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7 21:57

한국해대 남청도 교수, 국내최초 북극항로 시범운항 ‘동행’

북극항로 제반 현황 조사

한국해양대학교 남청도 교수(기관공학부)는 최근 해양수산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2013 북극해항로 시범운항’ 프로젝트에 전문가로 참여하며 정보 수집 및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선사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것으로 스웨덴 스테나 마린사의 6만5000t급 내빙제품유운반선 <스테나폴라리스>호를 용선해 지난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출항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여천NCC(주)가 수입하는 나프타 3만3838t을 내빙선에 선적한 후 북동항로(NSR)를 경유하여 다음 달 중순 국내 광양항까지 운송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남 교수는 스웨덴의 인류학자 닐스 노르덴셸드가 1878년과 1879년에 걸쳐 베가호를 타고 북동항로를 개척한 이후 우리나라 해기사로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통과하게 됐다.

기관장 출신인 남 교수는 국내 최고의 선박 및 해양 전문가이다. 한국해양대에서 30년째 재직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까지 한국해양대 북극해 항로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이 분야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호에 동승하여 약 한 달간의 북극해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학내에서는 ‘북극해 항로’라는 교양강좌를 개설하는 등 이른바 ‘북극통’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나 폴라리스호는 지난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1차 연료유 수급을 받은 후 출항, 20일 덴마크 스카우(Skaw)항에서 다시 저유황유 300t을 2차 급유한 후 같은 날 3시에 출항했다. 2차 급유를 하는 목적은 북해(North Sea)의 특별해역(SECA)에서는 대기오염을 우려하여 고유황유의 연료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바르도(Vardo) 외항에 이르면 아이스 어드바이저(Ice-adviser)를 탑승시킨 다음 북동항로를 거쳐 베링해협(Bering Strait)에서 아이스 어드바이저를 하선시킨 뒤 태평양으로의 항해를 계속해 다음 달 17일께 목적지인 우리나라 광양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선 글로비스의 <스테나폴라리스>호.

이번 시범운항 기간 동안 남 교수는 북동항로 운항을 위한 신청절차 및 방법을 확인하고 ▲유빙상태에 따른 항로의 선택 ▲항로를 둘러싼 기상조건 ▲쇄빙선과의 교신방법 ▲해도 및 항해계기 상태와 통신기기의 작동상태 ▲항로에 따른 수심 기타 필요한 항로여건의 제반 사항 등에 대해 조사를 수행한다. 조사결과 자료는 다음 달 23일부터 개최되는 한국항해항만학회의 ‘2013년도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해기지에도 기고하여 우리나라 선박이 북동항로를 통과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2007년 북동ㆍ북서의 양 북극해 항로가 동시에 열린 후 서방측 상선으로는 독일 벨루가(Beluga)선사의 두 화물선이 2009년 처음으로 운항에 나섰다. 해양실크로드라고 할 수 있는 북극항로(NSR)는 러시아와 북구의 몇몇 나라 외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많은 국가가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어 앞으로 선점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 교수는 “우리나라의 북극해항로에 대한 연구가 다른 주변국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산·학·연이 합심해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노력한다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리적인 이점을 지닌 우리나라가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북동항로의 활성화에 대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파악하여 관련국들과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하며 산하 연구기관에서도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요청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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