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8 16:00

기획/ 한중카페리 시장악화에 ‘지분 매각설’ 솔솔

상반기 여객 화물 동반 감소…톈진·르자오 항로 운항중단 장기화

●●●한중 국제여객선(카페리) 항로의 지난 상반기는 ‘내우외환’으로 요약된다. 양국 파트너간 분쟁이 불씨가 돼 항로 중단이 잇달아 발생했으며 수송실적은 지난해의 약세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한중 카페리항로의 상반기 수송실적을 들여다보면 현재 선사들이 처한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선사들은 여객 부문에서 두 자릿수의 실적 감소로 신음하고 있다. 화물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보합 수준이다. 한중카페리협회(KCCA)에 따르면 1~6월 상반기 수송실적은 여객 66만9000명, 화물 21만2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견줘 여객은 80만6000명에서 무려 17%나 감소했으며, 화물은 21만4000TEU에서 0.9% 줄어들었다.

실적 감소는 소무역상 규제 강화와 일부 항로의 운항 중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운항을 멈춘 한중 카페리항로는 진천국제객화항운(진천훼리)이 취항해왔던 인천-톈진항로와 일조국제훼리가 운항사인 평택-르자오 항로 2곳이다. 인천-톈진항로는 상반기 동안 여객은 1만명이 채 안됐으며, 화물은 5000TEU 정도에 머물렀다. 지난해에 비해 각각 81.7% 66% 감소한 실적이다. 평택-르자오 노선도 여객은 1만8000명, 화물은 4800TEU에 그쳤다. 65.7% 56.9%의 감소율이다.

소무역상 규제여파 ‘여객 17% 급감’
인천-톈진항로를 취항해왔던 2만6000t(총톤수)급 <톈런>호는 지난 3월31일 중국 톈진항의 여객선 터미널에서 기관을 멈췄다. 수익 분배를 놓고 첨예화된 한중 파트너간 갈등이 운항 중단으로 이어졌다. 중국 파트너인 톈진시국제경제기술합작그룹공사측은 올해 들어 한국 파트너인 진천훼리측에 현지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전혀 배분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발생한 비용내역에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였다.

인천-톈진노선은 지난 1991년 12월 위동항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된 항로다. 오랜 역사와 함께 수익성 있는 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중국측 파트너가 국내에서 발생한 선박검사나 연료유 도입 등의 비용 결제를 거부하면서 한국 파트너인 진천훼리는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른바 흑자 도산 상황에 빠진 셈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자 한국측 투자사인 대아그룹측은 보유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천훼리는 대아그룹과 중국의 톈진국제경제기술합작그룹공사가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진천훼리측 관계자는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 항로 폐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여러 방법을 검토하면서 항로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르자오항로는 한국측 투자사인 동방이 취항선박인 <르자오둥팡>호를 압류하면서 취항 2년 만에 장기 휴항에 들어갔다. 주주사가 선박을 잡아 항로가 멈춘 건 한중항로 20여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동방은 평택-르자오항로를 투자하면서 하역료 수익을 꾀했으나 적자 운항으로 하역료 체불이 계속되자 극단적인 방법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파트너인 르자오항무국과 동방 간의 갈등도 항로 중단의 한 원인이 됐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운항사인 르자오해통반륜유한공사(한국대리점 일조국제훼리)의 지분율은 르자오항무국 75% 동방 25%다.

운항사측은 해양수산부에 6개월 휴항을 신청했다. 11월까지 운항이 중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항로는 지난 2월 중순 선박 엔진의 크랭크샤프트(크랭크축) 이상으로 2달간 운항을 쉬었다가 4월 초 재취항한 뒤 한 달여 만에 다시 장기 휴항에 들어갔다. 올 한 해 장사를 접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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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 위동항운 반사이익 ‘쏠쏠’
물론 두 항로의 중단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인천-톈진 항로의 운항 중단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곳은 장금상선으로 알려졌다. 장금상선은 현재 평택과 톈진(신강)을 잇는 주 2항차의 자사선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평택-르자오 항로 휴항은 인근 인천-칭다오항로에 호재가 되고 있다. 위동항운이 운항 중인 인천-칭다오 항로는 올해 상반기에 화물 부문에서 25%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앞세워 1위를 차지했다.

시장 침체로 지분 매각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두우해운은 인천-스다오항로를 취항 중인 화동해운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두우해운은 하역회사를 상대로 지분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우해운은 화동해운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스다오 노선은 올해 상반기에 여객은 21%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화물 부문에선 14.4%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평택-웨이하이항로도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운항사인 교동훼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웨이하이항무국은 모 선사에 지분 매각을 제안했다. 제안을 받은 선사 측은 현재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동훼리의 큰 부채는 걸림돌이다.

일련의 운항 중단 사태로 항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취항선사들은 항로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개선이 필요한 가장 대표적인 규제가 선령 제한과 1사1항로다. 20년 선령제한이 선사들의 선박확보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1사1항로 제도는 항로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선령 제한으로 대체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정기 검사나 수리를 위해 취항선박이 조선소 선거(독)로 들어갈 경우 한달 여간 운항을 중단하는 일이 보편화되고 있다. 카페리선사들은 9월 초 중국 하이난도에서 열리는 한중해운회담 의제에 이들 이슈를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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