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6 09:10

패키징 결합해 물류 운송 ‘손실률’ 줄여야

세계 5대 패키징 센터로 도약할 터
인터뷰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심진기 센터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심진기 센터장.

그간 국내 패키징 산업은 연평균 6%의 성장률과 33조에 달하는 시장규모를 형성하고도 선진국과 비교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줄곧 받았다. 특히 패키징 기술력·인력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패키징 산업의 기술 발전을 위해 힘쓰는 단체가 있다. 패키징기술센터는 패키징 기술의 첨단화, 정밀화 및 친환경 패키지 산업의 진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세계적 감각을 갖춘 엔지니어링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세계 5대 패키징 센터 도약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패키징기술센터는 국내 패키징 산업의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각종 자료를 수집해 통계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포장’으로 통용되던 용어를 글로벌 규정에 부합한 ‘패키징’으로 변경해 용어를 재정의 하고 있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내에 설립된 패키징기술센터를 이끌고 있는 심진기 센터장은 그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패키징 산업의 자료를 수집해 통계치를 발표하는 등 패키징 산업의 단계적 발전을 도모했다. 또 국내 패키징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패키징 진흥법의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약 17년전 국내 패키징 산업은 진흥법이 바뀐 이후로 법의 테두리에 벗어나 업계 반발이 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패키징 업계 관계자들은 진흥법 제정을 꾸준히 요구해 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법의 테두리 안에 있으면 장점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패키징과 관련된 단체는 1만3천여개에 달해 응집력이 약하기 때문에 진흥법을 제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패키징 산업 발전 저해하는 ‘캡티브’

심 센터장은 국내 패키징 산업의 발전을 전해하는 요소로 ‘캡티브’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일예로 ‘R알미늄’에서 ‘R사’의 물량을 전담하는 일은 패키징 산업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경쟁 입찰을 통해서 물량을 수주할 경우 다양한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이 등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패키징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해 패키징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한 분석을 통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류를 한다고 물류만 담당하고 패키징을 한다고 패키징만 담당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산업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에 대한 대비도 하고 대처도 가능합니다. 또 다른 산업과 융·복합할 수 있는 여지도 열어두어야 합니다.”

심진기 센터장은 패키징의 시작은 상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한다. 즉 생산단계에서 파렛트 적재 효율 등을 고려해 상품을 전략적으로 제작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5차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패키징의 역할은 제조와 서비스 양측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키징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간에 위치해 양측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 패키징은 제품의 손상을 방지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면 미래의 패키징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일예로 패키징기술센터에서 제품안전정보서비스솔루션을 특허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나노 융합 스마트 패키지>는 스마트폰을 제품에 접촉하면 스마트폰에서 그 제품에 대한 자세한 대량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기존의 바코드나 RFID와는 또 다른 개념으로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훨씬 더 수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3D프린팅 영향력 크지 않을 것

심진기 센터장은 미래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3D프린팅 등장에 대한 개인적인 사견도 밝혔다. 심 센터장은 3D프린팅을 예의주시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정부분에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3D프린팅을 이용하더라도 결국 재료나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패키징과 물류 과정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장인이 직접 제작한 상품의 가치가 높은 것처럼 도면을 이용해서 제작한 3D프린팅 상품은 결국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패키징의 미래 흐름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견을 내놨다. 심진기 센터장은 미래 패키징의 조건은 ▲아주 적은 재질을 사용해 기능을 최대화 하는 것 ▲재이용 할 수 있는 것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것 ▲많은 에너지라도 얻을 수 있는 것(재질의 종류, 알루미늄의 두께에 따라 태웠을 때 에너지 발생량이 다름) ▲매립했을 때 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선정했다.

위의 사항은 각 나라의 규정이 다르더라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활용률이 80%에 달하지만 미국의 경우 재활용이 12% 수준이라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아울러 1인가족의 증가, 노령화, 개인의 여가시간 충족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패키징의 역할도 점차 편의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1인가족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개인의 여가시간 충족 등의 사회적 변화와 함께 패키징의 역할도 점차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령화로 인해 노인들이 손쉽게 포장을 풀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개인의 여가시간 증대를 위해 패키징이 식생활의 간편화 등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패키징 통해 운송과정 ‘손실률’ 줄여야

아울러 물류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손실률에 대해서 언급하며 제품손실률만 줄이더라도 기업 측에 상당한 이익이 돌아간다며 패키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모 대기업이 티비를 제조하는데 하청업체나 협력업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문제는 하청업체나 협력업체가 운송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부품 손실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부분만 방지하더라도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나아가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패키징의 기술과 연구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심 센터장은 부품 손실률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오너들이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률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하부조직에서 상부에 손실에 대한 보고를 정확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이 때문에 전체적인 손실을 투명하게 분석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5대 패키징 기술센터 도약 꿈꿔

특히 심진기 센터장은 세계 5대 패키징 기술센터 도약을 다짐했다. “세계 모든 산업의 화두는 친환경을 넘어 지속가능한 그린 비즈니스를 향하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으로 패키징 산업 또한 지속가능한 그린 비즈니스 시대의 핵심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산업분야로 패키징 산업을 꼽는 등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패키징기술센터는 패키징 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책개발, 설계기술 향상, 신소재 개발, 시제품 제작을 위한 기술지원, 패키징 산업의 인프라 구축 및 패키징 산업통계, 전시회 등을 통해 산업진흥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첨단 기술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식기반사업으로서의 패키징 산업 진보에 주력해 세계적인 패키징 강국의 비전을 세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센터를 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심진기 센터장은 진취적인 자세로 국내 패키징 산업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나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친환경 산업이 세계적인 주료 산업으로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아시아 패키징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패키징 인프라의 확장과 신소재, 신기술 개발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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