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명실상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중심지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고 제주관광공사가 후원한 제주크루즈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아시아 지역을 기항하는 주요 크루즈 선사의 경영진을 비롯해 정부·기항지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아시아 크루즈 핵심 멤버 10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반적 논의와 함께 크루즈 투어, 박람회를 통해 크루즈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적 크루즈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
개회사에서 김의근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위원장은 “이번 포럼은 국내외 크루즈 관계자들 간 실질적 협력과 실무적 수준에서 도움이 되도록 행사가 기획됐다”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지난해 제주 선언문을 통해 제안했던 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Asia Cruise Leaders Network)가 정식으로 발족돼 네트워크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라 밝혔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환영사에서 “지난해 제주도에는 180여항차 크루즈가 입항했고 아시아 1위의 기항 실적을 기록했다. 국제크루즈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 17개국 117항만에 입항했으나 동북아 지도를 보면 북한만이 유일하게 크루즈라인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며 포럼 참석자들이 제주와 북한을 연결하는 크루즈라인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두 지혜를 모으고 노력해 줄 것을 권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환영사에서 “세계 관광 기구는 크루즈 여행을 21세기 최고 관광 상품으로 꼽고 있다. 2020년에는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점유율이 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크루즈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말 부산항 북항 크루즈 부두 준공을 시작으로 제주 강정항, 인천항 등 웅장한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라며 항만별, 지역별로 특색 있는 크루즈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크루즈 관광객의 즐거움이 배가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이 ‘마이애미 크루즈 박람회’처럼 세계적 크루즈 국제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가 돕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는 ‘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 발족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ACLN)’는 아시아 크루즈 관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공동 협력체로 지난 1회 크루즈 포럼에서 제주도가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 발족식을 통해 정식 발족된 ACLN은 연차 회의를 통해 회원 가입 및 승인 절차를 마침으로써 정식으로 출범했다. ACLN에는 코스타크루즈, 로얄캐리비언, 카니발크루즈, 프린세스크루즈, 스타크루즈,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일본 국토교통성, 중국크루즈요트협회 등 아시아 8개국 48개 기관이 회원으로 합류했다. 향후 ACLN은 아시아 크루즈 관광 시장 활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세션을 통해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루 아시아크루즈협회회장은 첫 번째 세션에서 ‘아시아 크루즈 관광의 새로운 물결’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열었다.
지난 루 회장은 “항공 산업이 발전한 시기와 맞물려 크루즈 산업은 교통 수단으로의 의미는 상실했지만, 1970년대부터 크루즈 산업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시켜 지금까지 40년간 발전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루 회장에 따르면 현재 1800만에서 2000만명이 매년 크루즈를 이용하고 있으며 북미가 가장 큰 시장이다. 아직까지 40%가 넘는 크루즈 비즈니스가 북미에 집중돼 있고, 다음은 유럽이 26~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의 경제적 부진으로 그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루 회장은 아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는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되지 않았지만 큰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크루즈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점점 올라가고 있어 아시아가 크루즈 산업의 성장 동력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루 회장은 각국 항만에서 승객들의 입국 규제를 완화해 크루즈 산업 성장세에 불을 지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루 회장은 “한국 정부가 크루즈 산업발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웠다”며 정부의 크루즈 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주, ACTA 2년 연속 개최 확정
개막식이 끝난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김의근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지난 루 아시아 중국 지역 부사장, 프린세스 크루즈 안소니 호프만 부사장, 코스타 크루즈 아태 및 중국 지역 총괄책임자 부디 복 부사장이 참석해 기자들과 아시아 크루즈 산업 확장 계획과 크루즈 산업에 대한 제주도의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김의근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워원장은 포럼이 가진 비전과 목표에 대해 “제주 국제 크루즈포럼이 한국 크루즈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과 마케팅 장을 열 것이며 ‘아시아 크루즈 포럼 제주 브랜드’의 해외 수출을 통해 국내 MICE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을 아시아 최고의 크루즈박람회로 육성할 것이라는 포부도 드러냈다.
제주도는 아시아 1위 기항지로 입지의 우수성을 갖고 있다. 동북아지역의 주요 시장인 상하이에서 14~15시간 내 경제 속도로 운항할 수 있어 크루즈 선사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우선 방문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또 우수한 관광 자원과 함께 제주도의 적극적 노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 제주도는 급증하는 크루즈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제주시 제 8부두에 크루즈 전용 선석과 예비 선석을 발 빠르게 확보했으며 2016년에는 민군복합형 크루즈 항만이 개항할 예정이다. 이 항만은 15만 톤급 크루즈 두 척이 동시에 접안 가능하다.
특히 제주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아시아 크루즈 터미널 협회 연차 회의(Asia Cruise Terminal Assocation)를 연속으로 유치하는 쾌거를 거뒀다. 아시아지역 내 크루즈 터미널 및 이를 보유한 지자체를 회원으로 하는 ACTA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터미널 협회로서 싱가포르, 중국,일본,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한국 등 아시아 7개국 9개 지역 크루즈 터미널 및 항만 관리국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아시아 기항지 공동 마케팅과 크루즈 터미널 전문 인력 교환 프로그램 운영, 크루즈 관련 정보 및 통계 자료 공유를 통해 회원사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세계 대형 크루즈 선사 경영진들 역시 아시아 시장에 거는 기대를 드러냈다. 로얄캐리비안 인터네셔널 그룹은 올해 11월, <콴텀> 호를 아시아에 추가 배치해 아시아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제주도는 아시아 크루즈 포럼을 통해 <콴텀>호와 세계 최대 크루즈 <오아시스>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새 터미널을 2016년 4월 완공한다. 로얄 캐리비안은 지난해 55회 입항에 이어 올해 71회 제주에 입항한다.
유럽 최대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는 향후 3년간 제주에 최대 입항하게 된다. 내년 4월부터 아시아로 출항하는 <코스타 세레나>호로 인해 제주 기항 이용 횟수 역시 43% 늘어나게 된다. 현재 코스타 크루즈사는 제주를 오가는 크루즈 선사 중 가장 많이 제주를 기항하는 선사이다. 2014년 113회 제주도에 입항했으며 2015년에는 162회로 늘어나 내년에도 최대 기항 선사 명성을 이어가게 된다.
제주 국제 크루즈 포럼 참가자들은 마지막날 열린 쉽투어를 통해 프린세스 크루즈의 <사파이어 프린세스>호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11만5785톤을 자랑하는 <사파이어 프린세스> 호는 총 승객 2670명이 탑승 가능하다. 한국인 승무원을 포함해 총 1100명의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 국제 크루즈 포럼 참가자들은 <사파이어 프린세스>의 레스토랑, 카지노, 스파, 선실 내 수영장, 대형 스크린, 면세점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며 크루즈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했다.
2박3일간의 크루즈 포럼을 통해 제주도는 명실상부 아시아 크루즈 산업의 중심지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 ‘제주 국제 크루즈 포럼’을 통해 향후 성장할 아시아 크루즈 시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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