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8 09:52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필자의 기억으로는 너무나 유명한 재난영화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은  그 스토리나 영상 예술로서의 작품성이나  흥행 여부 보다도 출연진이 당대의 걸출한 명 배우들의 퍼레이드나 전시장 같았던 느낌이다. 이 영화의 모티브였던 대연각 화재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만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주연,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과 폴 뉴만(Paul Newman), 그리고 월리엄 홀든(William Holden)과 페이 더나웨이(Faye Dunaway)를 비롯해서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 제니퍼 존스(jenniifer Jones), 수잔 블레이클리(Susan Brakely), 리처드 챔블레인(Richard Chamberlain) 외에 로버트 와그너(Robert Wagner), 로버트 본(Robert Vaughn) 등등 수십명의 기라성 같은 호화판 스타들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총 망라해서 출연했으니 말이다.

소공동에 직장이 있던 필자가 사건 현장을 직접 취재도 했거니와, 직종의 특성상 성탄절에도 출근을 했던 1971년 12월 25일 오전, 2층 커피샵에서 프로판가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무려 165명에 이르는 투숙객의 생명을 앗아간 대연각호텔의 대형화재 참사를 컨텐츠로 제작했기에 우리에겐 더욱 관심 많은 작품으로 기억되는건 당연하리라.

건축가인 더그 로버트(폴 뉴먼)는 자신이 설계한 초고층 빌딩의 완성된 걸작을 보기 위해 긴 여행에서 돌아온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세계 최대의 고층빌딩 오픈 행사가 있던 날, 설계보다 규격미달의 전기배선을 사용한 것을 알아차리고 과전압으로 인해 합선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하지만 프롤로그의 장관은 럭셔리하게 화려한 호화 파티로 시작된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야제처럼 기라성 같은 헐리웃의 스타들이 속속 각자의 역할에 따라 등장하는 감격적인 장면이 현란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파티가 무르 익어 갈 무렵, 드디어 강렬한 스파크와 함께 과부하로 인한 전기합선 화재는 삽시간에 번져 불길은 봉화불처럼 급격히 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140층 건물, 135층에서 펼쳐지던 화려한 바벨탑의 자축연은 88층에서 타오르는 화염에 휩싸여 공포의 도가니로 변한다. 저명 인사들, 현란한 야회복을 걸친 귀부인들은 화마에 삼킬 것 같은 두려움을 피해, 혼비백산에 좌충우돌하며 아비규환을 면치 못하고 아우성이다. 빌딩 관리 책임자인 마이클(스티브 맥퀸)은 몸을 날려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불길을 잡기 위해 혼신을 다하지만 워낙 높은 빌딩이라 지상에서의 효과적인 진화도 불가능하고 설상가상으로 바람마저 심하게 불자 하객들의 대피는 더욱 어렵게 되고 불길에 달아오른 콘크리트는 급기야 붕괴하기 시작한다. 전기공사 설비를 맡았던, 빌딩 주인 제임스 던컨(월리암 홀든)의 사위, 로저 시먼스(리처드 챔블레인)가 거액의 공사비를 착복하고 규격미달의 자재를 사용, 부실공사를 한 탓으로 일어난 예고된 화재였기에 그를 불러 다그치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그러나 건물주 사장은 비극을 자초한 책임감을 통감한듯 당황하는 하객들을 지휘하며 안내를 맡아 분주히 움직이고 설계자 로버트는 재난 속에서 사람들을 구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사건을 해결하는 물탱크 폭파로 화재를 진압하며 옆 건물에 구명대를 연결하는데 성공을 거두는 등 용단있는 큰 역할을 해낸다.

