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항의 고객 서비스 비결은 ‘오케스트라 리더십’ 이었다.
지난 5월26일부터 28일까지 코엑스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국제공항협의회(ACI, Airport Council International)에서는 공항 관리와 운영에 관한 다양한 세션이 열렸다.
둘째날인 27일에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방향 설정’과 ‘항공 관련 업계의 균형적 발전’ 이라는 주제로 세션이 열렸다. 패널들은 항공과 선박에서의 질 높은 고객 서비스 제공 방법과 항공 업계의 균형적 발전에 대해 사례를 바탕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님비 현상’ 버리면 서비스질 향상
이광수 인천국제공항 CFO는 공항 서비스 시행 과정을 ‘오케스트라’에 빗대 설명했다. 여러 대의 악기로 하나의 소리를 내는 오케스트라처럼 공항 서비스를 시행할 때도 여러 이해 관계 당사자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이었다.
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중요한 것처럼 공항의 경영자들 역시 다양한 직원들과 공항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수 CFO는 “인천공항은 개장 과정에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최첨단 시설과 함께 개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개장 초반에는 서비스 질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이해 관계자가 하나의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개장 초반, 서비스 품질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 건 ‘님비 현상’이었다. 공항 임직원들의 ‘내 영역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서비스 악화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광수 CFO는 이러한 인식을 고치기 위해 ‘하나의 공항, 하나의 정신’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었다. 또 고객 서비스 명예의 전당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서비스를 북돋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인천국제공항과 관련된 여러 단체들의 협조였다. 이를 위해 정부, 공항, 항공사, 공항 입주 기업 관련자들로 이뤄진 단체를 조직해 서비스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신속한 피드백을 이뤘다. 이광수 CFO는 “어떠한 불만이 접수됐을 때 직접적으로 공항과 관련된 불만이 아니라 협력업체나 입주 기업에서 발생한 것이라도 모든 불만을 일괄적으로 접수해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인천 공항은 기본적으로는 안정을 보장하고 더 나아가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공항으로 나아간다. 탄소 배출이 낮은 친환경 공항을 비롯해 우리 나라의 발달된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너드 페이스트 브리쉘 공항공사 CFO는 벨기에 브리쉘 공항의 고객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유럽 시민의 3분의 2 이상은 공항과 두 시간 이내에 살고 있다. 때문에 유럽은 그만큼 공항끼리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라며 발표의 포문을 열었다. 이러한 경쟁 때문에 유럽 공항들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시아 공항의 경우,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유럽은 인건비가 높아 높은 서비스 정신을 가진 직원을 다수 고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브리쉘 공항은 높은 인건비를 무릅쓰고 다수의 직원을 현장에 투입해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항공과 크루즈는 ‘공생 관계’
하늘길과 마찬가지로 바닷길에서도 고객 서비스는 필요하다. 선사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안토니 카프만 프린세스크루즈 아시아지역 수석 부사장은 “항공 산업과 크루즈 산업은 고객들을 공유하고 있는 ‘공생 관계’”라고 설명했다.
프린세스크루즈는 크루즈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프린세스크루즈를 친구와 가족들에게 추천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이에 대한 응답을 분석 해 고객 서비스 응대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또 선내 승무원이 고객의 불만을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승무원들에게 현장 지휘 권한을 위임했다.
안토니 카프만 부사장은 “고객들의 여행의 첫 경험과 마지막 경험은 ‘공항’에서 이뤄진다. 고객들이 여행 내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세관 및 출입국 심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또 고객들의 수화물을 항공기에서 선박으로 직접 이동시키는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고객 서비스 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린 ‘항공 관련 업계의 균형적 발전’ 세션에서는 공항과 항공사가 경제적 규제에 있어서 합의를 이루고 어떻게 성공적으로 인프라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에어포트 인터네셔널 그룹의 CFO인 로돌프 이체베리아는 “공항은 국가 경제의 핵심 요소로 수익 창출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공항 이용료에 관한 정책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민관 협력 모델인 PPP모델(Public Private Patnership)을 도입해 공항 운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공항∙여객∙화물서비스 수석 부사장인 토마스 윈드밀러는 “공항 사용료에 대해서는 공항과 항공사 간 긴장 관계가 있어 왔다. 한 곳에서는 지출이고 한 곳에서는 수익이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무분별한 투자는 사용료만 증가시키므로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항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공사 개발 시 PPP모델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항공사들과 정부는 각각 다른 시각에서 개발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초반이 미리 PPP모델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듣고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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