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해운항공 정유진 대표 |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에 중소물류기업이 선정됐다. 선진해운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선진해운항공은 지난 10월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제 2차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업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정부는 제1차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 업체로 범한판토스, CJ대한통운, 장금상선, (주)한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지스틱스 6곳을 선정한 바 있다.
1차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이 대형 물류업체와 2자 물류기업들의 무대였던 반면, 2차 육성대상기업에는 중소물류기업인 선진해운항공이 선정되면서 정부가 중소물류업계 지원에 나서며 실효성 있는 글로벌 물류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소물류기업으로 35년 이력 인정받아
선진해운항공은 규모는 작지만 강소물류기업으로 탄탄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선진해운항공은 국제물류주선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전인 1978년에 설립돼 안정적인 규모를 키워왔다. 1세대 포워더로 물류만을 고집해오며 국제물류, 창고·3PL운영, 트럭킹에서 국내기업은 물론, 공공기업, 일본계기업, 외국기업 등 다변화된 고객에게 최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류 컨설팅과 개인 창고분야에도 진출해 서비스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는 9개, 해외 3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국내 8곳, 해외 2곳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국내매출액은 257억원, 그룹 총매출액은 626억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창업 이래 연속 흑자경영을 일궜다. 수익은 모두 사내유보와 재투자해 2011년 부채비율 40%대에 진입하는 등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선진해운항공은 1979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서비스도 업계에서 최초로 시작해 당시 70%에 육박하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선진해운항공이 성장할 수 있었던 성장동력 중 하나인 3PL 사업분야는 1986년 미국 주한미군의 식품 물자수송을 시작으로 2000년 방위사업청과도 물류대행계약으로 대외군사판매(FMS) 군수물자 운송을 대행했다. 이후 2001년 편의점 물류서비스와 2012년 글로벌 의류기업(FILA)까지 물류전반에 대한 원스톱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선진해운항공의 정유진 대표는 “미국에 창고나 지사망을 확보하고 있어야 화주로부터 물류전반을 책임있게 맡을 수 있는데, 창업초기부터 뉴욕과 LA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해 해외시장 개발에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선진해운항공은 1997년 새로운 사업분야로 KOEX, KINTEX, VEXCO 등에 등록해 시작된 전시물류사업도 국내와 해외의 각종 전시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참여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여수엑스포와 상하이 엑스포 전시물류 수송도 맡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공하는데 선도적인 물류기업임을 현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단언컨대, 생존전략이 해외시장에 진출 ‘원동력’
선진해운항공은 물류기업으로 살아 남기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고, 이 같은 전략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전 세계에 분포된 해외 파트너와 오랜 기간 다져온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된 협력체계로 세계 어느 곳이든 직접 물류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정 대표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에 선정되기 위해 별도로 노력하고 준비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선진해운항공이 살아남기 위해 추진해왔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사업들이 비로소 인정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진해운항공은 지난해에는 정부의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 선정사업에 신청하지 않았다. 이미 규모가 큰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육성기업으로 키운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버거운 충족조건들을 극복하고 신청해 중소기업으로서는 최초로 글로벌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에 선정됐다.
지원자격에는 해외 2개 대륙 이상에 지사 2곳을 둬야 하고 해외매출이 높아야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언뜻 보면 간단한 조건이라 여러 중소업체들이 가능할 법도 하지만 해외지점의 매출이 높아야하는 점은 국제물류주선업체로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선진해운항공은 오래 전에 설립된 해외현지법인과 해외 파트너와의 네트워크 강점으로 높은 해외매출을 내고 있었다. 전 세계 74개국에 파트너 232곳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실제 거래가 발생하고있는 해외 파트너들이었다. 각 나라별로 파트너를 맺은 것이 아니라 벌크수송이면 벌크전문업체와 거래를 맺고 도시별로 강점을 보이는 파트너들과 연계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해외파트너만 수백 곳이 넘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생존전략이 독점적인 해외관계망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국내 시장은 워낙 경쟁이 심한 데다 대기업들이 물류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중소물류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다. 살기 위해 해외 진출에 공을 쏟은 셈이다.
정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를 바꿀 수도 없고, 가격경쟁만 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창립 초기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역점을 둔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육성대상기업 선정, 중소기업 목소리 내고파
정부는 제 2차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게 해외투자 자금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융자지원(대출금리 0.5%p 인하)과 물류전문인력 양성지원(물류인력 해외인턴 파견비용 지원) 등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피부로 크게 와 닿지 않는 지원혜택일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물류기업 사이에 중소기업을 껴주는 식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정 대표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기업 선정은 물론 실질적인 혜택도 있지만 이를 통해 정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시장경쟁에서 환경 탓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말이다.
선진해운항공은 내년이면 36주년을 맞는다. 선진해운항공이 오랜 기간 동안 탄탄하게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기반에 대해 정 대표는 “해외파트너의 강한 네트워크 형성과 더불어 30명 이상의 많은 영업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각 분야별로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업무직원 다수가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회사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어떤 업체들은 일부 경영진 몇 명이서 실적의 대부분을 만들어낸다고 하지만 선진해운항공은 그렇지 않다”며 “(매출액의) 50~60%를 영업직원들이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진해운항공은 영업직원들을 교육 및 현장실습 차원에서 해외지사 또는 해외파트너의 사무실에 파견해 파트너와의 공동영업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차원에서 해외파트너에 영업사원을 맡기면 해외파트너가 숙식부터 시작해 현장실습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 단순한 거래관계가 있는 파트너가 아닌 높은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파트너들이기에 직원 파견이 가능했다.
선진해운항공은 새로운 비전 글로벌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그룹 전체 총매출액 1600억 달성을 목표로 잡고, 국제물류사업매출 610억원(해외매출 26%)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거점, 영업, 상품 등 3대 글로벌 사업전략 구조를 설정하고 세부전략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선진해운항공은 가족의 행복, 고객에의 기여, 사업의 성장, 사회적 책임 이라는 4가지 미션을 기반으로 세계최고 품질의 통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100년 기업 SUNJIN > 의 ‘SUNJIN VISION 2020’도 선포했다.
강소물류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는 않았던 선진해운항공은 향후 적극적인 기업 마케팅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입사원들에게 선진해운항공의 긍지를 심어주기 위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간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물류기업을 지향하는 100년 기업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지금까지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