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0 16:55

두만강 유역, 기회의 땅 될까

중국, GTI 주도적 역할 할 것…대응책 마련 시급


두만강 유역과 동북아 지역 개발 동향과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두만강 유역(GTI) 및 동북아 지역 개발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Great Tumen Initiative)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 몽골 4개국이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동북아 지역에 구축한 정부간 협력체계이다. GIT지역은 ▲중국의 길림성, 내몽골, 요녕성, 흑룡강성, ▲몽골의 동부지역, ▲한국의 동해안지역, ▲러시아의 연해주가 접경해 있다.

기획재정부 김도현 남북경제과장은 개회사에서 GTI에 참여한 중국과 러시아를 비유해 “사랑하지 않는 두 남녀가 동거를 하다 보니 애가 생겼다. 어쩔 수 없이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참여하는 GTI이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동북아 시장이 하나의 시장으로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GTI의 본래 목적은 ‘북한개발’이었으나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중ㆍ러 개발로 전환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 기업에 좋은 기회이며, 우리는 실용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지연 전문연구원이 ‘GTI 및 동북아 지역 개발 동향과 전망’을 ▲범한물류 백성호 회장이 ‘동북아 접경지역 물류 인프라 구축현황과 나선특구 개발전망’을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실장이 ‘동북아 역내국가 교통물류개발전략과 과제’를 발표했다.

GTI참여, 국내기업에 약(藥)될까

김지연 전문연구원은 GTI의 종합적인 추진과정부터 향후 전망 및 대응 방안까지 GTI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지난 1990년 초기준비단계와 TRADP단계는 정부차원의 관심은 있었지만 성숙되지 못해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3단계 GTI단계에 접어들어 각국의 정부차원에서 자금 및 운영계획이 논의되고 있어, 이전과 비교해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GTI는 동북아 역내 국가 간 협력을 통한 경제적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자본과 첨단기술이 있지만, 에너지, 공업원료, 노동력 부족 등의 한계가 있다”며, “각국이 협력해 강점을 살리고 한계를 서로 상호보완하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북아 물류기업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범한물류 백성호 회장 역시 우리나라는 북한의 나ㆍ선 경제특구 개발, 중국의 장춘ㆍ길림ㆍ도문 개발, 러시아의 연해주 개발 등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 도약할 토대를 굳건히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북한이 전략적으로 역점을 두어 개발하고 있는 나진ㆍ선봉의 경제특구와 항만개발에 적극 참여ㆍ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동해안 지역의 북ㆍ중ㆍ러 접경지역을 통해 대중국, 대러시아의 경제교류를 증진하고, 나아가 동북아 지역에서의 교두보 확보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한 새로운 성장 동력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나ㆍ선 경제특구의 개발과 항만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백성호 회장은 “나진항을 통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운송체계가 정비되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유럽항 화물을 부산항으로 유치할 수 있고, 또 동북 3성의 지역에서 동남아ㆍ일본ㆍ미주 지역 등으로 향하는 새로운 물동량을 나진항을 거쳐 부산항으로 유치함으로써, 우리나라 환동해권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ㆍ선 항만이 환동해권 지역의 물류 거점항만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제1,2,3호 부두 외에 제4,5,6호 부두와 컨테이너 하치장의 신규 건설이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장춘ㆍ길림ㆍ도문 개발 등을 통한 신규 물동량의 원활한 운송, 화물의 일관된 관리ㆍ보관ㆍ통관 등의 기능을 담당 할 내륙물류기지 건설 역시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ㆍ선 지역의 물류거점항만을 선점하는 것은, 향후 동북아 또는 환동해권 지역의 정치적ㆍ경제적ㆍ군사적ㆍ외교적ㆍ안보적인 국익의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먼저 남ㆍ북한 간의 ‘상업적 해상통항권 확보’와 이를 통한 ‘환동해권 경제의 주도권’을 확고히 다져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대해진 중국, 대응책 있나

하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의 동북3성 진흥전략에 대응해 GTI에 참여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춰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은 과거에 비해 급속한 성장을 일궈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GTI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려고 하고 있다.

김지연 전문연구원은 “중국의 자금과 인프라, 러시아의 항만과 자원, 북한의 항만과 자원으로 3국이 협력적인 관계에 있다”며, “우리나라가 GTI에 주도적인 입장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기술, 인프라시설 확충, 항만확보와 관련된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북한은 항만이용과 인프라 건설을 중심으로 협력해 우리나라는 이에 대응해 항구를 중심으로 그에 필요한 도로와 철도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에너지 자원개발이 주요 협력분야로 포함돼 우리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에 동참하면서, 동시베리아 가스 전개발지분의 일부 및 에너지자원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실장 역시 중국 주도의 동북아 교통물류체계 구축 프레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교통망 연계 이후, 중국과의 교통연계에 대비해야 하고, 대두만강 개발사업 등 국제협력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대륙연계에 기반한 한반도 통합물류망 추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북중 접경지역 인프라 동향에 기반한 한반도 통합물류망 구축 추진과 북한 북부지역과 중국 동북지역과의 경제, 정치, 산업, 운송로 등 분야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한반도 통합물류망 구축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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