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의 컨테이너전용항만으로서 우리나라 최대의 무역항인 부산항은 매년 5만여 척의 크고 작은 선박들이 입출항해 일년 내내 그 특유의 분주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부산항의 관문인 영도는 각종 선박 수리 및 지원 시설들로 가득 차 있는 곳으로서 최근 문을 연 ‘국제선용품유통센터’의 개장을 통해 부산항을 방문한 선박들에게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4월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 영도구 남항동 2만6천㎡(7880평)의 부지에 2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층짜리 사무동 건물과 공동창고가 들어설 국제선용품유통센터 착공에 들어가 1년 6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해 9월 완공했다.
국제선용품유통센터(이사장 김영득)는 선박에 사용되는 각종 식품과 기관 부속품, 연료 및 윤활유를 공급하는 선용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서 말 그대로 선박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공급하는 전진기지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세계적인 항만인 부산항은 이와 같은 선용품유통센터의 건립으로 그 동안 단순한 선박출입항으로 발생하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선용품 공급을 통해 상당한 부가가치가 발생해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물류허브항만으로 탈바꿈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또 부산 및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영세 선용품회사를 한 곳에 입점시켜 공동물류시스템을 통해 유통구조의 개선과 클러스트화로 물류비의 절감을 유도 할 수 있다. 이런 좋은 의도로 시작된 국제선용품유통센터는 지난 해 말 입주를 앞두고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즉 선용품공급회사의 클러스트화를 통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센터내 입주 업체의 적극적인 입주가 필수였다.
하지만 m²당 3702~5010원에 달하는 높은 임대료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유보했고, BPA와 김영득 이사장 간의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m²당 임대료를 25% 낮춘 2958~3958원으로 재 책정해 기업 입주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많은 기업의 센터 참여를 위해 사용료 50%, 관리비 30%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늦어도 오는 8월 말까지는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을 마련하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유통센터는 완공과 더불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이스턴마린㈜, 동광무역상사, 선민국제물류㈜를 비롯한 30개의 기업에 15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앞으로 올해 말까지 30개의 기업이 추가 입주해 전체 60개 기업, 400여 명의 인원이 상주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선용품공급 기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국제선용품유통센터는 전체 1만4216m²(4308평) 규모의 선용품 보관창고를 구비하고 있으며 특히 선용품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선식품류의 보관을 위해 업체별 특성에 맞게 냉동 및 냉장창고를 갖추었다.
또 입주 업체의 취급품목에 따라 중량물창고, 공동창고, 개별창고로 구성돼 있으며 물품의 운송에 편리한 하역데크 설비를 갖추고 있어 각 업체별 창고로 신속한 입출고가 가능하다.
BPA는 이러한 입주기업들의 활성화를 위해 임대료 인하와 공동물류 전담 도매법인을 설립해 물건의 구매와 배송,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해 물류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해외 마케팅활동을 강화해 센터를 부산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통센터는 FTZ(자유무역지역)로 지정돼 있어 앞으로 여러 혜택이 따를게 된다면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즉 선용품 입주 업체에 대한 통관절차 간소화, 관세환급절차 및 행정절차 간소화 같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BPA와 면밀히 협의 중이다.
김영득 이사장은 “현재 국내에만 머물러 있는 선용품기업들의 세계화를 위해 운영법인(도매법인)에 참가할 업체를 센터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해 공동 구매, 전시, 판매 등 공동물류체제를 구축하여 외국 주요 국가에 선용품 수출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에 대해 현재 정부 및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곧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영득 이사장은 “국내 선용품 수출의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얼마 전 세계물류의 중심지인 싱가포르로 시찰을 다녀왔다. 이곳은 세계 무역의 중심지인 만큼 수많은 선박의 왕래와 화물의 운송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선용품 시장이 매우 발달해 있는 곳이다. 싱가포르에서 발견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곳의 선용품이 생각보다 싸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 선용품유통센터의 공동물류체제가 구축이 완료되면 운송비를 차지하더라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입주업체 중심으로 운영법인을 설립해 선용품공급의 세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기운영자금 지원 및 세제혜택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니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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