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업계가 전반적 불황을 겪고 있다지만 연이은 신규 취항과 항공 기종 확대로 ‘중동 항공사’들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발 빠른 시장 판단을 통해 전 세계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화물 부문 ‘에미레이트 스카이카고’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30억 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지난해 수송량 역시 230만톤으로 8% 증가했다. 에미레이트 항공 한국 지사 또한 월간 수출 700톤, 수입 300톤을 핸들링하며 에미레이트 그룹의 주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6월 신임 카고 매니저가 된 박상욱 카고 매니저 역시 2005년 첫 지사 창립 때부터 에미레이트항공에 몸담아 오며 에미레이트 항공 한국 지사의 성장에 큰 보탬을 줬다.
‘민감 품목’ 수송 특화로 화주 맘 잡아
박상욱 카고 매니저는 지난해 10월부터 화물부 부장 업무를 대신해 왔다. 올해 6월 정식 취임하면서 에미레이트 항공 한국지사 화물부의 새 수장이 됐다. 박 카고 매니저는 “작년부터 이미 업무를 대행하며 적응했지만 정식으로 카고 매니저가 되니 더 책임감이 생긴다” 고 소감을 밝혔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에 매일 A380여객기와 일주일에 한 번 B777F화물기를 투입해 매주 150~180톤을 수송하고 있다. 화물기의 경우 일요일 19시 40분에 인천을 출발해 두바이 알막툼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다. 주요 수송품으로는 모바일, LCD, 일반 전자제품, 의약품, 에이즈 키트, 선박 부품이 있다.
모바일 화물은 에미레이트의 톡톡한 효자 품목이다. 잦은 신제품 출시로 조금만 수송이 늦어져도 구형으로 취급 받기 때문에 항공을 통한 신속한 수송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에미레이트 항공을 통해 수송되는 화물 중에는 의약품과 에이즈 키트가 많다. 중동 지역으로 의약품이 주로 수출되고 에이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으로는 에이즈 키트가 주로 나가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이른바 페리셔블(perishable) 화물 수송에 특화돼 있습니다. 페리셔블 화물은 인천에서 수송하기 전 2도에서 8도 가량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장 창고에서 보관됩니다. 또 에미레이트스카이 카고의 두바이 현지 터미널 역시 페리셔블 화물 처리를 위한 시스템을 잘 갖춰 놓은 상태입니다.“ 백신이나 에이즈 키트와 같은 패리셔블 화물은 매달 인천에서 수송되는 600톤의 화물 중 100톤 가량을 차지한다. 에미레이트 항공 측은 향후 페리셔블 화물의 취급량이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스카이 카고 터미널의 경우 온도 조절 시스템, 냉장·냉동고 및 의약품 전용 공간을 구축해 안전한 화물 수송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미레이트그룹은 창립 이래 26년간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러한 성장 비결에는 서비스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다. 저가 정책을 쓰기 보다는 서비스 강화에 집중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자는 전략인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이 보유한 234대 항공기 모두 와이드 바디로써 전 세계 81개국 143개 취항지 어디든 중량 화물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B777F 화물기 신규 도입으로 총 13대의 화물기를 보유해 원활한 수송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화물 분야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화물 수송은 에미레이트 항공 매출 부문의 약 15%를 책임지고 있다. 타 항공사 화물 분야 매출이 5% 미만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고객 신뢰 잃지 않는 비법은 ‘일관성’
박상욱 카고 매니저가 처음 입사한 2005년만 하더라도 항공 업계에서 에미레이트 항공은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에미레이트항공은 한국 취항 10년만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을 함께 한 창립 멤버로써 박 매니저는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예전엔 중동이라고 하면 사막과 낙타를 떠올렸지만 요즘은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 기업들의 적극적 진출과 같은 경제적 요소를 많이 떠올립니다. 또 에미레이트항공의 국내 취항 역시 한국인들에게 두바이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많이 심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박 카고 매니저는 팀원들에게 업무처리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일관된 가격과 조건을 기본으로 한 원칙 있는 일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일처리를 할 때 신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괜찮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고객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항공 화물업계에 몸담았던 16년 동안 화주들의 성향은 많이 변했다. 위험물이나 페리셔블 화물 등 세심한 운송 과정을 거쳐야 하는 화물이 늘면서 화주들은 점점 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다. “화주들이 신속하고 안전한 수송을 중요시 여기는 건 에미레이트항공에겐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 생각합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강점은 빠르고 믿을 수 있는 수송이기 때문입니다.”
내년은 에미레이트항공에겐 기념비적인 한 해이다. 에미레이트그룹이 2014년 5월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지사 역시 내년 3월 지사 창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미레이트항공은 앞으로도 힘찬 비행을 계속할 것이다. “유럽, 미국 시장이 포화 상태인 지금, 본사 차원에서도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 아시아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매진 중입니다. 항상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더 먼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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