소방대장 마이클(스티브 맥퀸)의 목숨을 두려워 않는 용감무쌍한 활약상은 스펙타클 스케일의 웅장함과 함께 소방영웅 그 자체였으며 건물과 구명대를 성공적으로 연결하며 맹활약하는 모습이 누구에게나 감동적이었고 자기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던 사람들은 모두 죽고 마지막까지 질서유지에 따라준 사람들은 살아 남는다는 교훈도 일깨운다. 불 난 층에서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다 화염에 갇히게 되자 여자를 안심시키려고 선이 끊긴 전화기를 잡고 구조가 가능한듯 시늉을 했지만 이를 알아챈 여자는 실망하고 남자가 불길에 휩싸여 목숨을 잃자 오열하던 여자도 고층서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운 못다 이룬 사랑의 비극으로 남는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청초하고 순진한 중년 귀부인, 리설렛 뮤엘리(제니퍼 존스)를 등쳐먹으려고 갖가지 술수을 부리던 사기꾼 할리 클레이본 (프레드 아스테어)도 그녀가 죽음을 맞게 되자 살아남은 애완 고양이를 안고 회개하듯 울부짖는 모습 역시 화마가 사랑을 앗아간 안타까움의 극치를 보인다.

몇 사람의 이기심으로 큰 재난이 발생하고 또 다른 영웅적인 인물들이 이를 헤쳐나가며 인명과 재산을 지켜낸다는 영웅담이 깃든 이 영화는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피어나는 로맨스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연인들의 모습이다, 100미터를 10초에 주파한다며 소방대원 전부를 불러 오겠다고 웃음을 지으며 불길 속을 달려간 한 남자의 최후가 무척 인상에 남기도 하는, 재난 전문영화로서의 요소를 두루 갖춘 명화다.

용감한 소방대원 마이클은 지옥에 파견된 천사 가브리엘 역을 톡톡히 한다. 그의 판단력과 용감성은 ‘빠삐용’의 극한 상황과 더불어 또 하나의 초인간을 낳았다. 마이클이 나레이터라면 그는 엄연한 테마다. 극한 상황을 맞은 인간들의 이성은 간 데 없고 냉정은 저편이며 오로지 혼돈만 난립한다.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에 발버둥치는 모습은 그저 애처롭기만 할 따름이다.

비슷한 장르의 ‘포세이돈 어드벤처(Poseidon Adventure)’ 제작자 ‘어빈 알란’이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1974년 아카데미 촬영, 편집상을 수상했고 작품, 미술, 사운드에 이어 프레드 아스테어는 남우 조연에 노미네이트 됐다. 프랭크 로빈슨(Frank M. Robinson)과 토마스 스코티아(Thomas N. Scortia)가 공동으로 쓴 원작 ‘글래스 인페르노(The Glass Inferno)’ 와 리차드 마틴 스턴(Richard Martin Stern)의 원작 ‘타워(Tower)’를 합친 이 작품은 20세기폭스와 워너 브라더스라는 헐리우드의 두 메이저에 의해 만들어졌고 상호 경쟁을 피해 두 원작을 하나로 묶어 원제도 ‘타워링 인페르노’ 로 했다는 후문이다.

서문에서, 자신의 생명을 바쳐 남의 생명을 구하는 전세계 소방대원들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밝힌 이 작품속의 소방대장 마이클은 “인간의 능력으로 불을 끌 수 있는 것은 14층이 고작인데 인간들은 계속해서 높게 쌓아간다” 는 대사로 유명했고 우리나라엔 ‘77년에 개봉됐으며 세계적 히트에 이어 국내에서도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존 길러민(John Guillermin)과 어윈 알렌(Irwin Alen) 감독은 인류의 두려움을 초자연적 힘에 대한 두려움 보다 문명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각시켰고 전기 공사비를 착복한 대가 치고는 너무나 엄청난 재앙 앞에선 완벽을 자랑하는 컴퓨터 정보장치도 소화장치도 꼼짝하지 않는단 인간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 문명이 인간을 배반한 것이다. 문명은 인간이 설계한다. 그러나 그 설계와 관리에 조금이라도 빈 틈이 생기거나 헛점을 보이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교훈과 더불어 최고의 긴박감, 특수효과, 뛰어난 오락성이 돋보인 명화로 필자의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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