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BM업계가 수요 부진을 극복하려면 국산 TBM장비의 생산 능력 및 숙련된 인력을 키우고,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확보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 3회 TBM 산업발전포럼이 지난 26일 일산 킨텍스 제 1전시장 3층 세미나실에서 TBM전문 제작사, 엔지니어링사, 건설회사, 관련 학계, 산업 및 연구계의 전문가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와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TBM산업발전포럼이 주관했으며 이엠코리아(회장 강삼수)가 후원했다.
이날 포럼에서 김상환 한국지하공간학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내 TBM산업은 중국과 유럽보다도 상당히 발전이 더디다며, 우리나라 굴착장비 산업도 자체 내수시장 확산 및 국산 TBM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해외시장 진출 등 산업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의 첫 번째 발표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최민수 선임연구원이 맡아 ‘국내 TBM 수요 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입찰 제도적 측면에서 TBM 수요 촉진 방안’을 발표하여 ‘TBM 수요 확대를 위한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두 번째 발표는 고상진 공공건설산업연구소장이 진행했다. 고상진 소장은 ‘TBM 산업의 국산화 촉진을 위한 정책과 제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TBM 산업이 다각적 경쟁력을 갖춰야 제도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법” 이라며 “TBM 국산화를 통해 자체운용 능력을 키우고 공사 중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입찰제도 및 제안제도, 민간투자제도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순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장수호 연구원은 ‘지하굴착공사를 위한 기계식 굴착장비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기계식 굴착장비의 현황과 커터헤드와 고성능 세그먼트, TBM 시공리스크 시스템구축’ 등 연구단 목표성과물과 주요성과물에 대해 발표했다.
더불어 최근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서울시지하철 9호선 지반침하(싱크홀)’와 관련하여 발생원인, 발생 억제 대책 등을 발표하며 특히 “시공자 및 시공관리의 표준화가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네 번째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신대영 그룹장은 ‘TBM의 R&D 발전전략과 시험인증현황’을 주제로 ‘연구 추진 체계와 일정’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신 그룹장은 터널공법의 전 세계적 변화추세를 언급하며 “TBM 국산화는 막대한 외화유출 방지와 국가적 신성장동력 구축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임을 역설했다.
이날 포럼의 마지막 발표자인 오원섭 이엠코리아 사장은 ‘세계 TBM시장의 수요구조 분석 및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주제로 “사회경제적 메가트렌드에 따라 터널 요구조건은 점점 다양화되는 시대”라면서 “전세계적 선진업체 TBM개발사례와 수요분석을 통해 전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은 한국산업기술대의 이재학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됐으며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석희 삼보기술단 부사장, 양기방 한국건설신문 국장, 김태건 한국도로공사 차장이 참석해 한국TBM산업의 지속발전 방안에 대해 열띤 주장을 펼쳤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TBM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차원의 R&D지원 확대가 필요하지만 여러 난관이 많다”면서 “정부 3부처의 협업을 통한 정책 제도를 정비해야 함과 동시에 선진 TBM 공법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 부사장은 “과거에는 경제성만을 따져 NATM식 배수터널에만 주로 의존한 결과 탈수와 지하수도 자원낭비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였다”면서 “특히 도심지에서는 TBM식 방수터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TBM이 선진공법임에도 불구하고 장비와 기술을 해외에서 수입하다 보니 꾸준히 비용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산 TBM산업 발전 활성화를 적극 제안했다.
이어 토론에 임한 양 국장은 “국내 TBM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국내토질에 적합한 장비 개발과 장비운영 인력양성이 필요하며, 개발된 장비가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발주 및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NATM이 TBM보다 경제적인 공법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하며, 렌탈과 리스등을 통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발주처의 입장을 대변한 김 차장은” 시공비에 대한 경제성 때문에 도로건설에서 NATM공법을 채택한 경우가 많은데, 실제 시공현장에서 암반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은 구간에서 선진 TBM공법의 필요성을 깨달은 경우가 있다”면서 “직접적 공사비뿐만 아니라 진동, 민원, 도심지, 어려운 구간 굴착 등 간접비용을 통합적으로 산출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이날 포럼의 폐회식에서 강삼수 이엠코리아 회장은 “국내 유일의 TBM제작업체로서 아직은 어려움이 많지만 한국 굴착산업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각오로 우수한 품질의 장비생산과 성공적 굴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국내 TBM산업의 발전을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고 이야기하며 포럼을 끝맺었다.
한편, 3회째를 맞은 TBM산업발전포럼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개최되고 있으며, 국내외 TBM업계의 기술동향, 환경, 비전을 제시하며 TBM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매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TBM(Tunnel Boring Machine)은 터널을 전단면으로 굴착하는 자동화된 기계로 가스관로나 통신구, 전력구와 같은 중소형 굴진부터 산악터널, 해저터널 등 대형교통터널 공사에 사용되는 핵심 선진장비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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