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4 11:21

“최고의 항만생산성을 자랑합니다”

항만현장취재/ BNCT(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
연간처리능력 최대 250만TEU로 끌어올려

아시아 최초 수직 터미널인  BNCT(부산신항컨테이터미널)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28일 첫 배가 입항한 이래 단기간에 높은 생산성을 달성한 BNCT는 원활한 터미널 운영을 성공적으로 실현해 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BNCT는 지난해 156% 폭증한 56만4385TEU의 환적화물을 처리했다. 수출입 물동량에서도 123% 증가한 53만4982TEU를 처리하며 부산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BNCT는 단기간에 생산성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12년에 첫 입항한 선박의 경우 시간당 20피트 컨테이너 22개를 처리했다면 현재는 시간당 30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똑똑한 ‘스마트 항만’ BNCT

 최근 BNCT를 찾은 기자는 처음 두 눈을 의심했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어야 할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BNCT는 수직배열 방식으로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쌓으며 화물하역과 선적작업을 자동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출 화물의 경우 육측 장치장 입구에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도착하면 야드크레인은 입력된 화물정보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미리 지정돼 있는 위치에 정확하게 컨테이너를 옮길 준비를 한다.

트럭으로부터 컨테이너를 들어 올리는 순간에만 인력이 개입하는데, 이 작업 역시 장치장이 아닌 회사 6층 컨트롤타워에서 직원들이 간단히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일단 컨테이너가 지상 7m 정도 높이로 들어올려지면 이후부터는 자동화 시스템이 자동으로 최적화된 위치에 컨테이너를 쌓게 된다.
 

화물을 싣고 나갈 배가 들어오면 야드크레인은 컨테이너를 안벽 쪽으로 옮겨놓는다. 이 작업 역시 자동으로 이뤄진다. 그러면 BNCT가 자랑하는 화물운송장비인 스트래들 캐리어가 화물을 해측 장치장 끝단으로 옮겨 놓고 안벽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배에 싣는다. 이 크레인은 최신형 24열로 20피트 컨테이너 2개를 동시에 들어 올릴 수 있는 트윈-리프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BNCT는 스트레들 캐리어를 비롯한 이송 장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다릴 필요 없이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장비 운영의 효율성으로 어떤 상황, 어떤 요구가 있어도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게다가 야드내 사람이나 트럭 진입이 없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최고의 야드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

수직구조, 자동화 야드, 빠른 게이트 접근으로 기존 터미널보다 트럭의 이동시간도 현저히 짧다. 외부 트럭의 경우 BNCT 내에 머무르는 시간은 15분이 채 되지를 않는다. 운영 1년 여 만에 터미널 운영의 안정화라는 성과를 이뤄낸 BNCT는 추가 야드 확장 및 장비 확충이 마무리 되는 2015년 상반기이면 연간 처리 능력이 현재의 180만TEU에서 250만TEU로 크게 늘어난다.

BNCT는 야드 확장 계획의 한 부분인 공컨테이너 장치장 공사를 10월초에 마무리했다. 이번 장치장 완공으로 공컨테이너 동시 장치능력은 1만6천TEU에 이르게 된다. 하루에 1만6천TEU의 컨테이너가 들어갈 공간이 더 생긴 것이다. BNCT는 공컨테이너 장치장 완공으로 야드 효율화를 높이는 한편, 고객 선사의 요구에 더욱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미니인터뷰 // BNCT(부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 이관형 기사
 

BNCT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안벽크레인 기사 이관형씨. 그를 만나기 위해 기자는 안전장비를 착용한 후, BNCT 직원의 안내를 받아 미니 엘리베이터에 몸을 맡겼다. 지상으로부터 65m 떨어진 안벽크레인 입구에 올라서니 사방은 휑하니 뚫려 있고 매서운 칼바람이 기자를 맞았다. 탑승한 크레인 캐빈 안에서는 이관형 기사의 조종하에 5천TEU급 컨테이너선의 화물 선적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곧 작업은 완료됐고 잠깐의 시간을 내 이관형 기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이관형 기사와의 일문일답.

Q. 안벽크레인 기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항만 현장에서 근무한지 어느덧 12년이 됐다. 안벽크레인 기사를 직업으로 삼아 일한 건 부두 개장후 지금까지 일했으니 올해로 3년째다. 사실 부산은 항만시설이 잘 발달해 있어 이 분야에서 일할 줄은 예상했지만 안벽크레인 기사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평소 중장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처음에 일을 재밌게 배울 수 있었다.

Q. 시간당 컨테이너 처리량은?

BNCT 개장 초기엔 30개 이하의 화물을 처리했지만, 지금은 손에 익다 보니 시간당 평균 35개의 화물을 처리한다. 더 많이 할 때는 40개까지 한다. 하루면 700~800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대형선일수록 작업시간은 더 길어진다. 대형선은 배 밑바닥이 깊어 컨테이너 화물을 넣고 빼내는데 소형선에 비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큰 배는 작은 배에 비해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 작업을 진행하기가 쉽다.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힘이 드는 건 작업특성상 주·야간교대를 하며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처럼 휴무 없이 일을 한다는 것이다. 배가 입항하는 날에 근무를 해야하다보니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쉽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안전하게 작업을 마치고 배가 출항하는 모습을 보면 큰 뿌듯함을 느낀다. 물동량이 수출입되는 현장에서 일하다보니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다.
 
Q.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없나?

처음에는 위치가 매우 높아 겁도 사실 났다. 현재 제가 일하는 공간의 높이는 약 65m다. 아파트층수로 따지면 이십층 정도의 높이다. 크레인 안에서 일을 마치고 밖에 나가면 가끔 그 높이에 놀랄 때가 있다.

크레인 캐빈 안은 방풍도 잘돼 있고 냉·난방시설이 설치돼 있어 춥거나 덥진 않다. 겨울에도 외투를 벗고 작업할 정도로 추위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 일을 하는데 가장 영향을 받는 건 바람이다. 바람이 세게 불면 배 뿐만 아니라 크레인도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작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눈은 부산에 많이 오지 않다 보니 크게 문제될 건 없다.
 
Q. 최근 안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다른 현장도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컨테이너 부두의 경우 작업특성상 늘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사소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량물을 처리하다보니 자칫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비해 회사 측에서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Q. 앞으로의 각오는?

현재 전세계 뿐만 아니라 국내 부두는 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극심한 상태다.  부두가 많다보니 고객들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와 신속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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