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31 13:45

여울목/ 중견 전문물류기업 세계 진출 지원 환영한다

●●●정부가 1년 만에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을 선정했다. 국제물류전문기업인 선진해운항공과 한솔그룹 계열 물류기업인 한솔CSN이 그 주인공이다. 정부는 두 기업이 글로벌 물류기업 선정요건을 모두 충족한 데다 기업별 사업영역과 역량 등의 측면에서 특성화된 사업전략을 갖췄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솔CSN은 향후 중국내 의류물류를 확대하고, 중국-동아시아-인도를 연계한 사업기반을 확충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정부의 호응을 끌어냈다. 선진해운항공은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최초의 중소기업이자 포워딩전문 기업이다. 군수물류 및 특수화물 물류분야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해외파트너와의 공동영업을 통해 현지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선정된 범한판토스 CJ대한통운 장금상선 한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지스틱스 등과 함께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을 위한 총 8곳의 첨병대가 갖춰졌다.

정부의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전략은 한국 물류기업의 세계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물류기업이 세계 3자물류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기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정책목표를 토대로 지난해 대상기업 6곳을 선정했으며 올해에도 2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육성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엔 해외투자 자금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융자지원과 물류전문인력 양성지원 등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올해 선정에서 선진해운항공이 명단에 낀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굵직굵직한 물류정책들이 2자물류기업의 3자물류시장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종합물류기업인증제가 대표적이다. 인증 기준 중 3자물류 비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하지 않아 다수의 2자물류기업들이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되는 폐단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현대글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량파워를 배경으로 급속히 성장한 대표적인 2자물류기업이다. 토종 3자물류기업을 고사시키고 국내 물류시장 질서를 왜곡시켰다는 비판이 줄곧 현대글로비스를 겨냥했다. 많은 전문물류기업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현대글로비스는 종합물류기업에 이어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대상에도 포함됐다. 정부가 과연 전문물류기업 육성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물류시장에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견실한 전문물류기업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독버섯이다. 안효대 의원에 따르면 STS로지스틱스 삼성전자로지텍 롯데로지스틱스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 두산이 매출의 90% 이상을, 현대글로비스와 범한판토스가 70%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거뒀다.

많은 물류인들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모기업 물량을 기반으로 안락하게 성장한 2자물류기업들이 세계 물류시장에서 과연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거친 싸움을 벌여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를 표시한다. 2자물류기업들이 모기업의 일감은 고수한 채 경쟁사들의 일감을 가로채 3자물류 비중을 늘리는 이른바 ‘무늬만 3자물류기업’으로 변신하는 행태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매년 정기적으로 글로벌 육성대상기업 선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단순한 외형의 경쟁력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네트워크를 늘리고 현지 고객을 확보하는 등 실질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물류기업들에게 지원의 손길이 미칠 수 있도록 물류당국자들의 고민과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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