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4 16:00

기획/ 항만시장, 2만TEU ‘컨’선 시대 준비하고 있나

초대형선 출현 대비 항만 인프라 확보 시급
부산항 ‘토도’ 제거 문제 재부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의 닻이 오르며 해운업계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뜨겁다. 해운불황과 더불어 ‘규모의 경제’를 위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그 중에서도 연비가 좋은 배를 원하는 발주사들도 많아졌다.

‘에코 선박’이라는 불리는 대형 컨테이너선은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연료비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친환경, 고연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쏟아져 나오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해 항만업계나 해운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만TEU급 초대형 ‘컨’선 시대 ‘초읽기’

지난달 14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로부터 2011년 수주한 1만8270TEU 컨테이너선 20척 중 첫 건조 선박의 명명식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가졌다. < 머스크 맥키니 몰러 >로 명명된 이 배는 길이 399m, 폭 59m 규모로 축구장 4개를 합한 것과 맞먹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으로 20피트 컨테이너 1만8270개를 한 번에 적재해 실어 나를 수 있다.

< 머스크 맥키니 몰러 >호는 선주사의 요청대로 규모의 경제(Eco nomy of scale), 에너지 효율성(Energy efficiency), 친환경성(Environmentally improved)을 모두 만족시킨 ‘트리플-E’ 선박으로 평가받는다.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는 날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하는 항만물동량에 따라 단위당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선사들의 지속적인 선박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다. `’15년에는 1만6천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6척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머스크 고위 관계자는 “9천TEU 2척을 운용하는 것보다 1만8천TEU 한 척을 띄우는 게 비용절감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고 밝히며 “큰 배를 감속운항(슬로스티밍)으로 이동하면 연료가 덜 소비돼 선박이 대형화로 가는 것이 요즘 같은 불황에 살 길”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선의 선형이 V자에서 U자로 건조되는 추세로 옆면에 화물을 더 실을 수 있어 선박의 실제적인 길이, 높이는 1만5천TEU와 큰 차이는 없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 ‘빅3’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최근 대형선박이 V자에서 U자로의 폭을 넓힌 선형 변경은 컨테이너 적재량을 극대화 시키고, 파도 저항을 최소화해 해상에서 속도를 더욱 낼 수 있다”며 “선박의 길이도 1만5천TEU와 길이는 5~10m정도의 차이밖에 없어 항만에 입항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990년 평균 컨테이너 선형은 2천TEU 이하에 불과했지만 오는 2015년에는 1만2천TEU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심 및 C/C 열수 등을 감안할 때 대형선 접안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5위 항만 부산항에 접안한 10만t급 이상 선박은 2009년 기준 두 자릿수인 80척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엔 114척 2011년엔 225척으로 각각 전년에 비해 43% 97%의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432척으로 100%에 가까운 수치로 더욱 확대됐다. 올해 5월까지 10만t급 이상 접안 선박은 240척으로 집계돼 전년 수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5만t급 이상의 선박은 1993년 352척, 2002년 1169척, 2006년엔 2049척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661척으로 전년에 비해 척수가 늘었다. 지난해 부산항에 입항한 선박(5천t이하~5만t이상)은 총 2만8336척으로 컨테이너선의 비중은 51.4%였다. 이 가운데 10만t이상의 선박은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5만t 이하의 선박은 큰 오름세 없이 줄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5만t 이상 입항한 선박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뿐 만이 아니다. 벌크선사도 수송능력과 연료효율을 앞세운 울트라막스로 해운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울트라막스는 기존 5만7천t급 수프라막스선박보다 수송능력은 8% 높이면서 연료소모량은 17~20%가량 낮춘 신개념 녹색선박이다.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어 벌크선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대형 에코 선박은 연료비를 줄여 운임을 낮추고 화물도 가득 실을 수 있게 한다”며 “초대형 친컨테이너선 발주가 계속 늘어나고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항, “초대형선 입항 문제없다”

