기업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물류기업 뿐만 아니라 제조기업도 배후단지에 입주하며 배후단지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이호진 마케팅본부장 “배후단지에 화물을 창출하기 위해 개발 중”이라며 “국내 대기업 유치를 목표로 녹지를 일반 공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의 수출입 상황을 보면 수입과 수출이 균형을 보이고 동북아에서 미주를 연결하는 환적화물을 반 이상 처리하면서 명실공히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본부장은 “올해 화물 실적을 보면 2011~2013년 3년간 항공화물 정체기에서 벗어나 현재 4%의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미주 환적 화물감소가 우리의 최대 이슈로 직면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화물운송품목의 변화에도 직면해있다. IT 제품의 경박단소화 및 제조업체들의 생산공장 해외이전이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종의 발전과 신생항공사의 등장 등 항공사들의 전략변화에 따라 항공화물도 바뀌고 있다.

패널로 참석한 스위스포트 닐스 프리스 크누드센 글로벌 카고 본부장 “인천공항은 2007년부터 물동량 정체가 지속됐다고 볼 수 있는데 2~3년 내 성장을 바란다면 화물 수용능력을 충분히 키워 물동량 처리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스위스포트는 매년 10%에 가까운 물동량 성장을 보이며 수요가 물류창고 처리능력을 넘어섰다. 다른 공항들도 이런 요구사항을 받지만 인천공항이 창고 공급에서 유연성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스위스포트는 전 세계 5만5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공항으로 45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122개의 물류창고를 두고 있다. 올해에만 4100만개의 화물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공항 화물 증대 시설 현대화로 꾀해

대한항공의 현덕주 상무는 “대부분의 항공사도 마찬가지지만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가 작년보다 나아졌을 것으로 본다”며 “아프리카 아태지역에서 항공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화물사업은 전체 비중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2011년 항공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25%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어 “인천공항은 화물 물동량이 증가추세에 있는데 이 물동량 중 50%를 대한항공이 차지하고 있다”며 “화물증대를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인천공항이 같은 배를 타고 성장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익 관리와 운영효율성, 네트워크 확장, 고부가가치상품 확대를 제고하고 있다. 
현 상무는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라며 “수익(Yield)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했고, 여객기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벨리(Belly) 화물을 잘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125개 도시에 1475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공항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남미 지역도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상품 확대를 위해 신선물과 제약품 등의 다양한 화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 상무는 “대한항공은 물류환경개선, 신선 화물 증가, 화물정보 관리로 원가 우위에서 경쟁력을 가져야한다”며 “그래야 대한항공뿐 아니라 인천공항에 더 많은 화물이 처리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라에어카고의 커스티 크래프 아태지역 영업 마케팅 부사장은 “인천공항은 아시아 지역과 미국 유럽을 연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리적인 위치가 좋고 동아시아에서 복합운송 연계성이 좋다. 1천km 이내에 43개 도시를 연결 할 수 있고, 홍콩 상하이와 일본도 연계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자유와 규제완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특정시간대에는 화물이 포화상태가 되는데 성장뿐만 아니라 인프라도 같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화물항공사인 폴라에어카고는 한국에서 주 당 44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안승범 교수는 ‘동북아시아에서 인천공항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안 교수는 인천공항이 육로를 통해 다른 국가를 커버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에 의존율이 높다고 짚었다.

그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여러 제조업에 대한 규제로 인천공항 주변에 제조시설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향후 균형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동남아로 진출한 상황에서 그 지역의 낙후된 공항 인프라에 국가나 항공사에서 나서서 현대화 작업을 하는 것도 항공화물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검사율 낮춰 물류 효율 높여야”

이어 ‘한국 항공화물 시장 조망’을 주제로 두 번째 포럼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의 항공화물 시장의 잠재력을 가늠해보고 한국시장이 세계 공급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이혜선 사무관은 “정체기에 빠진 항공 산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항공물류활성화 대책을 발표해서 성장을 꾀하고 있다”며 “인천공항 순수화물이 250만t인데 2017년까지 3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항공물동량 창출은 과거 대형화물 위주에서 특송 화물과 신선화물로 화물을 다양화할 할 계획이다. 신선화물 수송량은 최근 연간 15%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전자기기를 바이오 용품이나 농수산물이 대체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수동적인 화물에서 벗어나 신선화물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농림부나 해양수산부 등 부처에서 신선화물 발굴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서는 공항 경영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인천공항 취항에 항공사들이 어려움이 없도록 토지임대료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화물기 착륙료를 감면했다. 또한 배후단지에 물동량 창출 할 수 있는 제조업체이 입주할 수 있도록 변경을 진행 중이다. 배후단지를 보세구역과 같이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을 완료해 적용할 계획이다.

화물처리 시설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선 식품 및 특송이 증가하면서 특송화물 물류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외국기업이 창고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유무역지역에 복합물류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화물 터미널 주변에 추가 있는데 그 추가 부지를 확충해서 신규터미널을 만들 계획이다.

인천을 지역허브로 활용하고 있는 DHL의 아태지역 레이먼드 리 부사장은 “항공화물 물동량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 중에서 특송이 차지하는 부분은 평균 항공화물 성장추세를 앞질렀다”며 “항공화물 성장추세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지만 특송화물에 대해서는 계속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국가 공항 중 인천공항의 검사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한국이 검사율이 높은 나라로 비치는 것이 아니라 원가문제도 발생 시킨다”며 “물류업체들뿐만 아니라 화주에게도 비용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위험물이나 일반화물 모두 100% 엑스레이를 통화해야하는데, 허브로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위험 화물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나머지 화물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작업을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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