정기선 ‘빅3’로 불리는 머스크라인, CMA CGM, MSC는 북미 서안이나 초대형 선박을 수용할 수 없는 항만은 피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오클랜드, 멕시코의 라자로 카데나스 같은 항만으로의 운항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정항로 용선(Slot Charter) 등의 방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컨테이너 선박을 키울 수만은 없는 게, 선박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항만 인프라가 얼마나 확산돼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오는 15일 머스크 소속의 ‘트리플-E’가 부산항에 처음 입항한다. 뒤를 이어 29일엔 초대형 ‘컨’선 <에바 머스크>호도 부산신항만터미널(PNC)을 찾는다. 10만t이상의 대형선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최소 16m 이상의 수심이 필요하다. 부산 신항은 항만 규모와 인프라, 시설 면에서 세계의 어느 항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위에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선석도 많을 뿐만 아니라 수심도 깊어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이 입출항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이는 부산항이 초대형 선박 기항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선박의 대형화에 따른 항만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지만 부산 신항은 예전부터 불거져 나온 토도 문제가 남아있다. 토도 제거는 부산 신항 건설 추진과정에서 꾸준히 불거져 나왔던 사안이다. 토도 제거를 하지 않으면 부산 신항의 입출항 선박이 대형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토도 제거 비용은 적게는 6~7천억원, 많게는 무려 1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공사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주요 항만들은 허브항(Hub Port)이 되기 위해 컨테이너터미널 규모를 확대해 초대형선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수심을 갖추게 됐다. 갠트리 크레인의 성능도 고속화되고 리치도 24열 작업이 가능한 장비개발이 이뤄졌다.

싱가포르 파시르판장 터미널은 13개의 선석으로 길이와 수심은 각각 7900m 16m이며 상하이 양산항도 5600m 16m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로테르담 APM터미널, 앤트워프 AGDD터미널도 16~17m의 수심을 확보하고 있어 대형 컨테이너선이 입항하는데 구조적인 문제점은 없다. 이밖에 미국의 LA, 뉴욕, 롱비치, 독일 함부르크, 브레멘, 대만의 가오슝, 프랑스 르아부르 항만도 대형선 유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양산항은 최근 항만 개발로 16m 수심이 확보됐다. 또한 중국의 닝보-저우산, 선전, 칭다오, 톈진, 다롄, 광저우항도 대형선을 유치하기 위해 항만인프라를 앞다퉈 개발 중이다. 특히 중국은 양쯔강 내에 있는 항만을 육성, 동부 연안 항만의 투자를 줄이고 서부 재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선박의 초대형화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일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바닥으로 떨어진 물동량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선박 크기만 키우면 자칫 물량을 채우지 못한 빈 배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메이저들이 초대형 선박 발주에 주력하면 시장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성 문제를 고려해봐야 한다. 배 규모는 늘렸는데 물량이 채워지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선박이 너무 크면 이용할 수 있는 동-서 횡단 항로의 수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운하다. 수에즈 운하의 경우 1만2천TEU에서 1만3천TEU까지, 말라카 해협은 1만5천TEU, 파나마 운하는 확장되더라도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밖에 운항할 수 없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운항에 따른 경제적인 여건을 논외로 한다 해도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컨테이너 선형은 1만5천TEU가 한계가 될 수밖에 없다.

즉 운하를 이용할 수 없다면 대륙을 빙글 돌아갈 수밖에 없어 오히려 운송비용이 더 들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이 1만8천TEU급 컨테이너 선박의 폭을 되도록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점도 이런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함이다.

태평양과 대서양,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지점에 있는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약 5% 비중을 차지하는 전략적 운하 중 하나이지만, 최근 컨테이너 선박 규모가 커지고 물동량 증가로 자체적인 물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선이 입항하기 위한 항만의 필요충분조건을 몇 가지로 꼽았다. 그는 1만8천TEU급의 선박길이는 대개 400m이므로 16m의 수심과 접안 시 선박 길이 외에 로프 연결 공간 등으로 선석길이를 최대 40~50m 가량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선박의 폭이 1만TEU급의 경우 컨테이너를 선박 상부구조물인 데크에 최대 18열, 1만2천TEU급은 20열 이상까지 적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하역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22열급 이상 컨테이너 크레인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 신항은 현재 상부구조물인 데크가 26열이 확보되어있다. 선폭이 더 넓은 배가 들어오려면 26~28열의 조건이 갖춰져야 대형선박이 입항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된다.

이어 그가 밝힌 충분조건은 항만의 인센티브 제공, 항만의 자동화로 인한 생산성 기능, 인력구조, 운영시스템의 노하우, 양질의 서비스 여부 등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엔 1만8천급의 대형선이 나오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말이 나왔지만 앞으로 2만TEU를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출현도 먼 얘기가 아니다. 선사 관계자는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에너지 효율, 환경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선사의 대외 이미지도 키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선박의 선가는 대형화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많이 실을 수 있어 기술조건만 받쳐준다면 선사입장에서는 대형화로 가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산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관계자는 “대형선이 기항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허브항이 될 수 있다”며 “제아무리 명성이 높은 항만이라도 대형선이 입항하지 못하면 지역 거점항만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 항만 간 양극화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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